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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무등산에서 내려다 본 화순쪽 풍경
▲ 풍경 무등산에서 내려다 본 화순쪽 풍경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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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순환도로에서 벗어나 무등산 가는 길로 들어섰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 무등산 시설지구로 향했다. 날씨가 좋아 많은 사람이 북적거릴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적하다.

규봉암이 보고 싶어 광주(光州) 무등산(無等山)을 찾았다. 산에 가자면 질색을 하는 조카 세림이도 함께 했다. 규봉암 6.5㎞를 알리는 이정표가 쉽지 않은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겨울을 벗어 버린 따뜻한 날씨는 땅을 뚫고 올라오는 봄기운과 어울려 마음을 들뜨게 한다.

숲길, 눈길, 진흙탕 길을 걸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밟아 올랐는지 흙 위로 드러난 나무뿌리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안타까움 보다는 산에 올라가야한다는 욕심이 나도 밟고 올라가게 한다.

꼬막재에서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재주를 부리며 올라와야 했다. 세림이와 재형이는 지친듯 자리를 잡고 앉는다.
▲ 꼬막재에서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재주를 부리며 올라와야 했다. 세림이와 재형이는 지친듯 자리를 잡고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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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길 하얗게 빛나는 눈이 자꾸만 걸음을 더디게 한다.
▲ 하얀 눈길 하얗게 빛나는 눈이 자꾸만 걸음을 더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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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녹지 않은 눈길에 몇 번을 미끄러지면서 꼬막재(640m)에 올라섰다. 표지석이 없었더라면 재라고 느끼지 못하면서 걸어갔을 길이다. 이후로 이어진 길은 평평한 듯 오르는 듯 편안한 산길이다. 북사면으로 눈이 녹지 않아 아직까지 하얀 세상임을 자랑하고 있다.

눈에도 누워보고 눈장난도 하면서 쉬엄쉬엄 올라간다.

눈 쌓인 숲길을 벗어나니 시야가 확 터진다. 따스한 햇살에 눈이 녹아 질퍽질퍽한 진흙탕 길이다. 재형이가 무척 힘들어한다. 잠시 쉬었다 가잔다. 쉬는 동안 신발을 벗어보니 양말이 다 젖었다. 눈이 녹은 질퍽한 길을 걸어오면서 신발에 물이 들어갔는가 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먼데···.

별수 없이 잠시 쉴 겸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었다. 먹는 동안 신발이며 양말을 바위와 나무에 올려 말렸다. 애들은 컵라면, 우리는 도시락.

갑자기 스피커를 타고 오후 1시를 알리는 예불소리가 들려온다. 아! 바로 위가 규봉암. 조금만 더 갔으면 됐는데···

돌기둥 병풍아래 터를 잡은 규봉암

규봉암(圭峰庵)은 등산로에서는 보이지 않고 이정표에서 20m 더 올라가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돌계단 위로 무등산규봉암이라는 현판을 단 종루가 서있다. 왼쪽으로 위태롭게 바위를 안은 돌기둥과 마주친다. 삼존석(三尊石)이라고도 불리는 규봉이다.

규봉 삼존석이라고도 하며, 위태롭게 바위를 안고 있다.
▲ 규봉 삼존석이라고도 하며, 위태롭게 바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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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암 뒤로 기암을 둘러치고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 규봉암 뒤로 기암을 둘러치고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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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암은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터(950m)에 알을 품듯 암자를 세웠다. 관음전, 삼성각, 그리고 요사체.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풍경이다. 담장 없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화순 들녘이 마음을 확 터져 버리게 한다.

규봉의 곳곳의 우뚝 솟은 바위에는 화순(和順)과 동복(同福) 수령들의 이름을 돌에 새겨놓았다. 오래도록 이름을 남기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가 보다. 당시의 명승지를 찾아다니는 레저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데 앞서 간 너머에서 어서오라고 부른다.

전설이 서려있는 지공너덜과 문바위

돌기둥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석불사로 향했다. 가는 길은 산 위에서부터 커다란 바위들이 무너져 내린 너덜지대다. 지공너덜이다. 지공너덜은 옛날 인도 승려 지공대사(指空大師)가 이곳에 와서 석실(石室)을 만들고 좌선수도(坐禪修道)를 하였다고 해서 지공너널이라 했다고 한다.

지공너덜 나무아래로 보조석굴이 자리하고 있다.
▲ 지공너덜 나무아래로 보조석굴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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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 지공너덜 위로 파란하늘을 갈라놓은 듯 문처럼 버티고 서있다.
▲ 문바위 지공너덜 위로 파란하늘을 갈라놓은 듯 문처럼 버티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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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너덜 옆에는 작은 돌담 안에 석실이 있다.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창건하기 전에 좌선한 보조석굴(普照石窟)이다. 들어가 앉아 있자면 머리가 닿을 것 같다.

지공너덜 위에는 김덕령(金德齡)장군과 애마(愛馬)에 얽힌 전설이 서려있는 문(門)바위가 파란 하늘을 막아서고 있다. 그 문을 열어보고 싶은데 지금은 기회를 주지 않은 것 같다.

비스듬히 기댄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너덜을 따라 가니 비스듬히 돌담에 문을 기대고 있는 석불암(石佛庵)이 보인다. 문 앞에 샘이 있어 한모금하니 시원하고 달다. 마애불이 있다고 해서 구경 차 들어섰다.

석불암 비스듬히 기운 문과 비닐문으로 바람을 피한 마애불 법당
▲ 석불암 비스듬히 기운 문과 비닐문으로 바람을 피한 마애불 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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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는 인공적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돌담 안에 빨간 양철 지붕을 얹은 집 한 채가 전부다. 마애불 법당은 집과 마애불 사이에 작은 비닐로 문을 달았다. 간간히 찾는 기도객들에게 작은 배려를 해준 것 같다.

난데없는 불청객에 졸음에 겨운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감춘다. 돌담너머로의 적막하기만한 산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스님께서 잣을 가득 띄운 차를 직접 들고 나오신다.

솔차 잣을 한가득 넣어서 넉넉한 마음만큼 한가득 들고 나온 솔차
▲ 솔차 잣을 한가득 넣어서 넉넉한 마음만큼 한가득 들고 나온 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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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서 올라오는 길에 눈이 다 녹았지요?"
"솔차 한잔 드세요."

한 모금 하던 아내는
"혹시 술이?"

"무등산 소나무는 솔향이 아주 진해요."
"설탕만 넣고 만들었는데도 진하게 우러나네요."

재형이와 윤성이, 그리고 세림이까지 모두 한 모금씩 했다. 그리고는 스님께서는 덕담까지 해주신다.

햇살이 부서지는 조용한 산. 감미로운 솔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온다.

석불암 스님과 함께 스님께서는 솔차가 몸에 좋다고 애들도 한잔씩 마시기를 권한다. 오랜 시간동안 지루한 산행에 솔차 한잔씩 마셨더니 마음까지 따뜻해 진다.
▲ 석불암 스님과 함께 스님께서는 솔차가 몸에 좋다고 애들도 한잔씩 마시기를 권한다. 오랜 시간동안 지루한 산행에 솔차 한잔씩 마셨더니 마음까지 따뜻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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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3월 1일 무등산시설지구에서 꼬막재, 규봉암, 석불암, 장불재, 늦재, 시설지구로 무등산을 한바퀴(14.7km)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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