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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밤, 드디어 촛불 집회에 처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세종로 이순신 장군 앞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뜻으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각양각층의 다양한 연령, 직업, 지역 사람들이 모이니 마치 작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이 지은 '미국산 소고기 송'을 불러주신 초등학교 선생님 부터 자기가 미국산 소고기를 자르느니 자신이 먹고 죽겠다는 소고기집 주방장 아저씨까지, 우리 주위에서 보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에서 정말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유발언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초등학생의 발언이 인상깊었습니다. 전에는 자기 이름이 연예인 '박명수'와 비슷해서 애들이 자기를 놀렸는데, 이젠 '박명박'이라고 놀린다고, 차라리 '명수'아저씨가 되고 싶다는 정말 솔직한 발언이었습니다. 정부에 대한,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정말 생활 깊숙이까지 들어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사람들 만큼 다양한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촛불을 조명 삼아 세종로 한복판에서 맥주 한 잔씩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쉴새없이 북을 치며 춤을 추는 사람도 있고, 대학생 때로 돌아가 민중가요에 맞춰 춤을 추는 넥타이 부대도 보였습니다. 

 

시위는 어느새 축제가 되었습니다. 태고적부터 축제는 기원의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길 기원하는 인디언들은 사흘 밤낮을 춤 추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삼일을 쉽없이 촛불을 켜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릅니다. 변화를 기원하는 이 축제는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촛불이 없어도 빛은 꺼지지 않는다 초가 모자라자 각자 핸드폰을 꺼내든 시위 참가자들.

 

사회가 정말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바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은 촛불 대신 꺼내든 핸드폰 불빛을 바라볼 때였습니다. 시민의 힘은 인터넷, 핸드폰을 통해 연결되었고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핸드폰을 열어 꺼내들었을 때, 진정한 시민의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속이려 해도 지식과 지식으로, 열정과 열정으로 직접 연결된 개인들을 기만할 수 없을것이란 사실이 핸드폰 불빛과 함께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현실만을 바라보고 오자는 각오로 참석한 촛불 집회였지만, 그들의 우렁찬 함성소리와 솔직한 발언들을 통해 시민들의 뜨거운 마음이 저절로 가슴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자, 어느덧 발언대에 오른 시민들 한마디 한마디에 공감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곳에 모인 시민들은 단지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날 모인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발언은 공격이 아닌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수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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