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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눈다운 눈을 처음 봤습니다.

시골에서 목회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가족 여행과 휴가를 보내기 참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을 섬기기 위해 제가 속한 한 기독교 시민단체는 '겨자씨 가정축제'를 1박 2일 동안 합니다. 올해는 23일부터 24일까지 거제도 해금강에서 합니다.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마무리 점검을 위해 지난 13일에 갔습니다.

 

이게 눈이냐고? 당연히 첫눈입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눈발이 조금씩 날리더니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고성공룡휴게소' 근처가 가니 거의 함박눈처럼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강원도 그리고 울릉도는 눈이 많이 내리지만 우리 동네(경남 진주)는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당연히 올겨울도 눈 다운 눈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나이 마흔일곱 살에 눈 보고 마음이 들뜨는 이유입니다. 물론 운전하는 분은 참 부담스럽겠지만 저는 엄청 좋았습니다. 그럼 눈에 굉장히 많이 내렸을까요? 아닙니다. 한 번 내리면 몇 십cm가 내리는 동네에 사는 분들에게는 "이게 눈이야"라고 할 정도로 적게 내렸습니다.

 

 이게 눈 온 거냐가 따져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우리 동네는 눈이 왔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많이 보면 두 번 정도 눈 구경 하는 저에게는 함박눈이 내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뒤로하고 해금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터널 하나를 지나니 이내 함박눈은 비로 변했습니다. 이런 것을 눈깜빡할새라고 할 것입니다. 거제도는 벌써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겨울에도 동백꽃이 피지만 그래도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을 보자 남녘에서 따뜻한 기운이 이미 동장군을 밀어내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붉은 동백꽃, 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리

 

 거제도 해금강에 핀 동백꽃

 거제도 해금강에 핀 동백꽃

그 옛날 거제도는 '유배지'입니다. 한국전쟁때는 포로수용소가 있었고, 20년만해도 해금강까지 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달려 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울산과 함께 첫 자리 다툼을 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유배지가 아닌 가장 부자 동네가 된 것이지요.

 

파도와 몽돌소리

 

그러나 가장 부자된 동네이기 때문에 거제도가 좋다면 그 겉모습만 본 것입니다. 해금강에서 동백꽃을 본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동해수욕장을 들렸습니다. 학동해수욕장은 특징이 모래가 아니라 몽돌입니다. 지금은 그런 분들이 안 계시지만 옛날에는 몽돌을 가져갔습니다. 지금은 가져 갔다가 벌금을 물어요. 벌금때문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가져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빌려쓰기에 몽돌을 가져가면 안 됩니다.

 

 거제도 학동 해수욕장 몽돌입니다.

맨발로 몽돌을 밟으면 건강에도 좋다고 하는데 가만히 거기까지는 못하고 파도에 밀려 나는 몽돌소리가 귀를 자극합니다. '자르륵 자르륵'하는 소리 한 번 들어보세요. 남녘에서 들여오는 봄소리입니다. 결코 사람은 이런 소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소리를 들어면서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 파도와 몽돌소리 파도에 밀려 나는 몽돌소리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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