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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은 제 105회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1908년 3월 8일 여성의 선거권과 노동환경개선을 요구했던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이날은 이후 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여성들의 권익과 지위 향상, 불평등 개선 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제연합(UN)은 1975년부터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해 기념해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매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여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여성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여성의 날, 여성 노동의 현실은?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취임 후 맞는 첫 번째 여성의 날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지금도 여성들은 노동시장에서 차별과 배제라는 불평등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천만 여성노동자 시대를 열었다고 하지만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여성 고용률은 2013년 1월 현재 46.3%로 남성 고용률 69.1%보다 20%p 이상 낮다. 이는 여전히 절반 이상의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당수의 여성이 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임금이나 사회보험 지원과 같은 처우와 관련된 노동시장 내 차별도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를 통해 살펴본 결과,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49만7천원으로 남성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 255만9천원보다 100만 원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임금의 경우 역시 여성 임금근로자 8800원, 남성 임금근로자 1만 40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보험에 대한 지원에 있어서도 직장으로부터 이를 지원받는 남성 임금근로자의 비중이 여성보다 10%p 정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과 낮은 임금, 그 원인은?

여전히 50%에 못 미치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여성 고용률, 남성보다 100만 원 이상 적은 월평균 임금 등과 같은 오늘날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과 높은 비정규직 비중과 깊은 관계가 있다.

2011년 OECD 주요국가의 연령대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단위 : %)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그래프의 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어 상대적으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매우 저조함을 알 수 있다.
▲ 2011년 OECD 주요국가의 연령대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단위 : %)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그래프의 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어 상대적으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매우 저조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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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주요국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을 그래프로 그린 것으로 이는 연령대별 여성의 노동공급을 나타낸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반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가운데, 특히 30대에서 큰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만을 기준으로 할 때 역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소위 M자형 여성노동공급곡선이라 불리는 이러한 경향은 주로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 출산, 육아가 노동시장으로부터 이탈의 요인이 되지 않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이는 여성으로 하여금 노동시장으로부터의 차별과 배제에 직면토록 하고 있으며, 낮은 고용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은 비정규직화로 이어져

연령대별 성별 경제활동참가율 및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 (단위 : %, 만원) 경력단절 이전인 25세이상 30세미만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38.2% 수준이지만, 경력단절 이후인 40대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은 61.6%로 늘어났다
▲ 연령대별 성별 경제활동참가율 및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 (단위 : %, 만원) 경력단절 이전인 25세이상 30세미만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38.2% 수준이지만, 경력단절 이후인 40대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은 61.6%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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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것은 가사와 아이를 돌보는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고 보는 사회·문화적 요인도 있겠지만, 기업으로부터의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퇴사종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실의 많은 기업들에서 출산을 한 기혼여성이 자신의 경력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정책이 마련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육아휴직을 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는 직접적인 해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또한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으로 재진입할 때 주로 임금 수준이 낮고, 사회보험에 대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일자리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자료를 통해 계산해 보면, 경력단절 이전인 25세 이상 30세 미만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38.2% 수준이지만, 경력단절 이후인 40대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은 61.6%로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여성노동자의 낮은 임금으로 이어진다.

여전한 유리천장도 문제

그리고 이와 같은 경력단절과 비정규직 문제와 함께 여성이 직면하게 되는 유리천장 역시 여성의 낮은 고용률과 낮은 임금의 원인이 될 것이다. 유리천장이란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기업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용어로, 여성 직장인들의 승진을 가로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가리킨다.

이는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음으로써 여성의 임금을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고, 열심히 일해도 고위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구주 성별에 따른 상대빈곤율 (단위 : %) 남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인구의 빈곤율은 10.1% 밖에 되지 않지만, 여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이들의 경우 31.9%가 빈곤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가구주 성별에 따른 상대빈곤율 (단위 : %) 남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인구의 빈곤율은 10.1% 밖에 되지 않지만, 여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이들의 경우 31.9%가 빈곤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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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고용률과 낮은 임금이라는 노동시장 내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빈곤의 여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빈곤의 여성화란 빈곤의 절대다수가 여성이 되어가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가족구조의 변화(핵가족화, 이혼),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직면하는 차별(낮은 고용률, 낮은 임금), 복지제공에 있어 개별여성의 배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가의 공적이전소득 지원 수준이 미미한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구조의 변화와 함께 여성노동의 현실이 여성 빈곤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여성 노동의 열악한 처지가 가져온 빈곤의 여성화

통계청의 2011년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통해 빈곤인구의 규모를 구해보면, 전체 인구 중 14.3%가 빈곤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남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인구의 빈곤율은 10.1% 밖에 되지 않지만, 여성이 가구주로 있는 가구에 속한 이들의 경우 31.9%가 빈곤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내 여성이 처한 현실은 이처럼 차별, 불평등을 넘어 빈곤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경우 임기 후반 들어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이야기하며 출산과 육아의 책임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육아지원정책과 출산휴가제도를 이전보다 확대 시행하는 정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크게 바꾸지는 못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하는 일가정 양립정책이 필요

문제시 되고 있는 노동시장 내 여성이 처한 현실을 개선시키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여성 고용률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경력단절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여성에게만 전가되고 있는 결혼, 출산, 육아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존의 정부 정책 역시 이 책임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출산과 육아에 있어 사회의 책임을 확대하는 한편, 가구 내 남성이 그 책임을 같이 지도록 하는 "양성의 일·가정 양립정책"으로의 전환을 통해 실질적으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여성의 책임을 경감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여성 스스로 일·가정 양립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양질의 일자리 정책도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사회서비스업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우리나라 여성의 삶,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이것은 박근혜 정부 5년간 계속 따라다닐 질문일 것이다. 여성의 권익과 지위 강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 4차 여성정책기본계획과 함께, 여성대통령이 아닌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키는, 그리고 여성이 당당해지는 5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는 새사연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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