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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요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어도 허위 사실을 담은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면 '무고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09년 12월 K씨에 대한 허위 사실이 기재된 고소장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제출해, K씨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고소장에 "자신과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던 K씨가 재판과정에서 위조된 투자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해 위조사문서를 행사했으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또 고소장에 "K씨가 제출한 권리포기 합의서도 자신이 도장을 찍은 적이 없으니 위조 및 행사 여부를 가려 달라"고 기재했다.

1심은 무고죄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확인서 및 합의서가 위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고소 내용이 허위라고 할 수 없음에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2심은 "확인서는 피고인이 서명함으로써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봄이 상당해 K씨가 위조된 확인서를 행사했다는 취지의 고소내용은 허위 고소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도장을 찍지 않았다는 합의서는 위조 여부를 가려달라는 취지로만 기재하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아 별도로 고소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해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는 것"이라며 "무고죄에서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허위신고를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형사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족한 것이고, 그 결과발생을 희망하는 것까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므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이상 그런 인식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고소장에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바가 없으므로, 위조 및 행사 여부를 가려주기 바란다'고 기재했는데, 그 기재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면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봐야 하고, 그 이후에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고소보충진술 시 합의서에 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원심 판결에는 무고죄에서의 '신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고, 이런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에도 실렸습니다. 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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