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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 희망일자리센터 직업상담사 이혜진 씨. 이 씨는 인력을 구하는 업체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광양 희망일자리센터 직업상담사 이혜진 씨. 이 씨는 인력을 구하는 업체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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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가 올해 서른여섯인데요. 마음은 스물여섯으로 살아요. 10년 전 결혼하려고 사회생활을 그만뒀던, 그때 그 나이에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만난 광양 희망일자리센터 이혜진(36) 직업상담사의 말이다. 이씨는 이른바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 경력 단절 여성이란 임신이나 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그만둔, 그러나 취업을 원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이씨가 일하는 광양 희망일자리센터는 광양의 구인·구직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기관이다. 구인자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에는 적합한 인재를, 구직자에게는 안정되고 희망 있는 일자리를 알선해 취업으로 연결시킨다.

 이혜진 씨가 지난 8일 광양희망일자리센터를 찾아온 구직자들에게 입사지원서 쓰는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이혜진 씨가 지난 8일 광양희망일자리센터를 찾아온 구직자들에게 입사지원서 쓰는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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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경제활동은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인쇄·기획사에서 5년 동안 일한 것이 전부였다.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한 뒤 전업주부로 살았다. 집안일을 하며 두 아이를 출산했고 육아와 가사를 도맡았다. 하지만 시쳇말로 집안일이 체질에 맞지 않았다. 그만큼의 정열을 쏟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취업에 눈을 돌렸다. 직장생활을 그만둔 지 10년 만이었다.

이씨는 취업을 위해 생활정보지의 구인·구직란을 뒤적거렸다. 그러나 마땅한 일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시청 누리집에 들어갔다가 희망일자리센터의 존재를 알게 됐다. 며칠 뒤 일자리센터의 직업상담사 모집 광고가 실렸다. 지난해 10월이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 합격 통보를 받았다. 기뻤다.

이 씨는 2년 기간제 사원이다. 하는 일은 직업 상담이다. 인력을 구하는 업체와 직업을 찾는 사람을 찾아내 연결시켜주는 일이다. 기업에는 적합한 인재를, 구직자에겐 안정된 일자리를 소개하는 게 관건이다. 구직자 상담과 누리집 관리도 그녀의 몫이다. 날마다 30∼40명을 상담한다.

 이혜진 직업상담사가 사무실에서 구직자와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다.
 이혜진 직업상담사가 사무실에서 구직자와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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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워요. 그래도 즐겁고 재밌어요. 구직자에게 맞춤형 취업정보를 보내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오고요.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가 찾아와서 감사 인사를 건넬 땐 큰 보람을 느끼죠. 제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또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이씨가 제공하는 구인·구직 정보는 세세하다. 기업의 규모와 자본금, 상시 근로자 수, 주요 사업 내용까지 일일이 확인한다. 믿을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구직자들이 좋아한다. 얼마 전엔 생활형편이 어려운 70대와 50대 부자(父子)의 일자리를 찾아주기도 했다.

취업을 한 구직자들이 나중에 친구, 동생을 데리고 구직 신청을 하러 오는 일도 다반사다. 큰 보람이다. 구직자뿐 아니다. 구인업체의 인사담당자들도 이씨가 연결시켜 준 구직자들을 반긴다. 맞춤형 구직자를 소개한 덕분이다.

 광양 희망일자리센터 모습. 센터는 광양시청 별관, 시의회 건물 4층에 자리하고 있다.
 광양 희망일자리센터 모습. 센터는 광양시청 별관, 시의회 건물 4층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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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여전히 부담이다. 그동안 '붙박이'였던 엄마가 집안에서 보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짜증과 원망이 늘었단다. 평소에 사회활동과 집안일을 함께 하는 '워킹맘'을 지지하던 남편도 가끔 날선 표정을 짓기도 한다고.

"엄마로서, 부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죠. 서로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남편도요. 일하는 엄마들의 마음이 다 같겠지요. 안팎으로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즐거워요."

이씨는 취업준비생, 특히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취업을 위한 준비기간을 가지라는 것. 구인업체 대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다음 입사지원서를 쓰라는 것이었다.

"나이를 잊고, 이전의 경력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해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의 마음으로 일자리를 찾아야 하고요. 일자리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죠."

이씨는 자신의 취업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맘때 취업을 고민하던 자신처럼, 같은 처지의 취업 준비생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는 취업 전도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혜진 씨가 구직자와 전화 상담을 하며 관련 서류를 뒤적이고 있다. 이 씨는 하루 평균 30∼40명과 상담을 한다.
 이혜진 씨가 구직자와 전화 상담을 하며 관련 서류를 뒤적이고 있다. 이 씨는 하루 평균 30∼40명과 상담을 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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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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