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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 <한겨레신문> 기자
 김완 <한겨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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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겨레>는 가짜뉴스 뿌리에 대한 탐사 기사를 써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 시리즈를 '9월의 좋은 기사'로 선정했다.

가짜뉴스 탐사보도는 <한겨레> 탐사팀이 2개월에 걸쳐 취재한 내용물이다. 취재 뒷이야기와 가짜뉴스 대응 방법 등을 고민하고자 김완 <한겨레> 기자를 지난 24일 서울 공덕역 근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탐사보도로 민언련이 주는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하시더라고요. 이 기사 반향도 컸어요. 2개월 동안 취재하신 거로 아는 데 소회가 있을 거 같아요.
"저희가 가짜뉴스를 만드는 생산지나 발원지를 확인해보자는 의도로 기획했어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서 실제 발원지를 확인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던 것 같고요. 어쨌든 가짜뉴스를 생산해서 유통하는 조직에 대한 전모를 밝힐 수 있어서 다행이고 성취감도 있었습니다."

-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건가요?
"분석에는 두 가지 방식이 동원됐어요. 연결망 분석한 내용은 가짜뉴스 선정 과정에서 이걸 어떻게 가짜뉴스로 규정할 것인지 팩트 파인딩 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고요. 이 과정에서 실제 유튜브에 너무 많은 채널이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어디서 유통되는지 확인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주요하게 발언한 사람들이 어떻게 연관 있는지 하는 부분은 직접 취재를 통해서 규명해야 하는 부분이었죠. 일반적인 취재는 어떤 사실에 대해 하는 건데 이것은 분석과 취재를 같이 진행해야 하는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가짜뉴스 뿌리를 찾을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어요?
"한국 사회가 난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 제주도 예멘 난민이 처음 입국했을 때 갑자기 난민과 관련한 여러 버전의 가짜뉴스들이 돈 거죠. 그것이 사실상 실체가 없음에도 굉장히 광범위하게 퍼지는 걸 보며 원래 정보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관심을 가졌고요. 예전에 태극기 집회에 이스라엘기가 등장했는데 왜 이스라엘기가 나온 것인지에 의문을 가지고 이스라엘기 가지고 나온 사람을 추적하고 있었어요. 두 개의 부분이 저희 보도를 통해 증명된 것 같아요."

 
 지난 9월 27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가짜뉴스의 뿌리 기획보도.
 지난 9월 27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가짜뉴스의 뿌리 기획보도.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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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적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거 같은데 어떻게 추적하셨는지 설명해 주세요.
"일단 태극기 집회는 기독교 색채가 짙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교회들이 어떻게 움직였는가에 대한 취재를 먼저 시작했고요. 그리고 이른바 소수자 혐오 문제도 그걸 주요하게 발언하는 사람 중 기독교 인사가 많았기 때문에 조직적인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가설을 증빙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내부자들, 그리고 가짜뉴스를 지켜본 연구자들을 통해 자문을 얻었고요. 특히 연결망 분석을 통해 그 실체와 연결고리를 찾았을 때 제일 큰 진전이 있었어요."

- 가짜뉴스 공장으로 극우 기독교 단체인 에스더 기도운동을 지목하셨어요. 극우 기독교와 가짜뉴스는 잘 매칭이 안 되는 데 이들이 만나게 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을 텐데 한국 기독교가 10여 년 전부터 침체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건 몇 가지 요인이 있죠. 한국교회가 성장한 배경이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반공 정서가 있었지만 교회를 다니시는 분의 연령대가 교체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그런 부분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어요.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며 정치적으로 복잡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목사의 말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거든요. 그런 면을 놓고 볼 때 기독교가 내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외부의 적으로 산정한 게 바로 동성애자로 대변되는 사회적 소수자들이고요.

이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주요한 논리를 만들고 생산하는 집단이 에스더 기도운동으로 대표되는 극우적 성격의 기독교인들이에요. 이들이 만든 그 논리를 적극적으로 유포했던 게 바로 소수자 혐오를 중심으로 한 가짜뉴스죠. 저희 한겨레 보도로도 밝혀졌지만, 이들이 가짜뉴스만 만든 게 아니라 정치 권력과 연계를 통해서 선거에 개입하는 여론 활동을 벌인다든지 이런 양상으로 가짜뉴스가 혐오를 증폭시키는 일종의 분노 장치로 작동해온 것 같아요."

극우와 가짜뉴스의 '잘못된 만남'

- 그럼 에스더 기도운동이 가짜뉴스 뿌리인가요, 아니면 그 뒤에 배후가 있는 건가요?
"일단 저희가 밝혀낸 난민 관련 가짜뉴스라든지 동성애 혐오 가짜뉴스는 에스더 기도운동이 공장으로 뉴스를 찍어낸 건 맞고요. 에스더 기도운동 뒤에 누가 있는지 여전히 물음표가 있죠. 저희가 보도한 대로 박근혜 캠프에 자금 요청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국정원에 활동 보고를 하는 식의 활동을 해왔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 취재나 수사를 통해서 더 밝혀져야 하는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 에스더 기도운동은 어떤 단체인가요?
"2007년 만들어져서 북한 선교나 초교파 운동을 한다고 했는데, 실제 활동은 차별금지법 반대나 동성애 혐오라든지 선거 개입 등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극우 여론과 보수 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활동을 해왔고요. 우파 청년을 양성하는 창구로 주요하게 활동해온 측면이 있습니다."

- 2007년 만들어졌다면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측의 여론 조작이 있었잖아요. 에스더 기도운동도 거기 분파로 끼어 있나요?
"에스더가 '대선 필드 사역'을 2011년 기획했는데요. 대선 필드 사역은 박 후보 선거운동인데, 그 부분을 진행하며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인 '미래와 행복연대'에 인터넷 사역자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보내고 5억 3천만 원의 자금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 예상되는 자금줄 출처가 있나요?
"실제 어떻게 자금이 운용됐는지 여부는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고요. 저희 보도에도 나왔지만, 국정원에 우파 청년을 양성하겠다고 43억 원 이상의 후원 계획이 담겨 있는 사업 계획을 보고하기도 했지만, 실제 계획이 어떻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 못 했습니다. 그 영역의 확인은 취재영역이라기보다는 수사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그 부분은 수사가 필요한 측면이 있어요. 기독교 단체이다보니 태극기 집회 등에 교회의 인력 동원을 해왔던 거잖아요. 그런 부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 가짜뉴스 유통을 하는 것 중 하나가 보수의 유튜브 채널인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주요하게 유통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때마다 유행하는 플랫폼이 있잖아요. 유튜브가 급부상하는 시기에 맞춰서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 이전엔 주류 매체나 주류 플랫폼에서 발언권이 있던 분들이 발언권을 잃게 되며 유튜브로 유입되는 측면이 있었어요. 또 유튜브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달리 페이지뷰나 페이지 구독자 그 자체가 수익으로 배분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거든요. 저희가 계산해 보니 몇몇 채널은 월 2천만 원 이상 올린다고 계산되는데, 정치적 동기와 경제적 동기가 결합해 있죠.

또 한 가지는 스마트폰인데요. 노년층까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안드로이드 폰 같은 경우 유튜브는 기본 앱으로 탑재돼 있거든요. 누구나 유튜브를 볼 수 있는 거죠. 이런 요소들이 다 복합적으로 맞아서 유튜브가 그런 채널이 된 게 아닌가 해요. 그리고 해외기업이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국내기업처럼 받지 않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가짜뉴스 발원지 에스더’  기사에 항의하며 “한겨레 신문 폐간”을 주장하고 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회원들이 10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가짜뉴스 발원지 에스더’ 기사에 항의하며 “한겨레 신문 폐간”을 주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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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더 기도운동이 2007년 설립됐는데 지금 가짜뉴스가 문제 되는 이유는 뭘까요?
"과거에도 가짜뉴스는 있었고 허위사실이나 유언비어는 있었는데 최근 들어 가짜뉴스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해서 전파속도나 범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려졌고요. 그것들이 최근에 많은 매체가 존재하며 사람들은 어떤 사실을 판별해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어버리는 경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가짜뉴스가 큰 반향을 얻고 있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는 가짜뉴스가 대부분 누굴 타깃으로 하냐면 정치적 반대자도 있지만 소수자들이에요.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해서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 대한 우려와 경각이 있어서 우리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같은 데에서도 가짜뉴스가 사회적으로 약자를 공격하는 부분을 규제할지 논의가 있어요."

- 가짜뉴스가 활개를 치는 데에는 기성 언론의 책임이 있다고 봐요. 예전에 언론이 신뢰받을 땐 언론에 안 나오면 안 믿었는데 지금은 기성 언론이 불신을 받기 때문에 가짜뉴스 공간이 생긴 거 같거든요.
"현상적으로는 일정 정도 맞는데요.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 나라도 가짜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기성 언론의 신뢰가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데에 중요한 요소지만 절대적이진 않다는 뜻이죠. 당연히 언론의 신뢰를 높여서 가짜뉴스가 아니라 진짜뉴스가 유통되고 신뢰받는 풍토가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가짜뉴스 속성이 선정성과 재미거든요. 언론은 가짜뉴스처럼 선정성과 재미를 구현할 수 없는 점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우리가 사실의 시대가 아닌 믿음의 시대를 사는 거죠.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사실로 생각하는 것이죠. 단적으로 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60% 이상이 자기가 기존에 알던 것과 다르면 가짜뉴스라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믿음의 시대인 건데, 그 측면에서 언론이 어떻게 사실로 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하지 않은 건 맞는 거 같아요."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위협... 표현의 자유 아니다"

- 이낙연 총리가 가짜뉴스 엄단을 지시하자 국회에서는 언론 자유 침해라며 반발하잖아요. 가짜뉴스를 언론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전통적 의미로 보면 모든 표현을 허한다고 표현의 자유가 아니거든요. 두 가지 관점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가짜뉴스를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보는 입장이 있지만,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관점도 전 타당하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그 관점을 어떻게 조화시켜나갈 건지에 대한 답을 우리가 찾아야 해요. 다른 나라들도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고요.

다만 한 가지 전통적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는 무관용적인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혹은 소수자를 혐오하는 것까지 표현의 자유로 넣고 봐야 할 것인지를 두고는 이미 많은 나라가 '그렇지 않다'고 결론 내리고 있어요. 그러나 한국 같은 경우엔 거의 무분별하게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난민에 대한 혐오 발언을 공공연히 하더라도 그걸 개인의 고소 고발이 아니면 형사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거든요.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아닌가 해요.

독일 같은 경우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플랫폼은 200만 명 이상 가입한 플랫폼이에요. 그러나 한국은 천만 명 이상 가입한 플랫폼이 여러 개거든요. 그런 플랫폼에서 소수자 혐오 발언을 공공연하게 해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건 법적 미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법적으로 가짜뉴스를 막아야 한다고 보세요?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가짜뉴스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시도되고 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최소 혐오표현과 관련해서는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입법적으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차별금지법 같은 게 통과되어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차별적 행위나 표현을 금지하는 법 기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순서가 잘 못 돼서 검찰이나 법무부가 먼저 나서는 모양새가 됐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굉장히 안 좋은 수라고 생각합니다."

- 시민이 가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긴 싸움이 될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미디어를 수용하는 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고 부르는데, 좋은 미디어를 수용하는 시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굉장히 많은 정보를 접하는 것 같지만 실제론 편향된 정보 속에 갇혀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을 인식하고 미디어를 소비해야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한 가지, 가짜뉴스가 결국 좀 먹는 건 진짜뉴스 토대거든요. 왜냐면 사람들이 미디어를 수용하는 시간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진짜뉴스 소비가 줄어든단 거거든요. 외국 많은 나라가 가짜뉴스를 퇴치하기 위해서 언론의 공공 전선을 만들고 있어요. 복수 언론이 참여하는 팩트체크라든지 민간 기구를 운영하는 나라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진짜뉴스를 만드는 언론들이 '한겨레가 보도했으니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자'라는 태도가 아니라 가짜뉴스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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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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