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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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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공영방송이 노조 파업을 끝내고 정상화 작업에 들어간 지 1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양대 공영방송사는 과거사 청산 작업과 함께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사과와 여러 혁신 작업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9년 추락한 신뢰도와 미디어 환경 등의 변화 등 때문에 노력에 비해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현재 공영방송 상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어 보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공영방송인 MBC와 KBS가 파업이 끝나고 정상화 작업에 들어간 지 10~12개월 정도에요. 현재의 두 방송사 어떻게 보고 계세요?
"지난 10년간 KBS와 MBC는 공영방송의 가치를 잃어버렸고 시청자로부터 외면받는 방송이었습니다. 정치 권력 특히 대통령 권력에 공영방송이 복종했었던 것이죠. 국민에게 배반한 공영방송의 어두운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KBS, MBC 구성원들의 투쟁과 촛불 시민의 열망으로 공영방송 KBS. MBC가 정상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죠. 그리고 지금 진통과 개혁의 노력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선적으로 기존 공영방송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공영방송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공영방송 KBS, MBC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 1년이란 시간은 뭔가 바뀌기엔 짧은 시간인가요?
"1년 동안 10년의 적폐가 한꺼번에 풀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적폐 청산도 절차를 밟아가며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올바른 방향으로 KBS, MBC가 혁신의 방향을 가지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지 시간적으로 얼마나 빨리하는지 늦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 계속 적폐 청산을 말씀하세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무 적폐 청산에만 머무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그런 비판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비정상적인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가 걸리느냐와 상관없이 반드시 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확실한 인식을 가지고 방향의 흐트러짐 없이 해 나아가야죠."

- 양 방송사 사장들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최승호, 양승동 사장은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에 적폐가 쌓일 때 그것에 투쟁했었던 사람들이고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정치 권력에 휘둘렸을 때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졌는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단계에서 공영방송 사장의 리더십를 평가하거나 또는 개혁의 시기를 못 박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들은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선출되었고 특히 KBS는 시청자 의견이 수렵 되어 선출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언론 적폐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해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기와 상관없이 청산 되어야 할 공영방송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죠."

"공영방송 위기 극복이 해결해야 할 과제"

- 보도에 따르면 MBC와 KBS 모두 올해 천 억 이상 적자가 예상되는데.
"현재의 미디어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의 적자가 예상되는 건 팩트입니다. 이건 적폐 청산과 상관없이 지상파라는 미디어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객관적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과 같은 레거시 미디어인 KBS, MBC를 그대로 복원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적자가 예상되는 건 적폐 청산을 하거나 사장의 리더십 문제로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공영방송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승호, 양승동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단기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해결을 하기에는 너무 큰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뉴미디어 시대에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강화시키려는 새로운 전망을 양승동, 최승호 사장 둘 다 에게 공히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 일각에서는 출연료를 많아 주는 등 방만 경영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방송사 조직 내의 경영의 문제와 미디어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구분해 놓고 살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영방송의 위기는 미디어의 구조적 변화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미디어의 구조적 변화에 부응하는 게 필요하고요, 이와 함께 경영적인 합리화도 추진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공영방송이 적응 못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지난 10여 년간 미디어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의 위상이 상당히 약화 됐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종편에 대한 특혜와 공영방송에 대한 차별적 대응에 따라 공영방송의 위축이 가시화되었습니다. KBS와 MBC 공공성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죠. 특히 MBC 경우 지난 10년간 몰락의 길을 강요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은 정치적 통제와 압박과 검열이 존재했던 것으로도 볼 수가 있죠.

지금 하나의 문제인 정치적 검열과 통제는 해결해서 정상화 되었다고 하지만 미디어 전체 시장에서 광고시장 축소 그리고 사람들이 지상파에 의존하는 인구의 감소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이것이 본질적 공영방송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얘기할 수 있죠."

- 그럼 그 위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공영방송이 지상파 플랫폼만으로도 충분히 지배적 위치를 점유할 수 있었던 10년 전 상황과 오늘날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어요. 그러므로 공영방송의 콘텐츠를 더 많은 대중에게 공공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적 채널을 만들어내야 해요. 양승동 사장과 최승호 사장이 지상파 중심의 전송 체제에서 벗어나서 모바일 미디어 등을 통해 공공적 미디어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10년 가까이 공영 방송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시청자들을 케이블과 종편에 빼앗겼어요. 시사나 보도는 JTBC가 선점하고 드라마와 예능은 tvN이 강점을 보이는 거 같은데.
"미디어 시장에서 수용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합니다. 예전에는 KBS, MBC 같은 공공적 채널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영방송의 뉴스나 오락 프로그램을 보았던 것이죠. 그러나 지난 10년 공영방송 체제가 해체되면서 시청자들은 대안적인 정보원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그 대표적인 게 뉴스는 JTBC로, 드라마와 연예 오락은 tvN으로 간 것입니다. 공영방송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민영방송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조건이 됐던 겁니다."

- 현재 지상파 방송 보도는 어떻게 보세요?
"KBS, MBC 뉴스 보도 문제에 있어서 잘못을 성찰하고 새로운 뉴스를 만들려는 각오가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전체적 방향에 따라서 SBS도 나름 많이 개선되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지상파에 집중되었던 시청자들의 주목도와 이용 시간이 체계적으로 줄었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라도 직접 KBS와 MBC 보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진 거예요. 이렇게 되면 아무리 양질의 뉴스라도 그것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 즉 의제설정의 힘이 축소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지금 지상파 공영방송의 위기적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신뢰도 문제와 관계없나요?
"뉴스의 질적인 평가에서 신뢰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신뢰도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신뢰도 회복의 노력은 사장이 열심히 하는 거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영향력은 별개입니다. 신뢰도는 높아지지만 그래서 JTBC 정도 신뢰도를 갖더라도 전체적인 미디어 상황은 10년 전 영향력에 비하면 축소되는 경향을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 신뢰도가 높아지면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맥락 이해 없이 말 한마디 선정적 보도는 냉전적 보도양식"

- 최근 가짜뉴스가 사회문제로 되었잖아요. 이에 대한 책임 중 하나는 공영방송이 신뢰를 못 받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맞습니다. 공공적 커뮤니케이션 신뢰와 영향력이 많으면 가짜뉴스의 설 자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적 통제가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공영방송의 뉴스에 대한 신뢰도와 영향력을 함께 강화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공공적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과거 KBS가 지상파에 한정되지 말고 새로운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새로운 공공의 질서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가짜뉴스 위협은 지속될 것입니다."

- 공영방송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뭔가요?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방향은 KBS를 보면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인구 감소, 경제 저성장이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는 위기라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공영방송은 가치와 철학을 전달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러한 가치와 철학을 담으려고 노력할 때 진정한 공영방송이 될 겁니다."

- 한반도 평화 무드잖아요.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한반도는 분단 체제였잖아요. DMZ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체제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런 체제에서 우리 방송은 전쟁을 준비하는 선전 선동의 매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분단의식을 강화시켰고 그런 고정관념이 대한민국의 사회질서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이른바 냉전체제 질서죠.

이번에 종전 체제가 된다고 한다면 이젠 전쟁의 미디어가 아니라 평화의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평화의 미디어를 만드는 데 있어서 공영방송 KBS, MBC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중요한 역할은 뭔가요?
"분단 체제에서 사람들에게 반공 의식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공영방송이 해 왔어요. 이제 앞으로 평화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휴전선 철망을 걷어내고 GP를 철수하고 한강을 여는 것 등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장벽을 걷어내야죠. 우리 마음속 물길을 뚫고 공항을 만들고 기차를 연결시켜야죠. 그게 남과 북의 마음의 통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북한 방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반성해보자는 거죠. 북한의 미인응원단, 현송월 보도할 때 그 속에는 서양이 동양을 보는 편견 즉, 오리엔탈리즘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남한사람들은 북한사람들에 비해 우월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 편견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을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에서 공영방송은 벗어나야 한단 거죠. 이제까지 북한을 바라보는 냉전적 시선에서 벗어나는 게 일차적 목표라면 궁극적 목표는 오리엔탈리즘에서 벗어나는 거죠."

- 최근 북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냉면 발언이 논란입니다. 그러나 이건 사실인지 팩트체크도 안 됐고 국회의원 발언을 받아 쓰기 했어요.
"언론이라면 맥락을 이해해야 하거든요. 맥락적 이해 없이 거두절미하고 말 한마디를 선정주의적으로 보도하는 건 과거 냉전적 보도양식입니다. 저는 지금 북한 보도에 있어서 훨씬 더 객관적이고 맥락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난 70년 분단되어서 이질화된 걸 찾아내기보다는 우리의 뿌리와 동질적 내용을 강조하려는 통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공영방송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소통의 SOC'라고 생각해요. 한 사회가 사회간접자본(SOC) 없이 제대로 발전할 수 없는 거처럼 소통의 SOC 없이는 성장 불가능하다고 봐요. 공영방송이 대표적인 소통의 SOC입니다. 이제 공영방송은 과거 지상파 플랫폼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주축으로 전달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제는 미디어 전체 트랜드 변화에 맞추어 공영방송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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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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