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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탐사보도인 것 같다. 특히 방송은 탐사보도를 통해 언론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날 정권의 언론장악으로 인해 한동안 탐사보도가 침체했다. 그러나 공영방송 정상화로 인해 탐사보도가 살아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12일부터 3일 동안 연속 방송된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의 자동차 브레이크 결함 보도였다. 첫 보도가 나가자마자 시청들은 문제의 ABS 모듈 부품이 들어간 차종을 궁금해했고 MBC는 자사 홈페이지에 53개 차종을 공개했다. 브레이크 결함에 대한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9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이 문제를 취재한 최훈·공윤선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훈(우), 공윤선(좌)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
 최훈(우), 공윤선(좌)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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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MBC 탐사기획팀이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 모듈이 들어간 브레이크 결함 연속보도했는데 소회가 어떠신가요.
최훈 기자(이하 최): "저희가 서너 달 준비해서 막상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런 느낌이 아니네요. 처음에는 국토부나 카트리(자동차안전연구원, KATRI), 제작사에서 반응 없을까 봐 두려웠어요.

그런데 지난 15일 국토부가 전면 조사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어요. 자세히 읽어보니 말은 전면 조사하겠다는 건데, 내용을 읽어보면 브레이크 오일이 원인인 것처럼 돼 있어요. 그동안 제작사와 카트리가 주장하던 게 브레이크 오일 때문이라는 거거든요. 이번에도 똑같이 조사도 하기 전에 브레이크 오일이 원인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놨어요.

하지만 저희 보도 내용은 브레이크 오일이 아니라 'ABS 모듈'이란 부품이 문제인 거잖아요. 나중에 생각하니 너무 황당하고 조사할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카트리가 조사를 잘하리라 믿고 싶고, 그럴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운전자들도 자동차리콜센터에 신고를 많이 하시면 좋겠어요. 조사하려면 결함 차량이 있어야 하거든요."

공윤선 기자(이하 공): "저도 몇 달 취재했는데 그동안 관련된 사고나 현상을 겪은 운전자들을 만나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거 같아요. 그들의 걱정이라든지 해소되지 못한 의문점은 이번 기사를 통해 많이 해소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노력한 만큼 전달된 부분에서는 뿌듯한 부분도 있죠.

한편으론 이 문제 자체가 운전자들이 알기 힘든 결함이거든요. 제작사도 운전자 과실로 몰아갈 수 있고, 정확하게 이 결함으로 나타났다고 증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라서 그런 걸 취재하며 저도 사실상 어려움을 느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전면 조사하겠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이 문제가 최근 나온 건가요. 아니면 오래됐나요.
최: "박진혁 교수가 카트리 책임 연구원으로 있었을 당시에 이 문제를 조사해서 2012년 한국GM과 2013년 현대차 제네시스를 리콜하기도 했어요. 박 교수가 보기에는 다른 차량들도 문제가 많아서 조사를 확대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한 거예요. 그 후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2015년 카트리를 나오셨죠. 이분은 조사를 해봤으니까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알려진 건 없죠. 박 교수도 그동안엔 기회를 기다리면서 조용히 계셨다가 올초에 한 인터넷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저희도 만나 취재하게 된 거고요. 제보 차량도 만나고 원인이 뭔지도 분석하며 실체에 점점 다가갔죠."

큰 문제 아니라더니... 자동차 회사 대응도 미흡

- 보도에 대한 자동차 회사 반응은 있었나요.
최: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항의하는 데는 없었고 잘 봤다는 반응이었어요. 현대차 같은 경우 무상 수리하고 있으니 큰 문제 아니라는 식으로 인터뷰했는데 실제 저희가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비스 센터를 다녀보니 무상 수리를 안 해주는 거예요. 무상 수리 대상이나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대차에 '무상 수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잘 따져보라'고 얘기했더니 'MBC 기자가 확인했을 때 무상 수리가 제대로 안 됐었다. 대응 잘해라'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더라고요. 물론 무상 수리가 아니라 리콜해야 하는 상황이라 무상 수리도 꼼수예요. 그리고 폭스바겐 같은 경우 '우리는 이 결함을 정말 몰랐다. 그래서 이번에 카트리 조사 결과가 리콜이라고 나오면 우리는 리콜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 얘기했었고요."

- 브레이크 결함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최: "처음에 저도 브레이크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요. 2016년 제가 <시사매거진 2580>팀에 있을 때 현대차 세타2 엔진 결함을 보도했었는데. 그때 내부 고발자였던 현대차 품질 관리 담당 김광호 부장님이 계세요. 올 7월 그분과 통화하니 '카트리에서 책임 연구원으로 있었던 박진혁이라는 분이 당시 조사를 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못 했다. 지금 자동차학과 교수로 계시는 데 이걸 알리고 싶어 하니 통화 한번 해봐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처음 알게 됐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심각한 거예요. 보통 결함이라고 하면 한 브랜드에서 몇 개 차종 정도인데 이건 16개 제작사에 53개 차종이에요. 엄청나게 많잖아요. 사실이라면 너무 심각한 거예요. 심각한 문제니 끝까지 파헤치고 싶어서 취재하게 됐죠."

- 어디부터 취재를 시작한 건가요.
최: "이분이 카트리에 있을 때 한국GM과 제네시스 등 몇 개 차종을 조사해 봤기 때문에 어떤 문제인지 이미 알고 계셨어요. 그러나 조사가 중단되어서 실제 모든 차종을 검증하진 못 한 거예요. 저희도 결함 차량을 만나야 하는데 만날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인터넷 자동차 카페 같은 데에 '브레이크 결함, 밀림, 스폰지(브레이크 밟으면 쑥~ 꺼지는 현상) 증상 겪는 분 제보 받는다'라는 글 올렸어요.

그러나 한계가 있었어요. 왜냐면 운전자가 이걸 결함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밀려서 서비스 센터에 가도 거기서 정상이라고 하면 정상인 줄 알고 타는 거예요. 이런 분이 너무 많아서 한계가 있었어요. 지난 8월 제보를 받기 위해서 예고 형식으로 방송을 두 차례 했어요. 방송 보고 제보 많이 주셨거든요. 그래서 그 차량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식으로 취재했습니다."

- 보도를 보니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 난 후 멈추는 게 충격적이던데.
공: "제가 그분을 만났는데 그분은 그게 결함이라고조차 생각 못 하셨더라고요. 당시 차가 많이 부서져서 바로 폐차했고 운전자 혼자 타고 있어서 정신없잖아요. 사고당한 뒤에는 입원했죠. 폐차하고 본인 몸 추스르시느라 브레이크 결함 생각은 못 하셨죠. 저희 처음 보도(8월)에 SM5 계열의 브레이크 결함이 나갔거든요. 그걸 보시고서는 본인도 똑같은 현상이고 같은 SM이라 제보를 하신 거죠.

알아보니 같은 콘티넨탈 모델의 아연 도금을 사용하고 있어요. 차량은 폐차해서 없지만, 블랙박스가 사고 당시를 말해주고 있잖아요, 전문가들 취재를 해보니 명백한 결함 정황이 보였다고 하셔서 사례로 넣고 취재하게 됐는데 그분도 당시는 자기가 운 좋아 산 거지 본인이 조금이라도 대처를 잘못했다면 큰 사고로 이 세상에 없을 거라는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아찔한 사고였죠."

- 도로에서 급브레이크 밟았을 때 쏠림 현상도 나타나던데요.
최: "공통적인 증상이 브레이크 미작동, 밀림, 스폰지, ABS 경고등 점등, 차선 이탈이에요. 결함을 인지 못 하는 분들이 많지만, 차에 관심 있고 예민한 분들은 문제 있단 걸 알아요.

그런데 차선 쏠림은 전혀 모르시더라고요. 저희가 운전자 만나서 쏠림 현상이 있을 거 같다고 하면 이분들은 하나같이 그런 현상은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실제 타서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선을 넘어가요. 그러면 이분들이 놀라는 거죠. 그런 증상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오니 놀랍고 무섭잖아요. 운전자들이 인식하지 못해서 더 무서운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밀린다는 걸 운전자가 인식하면 속도를 줄이면 되거든요. 아니면 미리 브레이크를 밟든지요. 실제 그렇게 운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차량 쏠림은 운전자가 모르기 때문에 대비가 안 되는 거예요, 물론 알아도 대비가 어렵겠죠. 위험한 결함이에요."

- 실험은 어떻게 했나요.
최: "차량 쏠림 실험은 한적한 시간에 차 잘 안 다니는 도로를 통제하고 박진혁 교수님이 직접 운전하셔서 차량이 쏠리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했고요. 이것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오일 성분 분석을 맡겼어요. 분석을 맡긴 5개 차종 모두 브레이크 오일에서 아연 금속이 검출됐어요.

그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ABS 모듈 밸브는 아연으로 도금돼 있는데, 이게 떨어져 나와서 브레이크 오일에 들어갔다는 뜻이에요. 아연을 도금한 이유는 밸브가 부식되지 말라고 해놓은 건데, 아연이 벗겨지면 밸브는 부식되거든요. 밸브가 부식됐다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한 거죠. 

실제로 몇 대는 ABS 모듈을 직접 뜯어서 밸브가 부식된 걸 확인했고요. 결국 ABS 모듈 밸브가 부식돼서 브레이크 불량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현상도 똑같고 브레이크액에서 아연 도금이 검출됐고, 실제 밸브가 부식된 걸 확인했기 때문에 동일 현상이라고 본 겁니다."
 
 최훈(우), 공윤선(좌)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훈(우), 공윤선(좌) MBC 보도국 탐사기획팀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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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이크 결함은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 모듈이 들어갔기 때문인데 그럼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 모듈 전체의 문제인지 아님 ABS 모듈이 부식되었을 때 나타나는 건가요.
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독일 콘티넨탈 사가 만든 ABS 모듈의 특징이 있어요. 그게 뭐냐면 ABS 모듈 안에 있는 밸브를 아연으로 도금한 거예요. 다른 주요 회사들은 이렇게 안 하거든요. 아연 도금했는데 도금한 이유가 부식을 막기 위해서예요. 아연도금을 해 놓으면 안에 있는 철이 부식이 안 될 거로 생각해서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연은 습도와 열에 약한 거예요. 

ABS 모듈은 12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고 습도에도 취약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연이 벗겨지는 거예요. 아연이 벗겨지다 보니까 부식되는 거거든요. 문제는 아연 도금이에요. 아연 도금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부식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 콘티넨탈과 제작사들은 개선품이라고 인정하지 않지만, 개선품(ABS 모듈)이 나왔거든요. 이 개선품을 쓴 자동차 제작사도 있고 아직 안 쓰는 회사도 있죠."

- 13일엔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 모듈이 들어간 차종을 MBC 홈페이지에 공개하셨잖아요. 공개한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최: "자기 차가 여기 해당되는지 궁금해하셨고 공개해 달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사내에서 공개해서 알려달라는 분위기가 있었고요. 저희가 53개 차종 모두를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부품을 쓰는 상당수 차종에서 같은 현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른 차종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추정이 가능해서 이 정도면 공개해야겠다고 판단한 거죠. 공개해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기 차가 이런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를 미리 인지할 수 있는 거고, 제작사나 카트리 입장에서도 조사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빨리 조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한 거죠."
 
- 취재하며 아쉬운 부분도 있을 거 같아요.

공: "아연 도금한 모듈 차종이 다양하잖아요. 저희가 그 차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조사할 권한이 있는 거도 아니고요. 제보가 오거나 저희에게 연락 오신 분에 한정해서 취재할 수밖에 없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거나 더 큰 사고 겪으신 운전자를 만날 수 있었을 거 같았는데 그게 어렵더라고요. 먼저 연락 안 주시면 저희가 찾아갈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좀 더 다양한 차종이나 운전자 목소리를 녹이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 한계가 있다는 건 아쉬웠던 거 같아요."

최: "차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인터넷 카페에 제보받는다는 글을 올렸는데 3분의 1 정도는 제 글이 삭제됐어요. 운영자가 지우더라고요. 그리고 3분의 1은 댓글 내용이 너무 안 좋았어요. 자기 차에 대한 자부심 가지신 분들이 동호회에 많으시더라고요. 자기 차 결함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분들의 비난이 있었어요."

"브레이크, 자동차서 가장 중요... 자발적 리콜해야"

- 브레이크 결함 문제 취재하며 느끼신 것도 있으실 것 같은데.
공: "취재하며 느낀 점은 결국 결함이 있으면 국가기관, 결함 조사를 할 수 있는 자동차 안전 연구원이 결함조사를 하는 데 만약 이 기관에서 제대로 결함 조사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결국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거든요. 그런 걸 보며 결함이 있을 때 좀 더 명백하게 밝힐 수 있는 조사기관이 더 있어야 한다든지 아니면 이 기관을 감시할 상위 기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최: "브레이크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브레이크가 안 들으면 사람 생명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이런 사실을 제작사가 알고 있다면 이걸 숨길 게 아니라 먼저 나서서 자발적 리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안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너무 놀라워요. 그리고 제작사들이 안 하면 리콜할 방법이 없어요. 카트리가 결함 조사를 해서 리콜 조사를 내리지만 지금까지 왔다는 건 카트리도 제대로 안 한다는 거잖아요. 이게 안타깝죠.

국토부도 의지를 가지고 정확하고 면밀히 조사해 주시기를 바라고요. 운전자들도 자기가 결함이라는 사실을 자동차 리콜센터에 신고 많이 해야 해요. 그래야 조사할 수 있어요. 운전자들도 욕하고 불안해만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자동차 리콜센터'에 신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추가 보도 계획 있나요.
최: "8월에 벤츠 브레이크 결함 보도했을 때 제보가 많이 들어왔어요. 이것(아연 도금)과 다른 원인도 있더라고요. 그걸 계속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국토부가 제작 결함 조사를 제대로 하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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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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