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016년 이후, 페미니즘은 나날이 화두가 되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 대중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를 외치는 '4B'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2030 비혼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의 대중화 흐름에 있어 '기혼 여성/여성 청소년'이 가지는 맥락은 다르다.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가부장제의 부역자'로 불리우는 기혼 여성과 '딸다움, 아들다움'을 요구 받으며 자라온 청소년들의 경험은 '2030 비혼 여성'의 경험과는 또 다를 것이다. 이제는 주류 페미니즘 담론에서 배제되어 왔던 기혼 여성과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청소년 페미니스트인 우리는 '엄마페미니즘 탐구 모임 부너미' 회원들과 대담을 진행해보았다. '부너미'는 한옥에서의 '부넘이'(아궁이에서 태운 땔감이 구들장을 달구기 전 지나가는 장치로, 연기의 역류를 막는다)처럼, 페미니즘이 역류하지 않고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도록 하려는 엄마들의 페미니즘 모임이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재원(소소말) – 안녕하세요. 나이는 19살이고 고등학교 대신 대안학교를 나와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대안학교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로 많이 떠올라서, 페미니즘을 인문학의 차원에서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이 되어 페미니즘 동아리를 하고, 소소말기자단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수민(소소말) – 저도 같은 대안학교를 졸업해서 함께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고, 인권에 관심이 많아 작년부터 인권동아리를 운영 중입니다. 단지 출생의 우연뿐인 사회에서 누군가는 소외받는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성경(부너미) – 저는 부너미를 만들어 엄마들과 읽고 쓰는 탐구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논의에서 청소년 인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잖아요? 엄마들도 비슷하거든요. 비혼, 비출산을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이 많아서 기혼, 유자녀 여성들은 소외 받는 입장이지요. 결혼하면 끝이 아니거든요. 결혼제도를 선택하고,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이 경험하는 여성문제는 결이 다른 또 다른 문제가 많아요. 엄마들이 주체가 되어서 페미니즘 논의를 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엄마들이 직접 말하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글쓰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고요.
 
은주(부너미) – 2014년 결혼해서 지금은 네 살짜리 아들, 여섯 살 연상의 남편,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워킹맘'이랍니다.
 
원정(부너미) – 결혼은 2009년에 했는데 딸아이가 지금 19개월입니다. 동갑내기 남편과 함께 살고 있어요. 지금은 휴직 중인데, 워킹하면서 양육을 해보지는 않았고, 내년 3월부터 복직을 앞두고 있어서 긴장상태입니다. 독서를 하다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부너미 모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엄마페미니즘 탐구 모임 '부너미' 회원들과 청소년 페미니즘 기자단 '소녀, 소녀를 말하다' 기자단원들이 함께 책을 들고 웃고 있다. 왼쪽 위부터 원정, 지혜, 수민, 재원, 서진, 은주, 성경 순.
 엄마페미니즘 탐구 모임 "부너미" 회원들과 청소년 페미니즘 기자단 "소녀, 소녀를 말하다" 기자단원들이 함께 책을 들고 웃고 있다. 왼쪽 위부터 원정, 지혜, 수민, 재원, 서진, 은주, 성경 순.
ⓒ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관련사진보기


- 인터뷰이 분들에게 '가족'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은주 – *원가족에 있었을 때는 불편했던 적이 많았어요. 대학 때는 부모님 몰래 학생운동이랑 집회도 하고, 연애도 해봤어요. 회사를 그만뒀을 때는 눈치를 보느라 위장 출근도 해봤죠. 근데 이걸 하나도 모르세요. 완벽한 위장생활을 했었죠. 부모님은 저에게 통금을 주셨는데, 가지고 있는 이런 비밀들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가 싫었어요. 결혼하고서 남편에게는 비밀 없이 이야기하곤 해요. 저희 남편, 아이,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 평화롭고 걱정하나 없어서 좋아요. 제가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는 나를 숨기지 않아도 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요.(*원가족/원가정 : 개인이 태어나서, 혹은 입양되어 자라온 가족)
 
성경 – 원가족은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집안이었어요. 성장하는 동안에는 보수적인 가족테두리의 기존질서를 잘 따르다가, 결혼하고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부터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가족은 가치관이 맞으면 더할 나위없다고 생각해요. 남편이랑은 추구하는 가치나 삶의 방식이 맞아서,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소통이 잘되죠. 아이는 가치관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여서 흡수력이 좋기 때문에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요.
 
원정 – 두 분은 결혼을 잘 맞는 사람과 한 케이스예요. 저는 남편하고 가치관이 안 맞거든요. 살아온 배경이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남편과의 관계보다 언니, 동생과 함께 있을 때가 더 좋아요. 가족에 대해 물어보면 원가족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통제받고 혼나는 시간이 많아서 부모님과는 사이가 안 좋았는데, 여전히 부모님과 자매에게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언니하고만 있으면 행복하더라고요.
 
수민 – 저희 부모님도 비슷한 경우여서 원정님의 말씀에 공감이 됐습니다. 저희 가족은 어떤 면에서는 남보다 못한 관계였어요. 부모님과 저의 관계는 굉장히 일방적이었고, 그 안에서 저는 존중받지도 안전하다고 느끼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가족을 생각할 때 애증의 관계에서 '증'이란 감정이 먼저 떠오르는데, 또 역설적으로 사랑을 받고 싶기도 해요.
 
재원 – 저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더욱 가족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디까지는 말해야 되고, 그러면서도 어디까지는 비밀로 해야 한다는 '선'이 있잖아요. 하지만 '가족'에게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생각이나 비밀을 허울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 가족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저도 부모님도 서로에게 힘든 일을 곧잘 털어놓곤 하거든요.
 
- 일상 속에서 '딸은 이렇고, 아들은 이렇다'하는 편견으로 인해 고정된 성역할을 강요받거나 불편했던 경험이 있으실까요?
 
수민 – 아버지가 딸은 애교가 있어야지라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근데 저보단 남동생이 더 애교가 있어요. 보통 엄마와 딸은 친구 같은 관계여야 된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아서 동생이랑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재원 – 저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와 대화를 많이 하는데, 그래서 '딸 같은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저희 형은 독립적인 편이거든요.
 
성경 – '아들 같은 딸', 이런 것도 '아들은 이렇고, 딸은 이렇다'라는 틀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아이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아요. 저희 딸은 활동적이고, 둘째는 남잔데도 애교 넘치고 공감을 잘하거든요. 근데 사람들은 그건 '소수' 혹은 '예외'라고만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별적으로 아들과 딸을 구분 짓고 판단하려고 하죠.

첫째인가, 둘째인가도 관계있는 것 같아요. 만약에 저희 아이들도 딸, 아들 관계없이, 태어나는 순서가 바뀌었으면 또 성격이 달라졌을 거예요. 첫째는 장남, 장녀라는 압박이 있어서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나가려고 하고, 막내는 가족들 사이에서 귀여움을 받으니까 더 애교를 부리는 거죠. 성격이란 건, 성별과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 딸이나 아들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가정 내에서 강요받는 역할이나 모습도 많은 것 같아요.

수민 – 페미니즘 공부를 하면서, 밉게만 느껴졌던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희 가정 내에서 자식교육은 어머니가 담당을 하고 계신데요. 엄마만 저희의 성적에 집착하고 무리하면서까지 저희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점에서 불만이 많았었어요. 돌이켜보면 사회적으로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자식교육을 담당하도록 요구 받아온 게 크더라구요. 제가 학교에서 일을 하다 보니, 교육 강연회를 할 때에도 주로 어머니들이 오시는 경우를 많이 봐요.
 
재원 – 제가 공교육 중학교를 다닐 때에도, 학원 스케줄이나 학교성적에 신경을 쓰시는 건 어머니였어요. 어머니가 일을 하시는 것에 관해서 가족 내에서는 시각이 좋지 않았어요. 어머니, 아버지가 같은 계열사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어머니가 집을 비우시는 것에 대해 할머니가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어머니, 아버지 모두 똑같은 가치의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만 집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어요.
 
성경 – 사회적으로 엄마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좁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100명이면, 각자 개성이 있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건데, 엄마라는 이유로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거예요. 아이들의 교육이나 양육을 담당해야하는 틀에 짜 맞춰 들어가야 되니까 힘들더라고요.
 
은주 – 그 틀이란 것이 '모성신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모성애라는 단어에 문제가 있어요. '돌봐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한테나 있는데, 모성애라는 단어로 표현해 버리니 마치 엄마한테만 그렇게 해야 하는 걸로 표현되고 말아요.
 
성경 – 아이를 예뻐하는 마음은 출산해야 생기는 마음이 아니에요. 조카들을 보면 저보다 애를 더 잘 봐요. 아이를 낳지도 않았지만, 아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거죠. 모성애라는 말은 애를 낳으면 애를 꼭 사랑하라는 강요처럼 쓰여요. 육아가 힘들다고 하면 아이를 안 사랑하는 것처럼 등치시키죠. 아이가 오늘 밉게 보이면, 내일 사랑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건데, 주변에서는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하는 거예요. 엄마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요.
 
 2017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서 '딸들의 페미니즘'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 속 피켓에서는 "다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어머니의 말에, 딸이 "그 사랑은 제가 선택하지 않았어요"라고 밝히고 있다.
 2017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서 "딸들의 페미니즘"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 속 피켓에서는 "다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어머니의 말에, 딸이 "그 사랑은 제가 선택하지 않았어요"라고 밝히고 있다.
ⓒ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관련사진보기

  
- 인터뷰이 분들은 '맘충', '노키즈존'과 같은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며 돌아다니고 싶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성경 - <82년생 김지영> 소설을 읽다가 '맘충'을 묘사한 부분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아이와 공원 산책을 하며 1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엄마를 향해 무심히 던진 말이었죠. 저는 결혼을 선택하고, 일보다는 아이를 선택했을 뿐인데, 무능과 혐오가 필수옵션으로 따라왔다는 생각에 참 허무하고 우울하더라고요.

원정 - 무엇보다 맘충이라는 말에 문제의식을 못 느끼고, 엄마들이 스스로 사용할 때가 많은 게 가장 안타까워요. '저런 사람이 맘충이야', '맘충이 되지 말자'등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자기 검열하며 상대를 손가락질 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곤욕스럽죠.
 
은주 - '자유하는 개인'이라는 표현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자유하지 못하는 거죠. 나 자신으로 존재하면 되는데 끊임없이 타인의 평가, 시선, 특히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인정을 받고 싶은 거죠.
 
원정 - 약자는 집단화 된다. 강자만 개별화 되는 거예요. 여성들의 삶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으며 획일적인 존재로 표현되기 십상이죠.
 
수민 - 최근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사회 속에서 약자에 대한 혐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거 같아요. '아이 통제도 못하면서 왜 나왔냐', '아이들은 너무 시끄러워서 싫어'와 같은 표현이 종종 들려와요.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아이였을 때가 있었고, 자기통제가 안 돼서 실수를 하기 마련이었죠. 그런 시절을 잊고 사회적 약자인 아이와 엄마를 폄하하는 것은 굉장히 좁은 시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은주 - 저는 유모차를 끌면서 장애인의 불편함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경험하지 않으면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자체가 병리현상이에요. 결국 혐오의 화살은 끊임없이 돌고 돌아 자신에게 오는 것을 보지 못하는 거죠.
 
재원 - 예전 논란이 많았던 '김치녀' 표현과 많이 비슷한 거 같아요. '김치녀'라는 표현이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남성이 가장으로서 부인과 자식들을 전적으로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틀을 만든 것 또한 기득권층에 있는 남성들이죠. 같은 맥락으로 어머니만이 항상 아이와 붙어 다녀야만 한다는 사회적 틀에 의해 맘충이라는 말이 나왔다 생각해요. 맘충이라는 용어 자체가 '엄마들은 본인 자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비호한다'는 편견에서 생긴 혐오표현이잖아요.
 
- 그렇다면, 평등한 가정을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것들, 할 수 있는 것들과 사회에 요구해야 하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재원 – 모성신화는 여성들이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느끼는 갈등과 분노, 부적절한 가사분담에 대해 침묵하게 만들었어요. 모성애는 어머니어서 타고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만들어진 것인데 말이죠. 가정 내에서 모성애에 대한 고찰이 필요해요.
 
수민 - 제 삶에서 나이 위계에 벗어나본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오늘의 경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가정 내에서도 서로를 종속하거나 고정된 역할로 메어두지 않고, 한 사람의 존재로서 존중받아야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자식은 부모가 되어본 적이 없지만 부모는 자식이 되어본 적이 있으니까 부모가 더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 - 나와 다른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결여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평생을 비슷한 사람들과만 어울리며 살다보니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어렵죠. 예를 들면 장애 학교가 따로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혐오하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남자와 여자, 장애와 비장애, 어린 사람과 나이든 사람 등 다른 존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원정 - 같은 맥락으로 교육의 변화가 절실해요.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으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부재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청소년을 격리시키게 되죠.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더욱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으며 인권감수성은 자연히 늘어날 거예요.
 
은주 - '낙태죄 폐지'라고 생각해요. 낙태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까지의 과정은 무시 되잖아요. 낙태죄로 인해 여성들이 아이를 많이 낳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구시대적이에요. 저출생을 극복하는 방법은 필요하지만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해요.
 
수민 - 저는 요즘 '생활동반자법'에 관심이 많아요.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가족 유형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늘 존재해왔고, 최근 들어 그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에 대한 지원은 한참 부족하죠.
 
재원 - 초‧중‧고등학교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부장제 사회가 주었던 억압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에 대해 배움으로써 소통이 안 되는 부모님과 자식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과정이 평등한 가정을 만들고, 사회에서 '혐오표현'을 없애는 길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성경 - 집을 떠날 수 있는 아이들, 부모의 품을 떠나 새로운 삶을 상상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사회를 꿈꿔 봐요. 사회에 다양하고 안전한 다른 공동체가 많아지면 부모의 학대나 억압을 더 이상 참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아이들도 많아지겠죠. 지금 현실은 아무리 자격 없는 부모여도 집을 떠나면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성폭력, 가정폭력과 같은 폭력을 견디면서 사는 아이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사회니까요. 건강한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가정을 떠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실제로 떠날 수 있는 대안이 확실히 보장된 사회라면 부모들도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잖아요.
 
 '소녀, 소녀를 말하다' 기자단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녀, 소녀를 말하다" 기자단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관련사진보기


이번 대담을 통해 엄마와 자녀가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었다. 놀라웠던 사실은 사회적으로 청소년과 엄마가 처한 위치가 유사하다는 점이었다. 엄마와 청소년은 항상 단편적으로 표현되며 소외받는 집단들의 목소리는 수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나다운 나로 살기 위해 가부장제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사라지는 사회를 외친다. 타인이 자유롭지 않다면 나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나 혼자서는 나를 구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탄 사람이다.

[소녀, 소녀를 말하다]
① 소녀가 될 것을 요구받아온 시간을 떠올립니다
② 다섯 명이 시작한 스쿨 미투, 서로의 용기가 되다
③ "많은 고발? 참고 견뎌온 학생들이 그만큼 많았던 것"
④ 학교에서 페미니스트로 살만하신가요?
⑤ 직장 안 다니는 어른 있듯 학교 안 다니는 애들 있다.

덧붙이는 글 | '소녀, 소녀를 말하다' 프로젝트는 소녀가 직접 소녀의 삶을 취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스쿨미투, 가부장제, 탈코르셋, 팬덤 문화 등 소녀의 삶과 맞닿아 있는 주제를 다룹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내가 사랑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랑하고, 동경하고 싶은 것을 오롯이 동경하며,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들로 인해 다른 선택들에서 배제 당하지 않는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