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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근 강릉시장
 김한근 강릉시장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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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초선인 김한근 강릉시장이 취임 후 첫 개혁 대상으로 지목한 '민간보조금사업 재정비' 사업이 지난 20일 최종 마무리돼 강릉시의회에 제출됐다. 이를 놓고 지역에서는 '성공적이다'라는 평가와 '즉흥적이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 시장이 민간보조금 재정비를 통해 얻은 득과 실은?
성역 '민간보조금 36개 사업 지원 중단' 개혁 이미지 부각
즉흥적, 소통부재 한계로 약속한 삭감 규모 절반도 못 미쳐  


"심사 과정에서 시장이 견딜 수 없는 압력과 고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떠한 정치적인 선호와 관계없이 단호하게 집행하겠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달 4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사례인 '민간보조금사업' 예산을 절반으로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히며 한 말이다.

강릉시는 지난 20일 이런 김 시장의 의지를 반영한 '2019년도 당초예산안'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김 시장은 "'민간보조금 절감예산'을 일자리 창출, 인구 늘리기, 취약계층 지원 등 경기활성화 사업에 전환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삭감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자신이 약속을 지켰음을 알린 것이다.

시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15일 민간보조사업 지원 삭감을 위한 '민간보조금 제로베이스 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심한 결과, 36개 사업 4억2700만원에 대해 지원중단을, 50개 사업에 대해서는 지원 축소를 결정했다. 전체 삭감 규모는 약 18억 원 정도다.

아직 시의회 심의 통과라는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로써 김 시장의 첫 개혁 시도는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된 듯 보인다. 김 시장 역시 "시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시장이 주도한 '민간보조금 지원사업 재정비'는 진행과정에서 이해관계 단체들과 강릉시의회, 심지어 공무원 내부에서까지 반발과 불만이 이어지는 등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비판 속에서도 개혁 취지와 필요성을 인정하는 '원론적 찬성' 분위기가 형성돼 추진 동력이 됐다.

민간행사에 시 예산을 지원하는 '민간보조금' 사업은 과거부터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돼 왔지만, 선출직 단체장들은 감히(?) 손댈 엄두조차 못냈다. 강릉시의 내년 민간보조금 당초 예산액은 총 296개 사업에 94억 1천6백만 원으로, 매년 100억 가까운 세금이 민간행사 보조금 명목으로 쓰여지고 있다.

선출직 단체장 입장에서 보면, 선거 때마다 표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단체에 대해 섣부른 예산 삭감이나 중단 선언은 그들을 적으로 만드는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강릉시 한 관계자는 "보통 매년 지원하던 예산은 대부분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관례다, 이것을 끊으면 반발이 심해서 정말 결정하기 어려운 일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의 이번 결정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김 시장이 약속한 절감액 규모가 당초 발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졸속추진' 비판이 나온다. 또, 진행 과정에서 보인 소통 부재 행보 역시 불만을 낳았다.

김한근 시장은 당시 민간보조금 예산 50% 삭감을 약속했다. 강릉시 2019년 민간보조금 당초 예산이 296개 사업에 94억1천6백만 원임 감안하면 그 목표치는 47억 원 정도로 예상됐다. 김 시장 역시 "4년간 100억 가까운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민간보조금 제로베이스 시민위원회'가 36개 사업 지원 중단을 통해 절감한 금액은 4억 2700만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당시 강릉시는 예산기획과 자체 심의를 통해 "94억원의 20%인 18억 정도의 보조금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 시장은 시민위원회 발표 이후 민간보조금에 대한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하면서 삭감 목표액을 20억 원 정도로 낮췄다. 게다가 심사 대상 개수도 당초 296개에서 260개로 줄었다. 강릉시는 이에 대해 스포츠 분야 일부를 묶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시장은 '50% 삭감' 공개 약속을 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억 원으로 목표를 슬그머니 낮춘 셈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적은 18억 원 정도가 삭감됐다. 이 때문에 김 시장이 발표 전 실무진들과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거나 '과대 포장' 발표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시장이 즉흥적으로 발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통부재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특히 예산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는 강릉시의회(의장 김한근)의 발발이 컸다. 시의장을 비롯한 일부 시의원들은 "자격도 없는 민간인들을 데려다 예산 심의를 한다는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예산 심의 때 이 부분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또 예산 중단 결정이 난 행사 주최 단체들 역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 행사 주최 단체 관계자는 "매년 지원하던 예산을 갑자기 중단해 황당하다"며 "지역 시의원들을 찾아가 예산 심사를 통해 원래대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실제 강릉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내 예산 지원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행사 단체들이 행사장이나 전화로 항의 하는 바람에 힘들다"며 "시장이 사전에 시의회와 논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때문에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민간보조금 사업이 강릉시 원안대로 통과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불만의 목소리는 강릉시 행사 관련 부서 담당자자들에서도 나왔다. 이들은 "비전문가들이 모여 고작해야 3~4일 동안 전체 예산을 검토하고 관련 부서 담당 계장, 과장을 불러 '줄이라' '마라'라고 틀에 맞춘 듯 권위적으로 하는 것은 너무 인위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비판에도 김 시장에게 동력을 실어준 것은 '개혁 취지'에 대한 지지 분위기다. 지역 내에서는 이번 민간보조금 예산 재정비 사업의 가장 큰 의미는 '36개 행사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선인 김한근 시장의 민간보조금 재정비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예산 중단'이라는 강수를 관철시킴으로써, 대 내·외적으로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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