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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를 따 자동차를 운전하기 시작한 지 어느새 30년 가까이 됐습니다. 운전대를 처음 잡았을 때는 반듯하게 앉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움켜잡고 앞만 똑바로 바라봤습니다. 신경이란 신경은 다 곤두세우고, 감각이란 감각은 다 동원했지만 목적지까지 가면서 보는 건 겨우 다른 차들과 부딪히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찻길 정도였습니다.

차창 밖으로 뭔가가 휙휙 끊임없이 지나가며 이어지는 것 같기는 한데 정작 시야에 들어오고 기억으로 더듬을 수 있는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반듯한 자세로 계속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여유가 생겼습니다. 주변도 보이기 시작하고, 자세 또한 어느 정도는 편안하게 해도 운전을 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10년이 지나고 20년쯤이 지나니 이젠 다 보이고 다 들렸습니다. 일부러 운전을 한다는 마음을 먹지 않아도 운전을 하는 게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되었습니다. 차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 변화와 떨림까지도 손끝에 와 닫는 촉감처럼 이렇게 저렇게 구분되었습니다.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먹고 명상을 해보겠다고 시작해보지만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습니다. 시간은 지루하고, 몸만 뻐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듯하게 앉아서 시작하는 운전이 그러하듯 명상 또한 연습하고 훈련하며 반복하다보면 휙휙 지나가는 풍경 같았던 마음의 실체가 어느새 보이고 어느새 느껴집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 지은이 강명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12월 12일 / 값 17,000원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 지은이 강명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12월 12일 / 값 17,000원
ⓒ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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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지은이 강명희, 펴낸곳 담앤북스)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유식 수행법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의 책입니다.

한 달에 한 번 한 가지 수행법을 익히는 초심자용 수행 프로그램, 마음을 다스리는 12문 명상법을 만든 저자가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2박3일 초심 수행 강의를 녹음한 것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논문을 쓰거나 책을 펴내기 위해 쓴 원고가 아니고 사람들, 마음을 다스려 보겠다는 초심수행자들을 마주보며 한 강연이기에 실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마음, 이미 경험했을 수 있지만 미처 모르고 있던 명상법까지를 실사구시적으로 더듬어 가는 내용입니다.

게다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등이 궁금한 초심자들이 묻고 이에 답하는 질의응답까지를 담고 있어 강연장의 분위기와 수행자들의 관심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책은 '수행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해 '몸 관찰', '느낌관찰', '마음관찰' 등으로 이어지며 '걷기명상', '자연명상'과 '자비관'까지 12가지 명상법을 담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밥도 잘 주지만 집에 사람이 오면 무조건 차비를 줍니다. 돈 많은 사람이든 돈 없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6·25 때 피난을 가는데 돈이 없었대요. 철도청에 다니는 누구를 통해서 공짜로 부산행 기차를 탔는데, 차표 검사하는 사람이 오면 걸릴까 봐 그렇게 가슴을 졸였답니다. 그 뒤로 집에 누가 왔다 갈 때는 항상 차비를 줬어요. 그게 좋은 일, 선행이에요.' -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197쪽

'겨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추위와 눈을 떠올리고, 여름이라는 말을 들으면 더위와 장마가 생각나는 것처럼 우리는 어떤 단어를 듣게 되면 어느새 연상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명상'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조용한 곳에서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릴 거라 생각됩니다. 심지어 명상은 당연히 그렇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명상은 어묵동정행주좌와, 말을 하고 있거나 침묵하고 있거나, 움직이고 있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거나, 걷고 있거나 멈춰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자세에서도 가능합니다.

명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명상은 당연히 그런 모습,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삼각형 자세가 집중하는 포인트를 잡기에 좋은 자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좌선은 앉아서 집중하는 명상법입니다. 좌선 수행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좌선이 중요한 것은 삼각형 자세를 하기 때문에 집중하기가 좋아서입니다. 마음에 집중하는 포인트를 잡기에 좌선이 좋은 방법이지요. 좌선을 통해서 행선까지 가야 올바른 수행법입니다. 기본적인 것은 좌선을 통해서 배우는 게 좋아요. -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287쪽-
 
명상이 좋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널리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따라하며 익히는 명상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왜?'에 답할 수 있는 명상, '어떻게'를 알고 하는 명상이라면 마음을 다스리는 이유를 알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점점 익숙해지며 분명해 질 것입니다.

명상은 동서고금빈부귀천, 어묵동정행주좌와를 가리지 않으니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명상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으니 다만 남의 이야기처럼만 들리는 낯선 생소함 때문에 차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입장이라면,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에서 내 마음을 가장 잘 다스릴 수 있는 명상법 한 가지를 찾아보는 것도 행복의 키워드를 찾는 단초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 지은이 강명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8년 12월 12일 / 값 17,000원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

강명희 지음, 담앤북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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