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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사옥 로비에서 농성중인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 위원장
 SBS 사옥 로비에서 농성중인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 위원장
ⓒ SBS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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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전국 언론노조 SBS 본부(이하 SBS노조)가 지주회사 체제 청산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윤창현 SBS노조 위원장은 농성에 들어가며 "껍데기만 남은 미디어홀딩스 체제를 해체하고 SBS 중심으로 자산과 기능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격변의 파고를 넘을 미래 전략을 구현하자는 최종안을 사측에 제시했다"라며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SBS 미래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사측과 대주주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사측과 대주주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실 SBS노조의 지주회사 문제 제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더구나 2017년 지주회사에 대한 노사합의가 있었다. 그런데 왜 다시 농성에 들어간 건지 궁금해 지난 13일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서 윤창현 SBS노조 위원장을 만나 이유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 농성 3일째잖아요. 바람이 아직 찬데 어떠세요?
"얼마 전까지 파인텍 노동자 분들은 굴뚝 위에 올라가 계셨잖아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저는 황제 농성이라고나 할까요(웃음). 회사 로비에서 하잖아요. 힘든 면이 없는 건 아닌데 견딜만 합니다."

- 혹시 사측 반응 나온 게 있나요?
"지난 1년간 논의가 공전 되고 결정할 사람들이 결정 안 하면서 갈등이 심해졌어요. 그래서 노조가 지난 연말부터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고 있어요. 최근 들어서는 회사도 진전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꾸준히 문제제기 해오셨는데 왜 지금 농성을 시작하신 건가요?
"저희가 자세한 내용을 다 설명 드릴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는 한데 해가 뜨기 전 제일 깜깜하잖아요. 그런 타이밍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가장 진통이 극심해요. 노조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고. 하지만 이 고비가 넘어가면 갑자기 모든 게 진전될 수도 있는 상황에 와 있는 것 같아요."

- 노조원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사실 지주회사에 얽힌 문제가 10년 됐지만, 회사 경영에 관련한 문제고 디테일하고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이에요. 그래서 이 내용을 오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자료집을 만들어 전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열 차례 정도 조합원 간담회를 열어 수백 명의 조합원을 만났어요. 만나서 한 시간 가까이 설명하고 토론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조합원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보고요.

지금 진행하는 SBS 정상화 서명운동에 저희 조합원이 1100명인데 900명 이상이 서명을 했어요. 아마 기사 나가는 시점엔 1000명이 넘어갈 겁니다. 거의 전 조합원이 서명했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비조합원까지 적극적으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계세요."

- 지주회사 체제를 해체하고 SBS 중심으로 조직 기능과 자산을 통합해야 한다는 게 노조 요구잖아요. 2017년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017년 합의는 SBS 지주회사 체제에서 10년 동안 수익 구조가 망가졌는데 그걸 정상화한다는 합의예요. 정상화하도록 노사가 정하자는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냐가 있잖아요. 이행 방안에 관련한 논의가 계속되었던 거예요. 거기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거예요.

예를 들어 남북이 교섭하더라도 통일한다는 원칙을 정해 놓는다고 통일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방법으로 제도를 꿰맞추고 어떤 방법으로 갈등 해소할지 하는 방안들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방안들이 마련돼야 하는데 계속 안 되고 논쟁이 왔다 갔다 했던 거예요.

그 과정에서 결국 미디어 홀딩스의 의사결정이 필요하잖아요. 그 의사결정 할 수 있는 게 결국 대주주인데 대주주가 임명 동의 합의 이후에 SBS 관련 논의에 소극적으로 자세가 바뀌었어요.

제가 농성하는 이유도 대주주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SBS라는 방송사를 제대로 굴러가게 해서 시청자도 이롭고 국민도 이롭고 대주주도 명예롭고 직원들도 더 안정적인 구조에서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자는 거지 누굴 배척하자는 게 아니에요. 성격을 명확히 하고 대주주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거예요. 서로 반목하고 대치하는 10년 동안의 갈등 구조를 마감하자는 거예요."

-  2017년 합의할 때 방법은 왜 합의 안 한 건가요?
"그 방법까지 완결적으로 연구할 만한 시간이 없었어요. 미디어홀딩스 아래 계열사들이 지주회사 체제의 잘못된 구조하에 SBS 이익을 편취해 SBS의 콘텐츠 생산능력, 투자의 질이 나빠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 저희가 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어요. 그런 환경 속에 수익 구조를 정상화 하는 문제는 거래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 방법 중 SBS에 가장 유익하고 손실이 적은 방식이 뭐냐를 결정해야죠. 그러면 모든 안을 놓고 검토해야 하는 거예요.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현재 SBS 콘텐츠구조 도식도
  현재 SBS 콘텐츠구조 도식도
ⓒ SBS노조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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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지분 36.9%를 소유한 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체제에서 SBS가 수익 유출 통로로 전락했다고 비판하셨던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이걸 말로 설명하기 되게 어려워요. 뭐냐면 예를 들어 이 기자님이 배추장사를 해요. 밭도 가지고 있지만 중간 도매도 해요. 그러나 밭은 형제의 공동명의고 중간 도매상은 기자님 단독명의예요. 어차피 같은 배추 생산해서 파는 거잖아요. 그러면 어디에서 이익을 많이 남기면 기자님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갈까요? 당연히 다 자기 것인 중간 도매상이죠. SBS에 벌어진 문제도 똑같아요.

SBS는 방송법상 지분 제한 때문에 지주회사라 할지라도 40%를 못 넘잖아요. 그러나 SBS 콘텐츠를 유통하는 미디어홀딩스의 다른 계열사들은 지분이 높아요. SBS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원가 부담 다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엔 이익을 적게 남기기 위해 가격을 후려치고 유통하는 회사 이익을 많이 남기는 거예요. 그런 방식으로 SBS 이익이 빠져나간 거예요."

- 언제부터죠?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부터예요. 뭐냐면 SBS 밑에 SBS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다른 형태 자회사가 있으면 법적으로도 지분법이 묶여서 하나의 재무제표에 반영될 수 있잖아요, 그러나 홀딩스 밑에 형제 회사로 되어 있으면 두 개는 별개의 회사잖아요. 쉽게 설명하면 유산 다툼 벌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하나의 소득을 가지고 서로 많이 가져가려고 싸우잖아요. 그런 갈등이 벌어지는 거예요. 더군다나 저희는 가족관계도 아니고 엄연한 회사 대 회사의 문제인데 그런 거래구조 자체가 부당하게 형성되면서 SBS로 축적되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재투자 되어야 할 돈이 밖으로 유출된 거예요. 그래서 그동안 문제제기를 한 겁니다."

- 미디어 홀딩스가 필요 없지 않나요?
"미디어 홀딩스는 예전에 태영이 SBS 직접 지배하다 소유 경영을 분리하자고 해서 지주회사를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SBS 경영에는 회장과 부회장이 간섭 안 하고 지주회사를 지배하면서 지주회사만 간섭하는 형태가 된 거잖아요. 그런데 그 지주회사 밑으로 SBS 자회사를 세운 거예요. SBS가 지배하던 걸 지주회사가 지배하면서 SBS 콘텐츠 유통하던 회사까지 빠져나간 거예요. 그러면서 이익 유출이 벌어지기 시작한 거죠."

- 홀딩스가 없어져야 하나요?
"저는 궁극적으로 그게 맞다고 봐서 합병을 주장하는 거예요. 왜 그러냐면 원래 지주회사 체제는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에도 나와 있어요, 미디어홀딩스가 SBS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잖아요. 미국이나 유럽 지주회사들은, 자회사 지분이 80~90% 예요. 완벽히 지배해야 해요. 그러나 우리는 상장기업이 20%만 넘어도 지주 회사가 지배할 수 있어요. 진입 장벽이 낮으니 지분율 가지고 장난쳐서 SBS처럼 사익을 편취하는 일이 너무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지금 공정거래위원회는 저걸 고치겠다는 거예요. 점진적으로 하겠지만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을 대폭 상향해서 궁극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지분과 비슷하게 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거든요.

이럴 경우 무슨 문제가 벌어지냐면 SBS가 지주회사체제로 묶여 있잖아요. 근데 SBS는 지분 상한선이 40%에 묶여있어요. 지주회사를 공정거래법에 맞추려면 방송법을 바꿔야 하고 방송법에 맞추려면 지주회사가 방송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거예요. 두 가지 법이 충돌하는 상황에 와 있는 거예요. 충돌 상황이 벌어지는데 어떡할 거냐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봐도 지주회사 체제를 해체하는 게 맞죠. 방송법을 고칠 순 없잖아요. 방송법상의 소유지분 제한을 다 풀어요? 그럼 재벌과 기업이 배타적으로 지배해서 문제가 커질 수 있잖아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면 발전적으로 이 문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 지난 10여 년 동안 SBS 사내 유보금은 1.4배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SBS콘텐츠허브는 4.3배, SBS 미디어홀딩스 3.1배, SBS플러스는 2.2배 늘었다고 진단하셨던데 근거는 무엇인가요?
"전부 회사 자료와 공시자료를 저희가 계산한 거예요. 다 공개된 자료예요. 자료집 보시면 (지분율 그림 참조) 금감원 전자 공시를 기준으로 보면 콘텐츠 허브가 5배 가까이 올랐죠. 플러스는 3배죠. 그러나 SBS는 1.41배밖에 안 늘었어요. 심각해요. 저희가 추측해서 계산한 게 아니라 공개된 자료예요. 이 숫자에 대해서는 회사가 반박할 수가 없어요. 자기들도 알아요."
  
 SBS 지주회사 체제 유보금 변화 및 증감율
 SBS 지주회사 체제 유보금 변화 및 증감율
ⓒ SBS노조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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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면 회사는 왜 '미디어홀딩스'를 고집한다고 보세요?
"지주회사 전환이 2008년 이뤄지는데 그 전에 민방특위를 만들고 노와 사, 시청자들까지 참여해서 소유 경영 분리의 틀로 지주회사 체제를 만든 것이거든요. 회사 측 논리는 사회적 합의를 왜 깨느냐는 주장인 것인데, 노조는 사회적 합의 정신이 이미 깨졌다고 보는 것이죠.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은 2008년 지주회사 전환 직후부터 훼손된 채 10년동안 방치돼 왔기 때문입니다.

2017년 임명동의제 합의하면서 겨우 정신을 되살리기는 했지만, 지주회사 체제 자체가 소유 경영 분리의 틀이라는 대전제가 사측에 의해 이미 깨져 버린 것이죠. 임명동의제도는 지주회사 체제와 상관없이 시행할 수 있는 제도이니까요.

또 하나는 소유 경영 분리 틀로 만든 지주회사 체제가 나중에는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수익 유출 시키는 통로로 변질했잖아요. 어떻게 바로 잡을 거냐는 것이죠. 소유 경영 분리의 원칙은 대주주가 손 뗄 수 있도록 임명 동의제 같은 거로 보완해서 복원할 수 있는데 수익 수조의 문제는 남아 있는 거예요.

구조를 바꾸지 않은 한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2017년 SBS 수익 구조 정상화라는 내용을 합의에 집어넣은 거예요. 예를 들어 큰 송유관에 누군가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파이프를 설치했어요. 필요할 때마다 빼돌리다가 주변 사람들이 난리를 치니 파이프를 잠그고 기름 안 빼간다고 해요. SBS와 홀딩스 구조가 똑같아요. 파이프를 잠근 거예요. 그럼, 사람들이 안 빼갈 거라고 믿어요? 파이프를 아예 없애야죠."

- 이전에 빼간 거도 있잖아요.
"그건 별도의 문제죠. 뽑아가는 파이프가 그대로 남아있고 수도꼭지만 잠그면 사람들이 믿어 주냐고요? 파이프를 제거해야죠. 그 작업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논의가 쉽지 않은 거예요. 이 논의가 부드럽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노와 사 그리고 대주주 간 신뢰 문제가 커요. 그게 복원되면 다소 합의가 미흡하더라도 믿고 신뢰하며 갈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가기에는 신뢰 수준이 높지 않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합의를 좀 더 완벽하고 꼼꼼히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워낙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특히 이명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지상파 죽이기와 다름없는 방송 정책을 써오면서 가뜩이나 미디어 환경이 어려운데 지상파가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해 버리고 정신 차리려고 보니 세상이 바뀐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문제로 논란을 오래 끌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빨리 정비하고 사업과 방송할 수 있는 구조를 복원한 다음에 경쟁력 회복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농성은 언제까지 할 생각이세요?
"농성을 중단하려면 노사와 대주주 삼자 간에 앞서 말씀드린 이행 방안과 관련한 과거와 다른 차원의 합의가 나와야 한다는 거예요. 합의문이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 하시고 싶은 말 있나요?
"저희 노조가 '리셋 SBS' 투쟁이라는 걸 벌여왔잖아요. 두 가지 축입니다. SBS 신뢰 위기는 권력과 유착, 방송 사유화와 같은 문제로 국민이 믿고 보는 방송을 못 했어요. 신뢰 위기 뿌리 제거하는 작업이 임명 동의제를 관철하는 작업이었다면 또 한 축의 위기는 구조의 위기예요.

다른 지상파 방송도 다 어렵지만, SBS는 특히 지주회사 체제 문제와 수익 유출의 문제 같은 게 중첩되어 있었기 때문에 구조의 위기를 SBS 자체적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SBS가 제대로 자리 잡고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런 구조의 위기를 해소하는 작업이 바로 노동조합이 전개하는 지주회사 해체 투쟁인 겁니다. 이 과정을 통해 구조 위기를 해소하고 더 좋은 방송을 만들어서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고 그걸 가지고 콘텐츠에 활발히 투자하고 그것이 결국 시청자 이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게 이 싸움의 목적이에요. 무턱대고 월급 올려 받자는 싸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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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