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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호 KBS 탐사보도부장
 최문호 KBS 탐사보도부장
ⓒ 최문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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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단행된 KBS 인사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탐사보도부장으로 임명된 최문호 기자다. 최 기자는 KBS 탐사보도 1기다. 즉 KBS 탐사보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멤버다. 하지만 친일 인사들에게 대한민국 훈장이 수여됐다는 '훈장' 시리즈를 단독으로 취재·제작했으나  KBS의 방송 불가 판정 때문에 2016년 사표를 내고 뉴스타파로 떠났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KBS에 특별 채용 형식으로 복귀했다. 그는 전에 있었던 탐사보도부로 가서 취재하던 중 2월 인사에서 탐사보도부를 책임지는 부장이 되었다. 복귀 이야기와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최문호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최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대중이 믿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탐사보도"

- 탐사보도부장 맡으신 지 20여 일이 지났어요. 어떻게 보내셨어요?
"실질적으로 3월 4일부터 첫 출근이었어요. 첫날 부원들에게 새로운 부장으로 신고식을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이해하는 탐사보도라는 게 어떤 것인지 부원들에게 설명하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부원들과 토론도 했어요. 탐사보도 부서가 돌아가는 체계를 잡아야 할 거 같아요.

그래서 취재나 발제. 기사 쓰기, 마감 같은 것에 대해 시스템을 갖추고 앞으로 취재 분야도 여건상 모든 걸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사회 가장 심각히 여겨지는 분야에 집중하자고 설명했어요. 그동안 진행 중인 취재에 대해서 설명 후 부원들과 토론도 하고 어떻게 가면 좋겠다는 의견도 교환하고 새로운 취재 들어온 것을 부원들에게 일정 정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타진하니 20일 지난 거 같아요,"

- 기자님이 생각하는 탐사보도는 뭐예요?
"탐사보도를 흔히 학문이나 이론적으로는 감춰져 있거나 은폐된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변화를 추구하는 보도라고 정의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저의 주장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대중이 믿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탐사보도라는 거예요. 즉 저의 주장을 설득시키는 언론 실천이 탐사보도라고 이해하죠."

- 지난해 탐사보도로 박사학위 받으신 거로 아는데 전후가 다를 거 같은데.
"이번에 쓴 논문 주제가 탐사보도예요. 연구대상은 뉴스타파 기자들이 어떻게 탐사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거예요. 제가 이해하는 탐사보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들의 신념, 열정 그리고 소명 의식이에요.

일반 언론학에서 기자는 관찰자로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최소 탐사보도만큼은 그렇지 않아요. 탐사보도는 자기 신념을 열정적으로 구현하는 언론 실천이기 때문에 자기 신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에 대한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탐사보도를 잘한다는 관점으로 뉴스타파를 연구하고 분석해서 KBS에 와서도 그게 맞다는 생각에 그 방향으로 해보려고 하죠,"

- 그럼 탐사보도 기자는 관찰자가 아닌 건가요?
"그렇죠. 역사적으로 미국 언론 역사를 보면 언론이 이념적으로 정파성을 띤 정파지였어요.  하지만 그것에 대한 패해 때문에 완전히 주관을 배제하라는 객관주의로 간 거예요. 그러나 탐사보도는 주관을 배제하고 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탐사보도는 관찰자가 아니라 주창자인 거고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현실 참여하는 성격에 가까운 거예요. 객관 보도로 탐사보도를 설명하면 설명이 안 돼요."

- KBS 탐사보도부 1기로 알고 있어요. 1기란 타이틀이 부담되진 않으신가요?
"부담스럽진 않아요. 오히려 KBS 탐사보도가 대한민국 방송에서는 선도자 역할을 했잖아요. 거기 한 멤버로 활동했다는 것에 나름 자부심을 느끼죠. 또 그때 배운 것들이 지금도 연결되거든요. 그래서 그 시기가 부담스럽진 않아요. 다만 그때와 지금 상황이 달라진 면이 있어요. 그땐 탐사보도가 생소한 상황에서 KBS 탐사보도라고 하면 사람들이 호응해주고 반응을 보였는데 지금 모든 언론이 탐사보도 하는 상황에서 과연 KBS만의 차별화가 어디서 나올 것인지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이 크죠."

- 부장이라 취재는 어려워 아쉬울 거 같은데.
"맞아요. 그러나 제 취재를 조금씩이라도 하는 게 목표예요. 현장을 가려고 하고요. 그래서 오늘(13일) 오전에 부장으로서 일하고 몇 군데 취재했어요. 아직은 현장에 나가는 기자이고 싶지 안에서 관리만 하는 부장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을 해요."

- 현장에서 느끼는 매력이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살아있다는 걸 느껴요. 나가서 사람 만나고 안 되는 걸 조금씩 취재해 알아가면서 제가 기자로서 살아있고 아직 기자로서 배울 게 많으니 현장을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리고 그 욕심을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고요."

"KBS 뉴스가 예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 2년 만인 지난해 KBS로 돌아오셨잖아요. 2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길다면 긴 시간인데 돌아왔을 때 어떤 느낌이셨어요?
"뉴스타파에 있던 기간이 2년 반이에요. 그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에요. 왜냐면 뉴스타파 때도 팀장이었는데 간부지만 취재 이외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그리고 뉴스타파는 모든 걸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가 명예 회복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복직했는데 많은 사람이 환영해 줬어요. 그 자리에서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 KBS가 아플 때 나도 아프더라. 이제 KBS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어요."

- 퇴사할 때와 비교해 봤을 때 지금 KBS 분위기가 어때요?
"지금부터 3년 전이죠. 그땐 한창 싸울 때였잖아요. 취재를 못하고 싸웠죠. 그때 취재 못한다는 생각을 자각하지 못한 거 같아요. 돌아와서 보고 새롭게 체제가 갖춰졌지만 아직은 조금 더 끌어올려야죠. 그러나 요즘 보면 KBS 뉴스가 예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 안정되어 볼거리도 있고 여론에 영향 미치는 거 같고 그래서 요즘은 되게 기분이 좋아요."

- 아무래도 뉴스타파의 경험이 도움 될 거 같아요.
"도움 되죠. 왜냐면 엄청 취재 많이 하고 기사 많이 썼어요. 제 기사도 쓰지만 후배들 기사도 쓰고 후배들과 같이 취재하고 같이 다큐 만들면서 KBS에 있을 때보다 훨씬 일 많이 했거든요. 그러면서 시행착오를 겪잖아요. 지금 도움이 많이 돼요."

- 뉴스타파 계실 때 팀장이었지만 취재 하셨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그렇게 취재하려는 건가요?
"맞아요. 뉴스타파 있을 때도 매번 취재는 아니지만 한동안 팀장 역할 하다 취재 나가는 과정이 몇 번 있었는데 안에서 데스크 볼 때보다 취재나가는 게 훨씬 재밌었어요.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할 때도 담당이 아니었거든요. 데이터 팀이 커버하라고 해서 탄핵 심판 열릴 때마다 갔는데 그렇게 가니 너무 즐겁고 좋아요. 지금도 하루종일 부장으로 있는 거보다 취재하러 나가는 더 기분 좋다니까요. 그게 뉴스타파 영향이죠. 아직은 제가 앉아있는 기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첫 자리에서 부원들에게 청와대와 국회 탈피하자고 했어요"

- 직전 탐사보도부장이었던 유원중 기자는 탐사보도부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인력충원은 되었나요?
"인력이 충원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이번에 노사가 단협을 바꾸면서 지역 총국이 동의하는 조건에서 서울로 탐사보도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광주에 있는 김효신 기자가 탐사보도를 배우겠다고 올라왔어요. 그래서 한 명 늘어난 거죠."

- 부족하진 않나요?
"물론 늘려주기를 기대했죠. 그러나 저희가 성과를 내고 '탐사보도가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저기 좀 더 투자해도 된다'라는 소리가 나와야죠. 여기(탐사보도부)는 일종의 투자예요. 경제부나 정치부는 의무잖아요. 탐사보도부는 좀 더 투자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증원해달라고 할 수 있는 거지 지금은 얘기할 단계가 아니죠. 그래서 국장이나 본부장에게 인원 말씀 안 드렸어요. 아직 더 투자하기 이른 시기인 거 같아요."

- 앞서 잠깐 말씀하셨지만 요즘 방송사마다 탐사보도 하잖아요. 그래서 차별성이 있어야할 거 같은데.
"그래서 첫 자리에서 부원들에게 청와대와 국회 탈피하자고 했어요. 국민의 생존 문제, 지금은 1:9 또는 신 노비사회니 청와대나 국회 등 정치 권력 감시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시민의 생존 문제에 집중하는 게 성과 낼 수 있고 차별화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어요."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전통적으로 탐사보도는 정치 권력 감시에 집중해왔잖아요, 그 기능은 좋아요. 그 기능을 계속 유지하되 그 이외에 뭘 할 것이냐 했을 때 이것저것 다하려고 한단 말이에요. 그러지 말고 정치 권력은 정치 권력대로 감시하되 나머지 부분은 한군데 집중하자는 거예요. 그럼 집중할 대상이 뭐냐면 시민의 생존으로 본 거예요."

- 탐사보도의 핵심은 뭐라고 보세요?
"탐사보도는 자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주장을 설득시키는 과정이고 그 과정의 핵심은 기자의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뭔가에 대한 열정적인 헌신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죠."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부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해 그들이 누군가에게 '기자님 고맙습니다'라는 얘기를 듣게 하고 싶어요."

 
 최문호 KBS 탐사보도부장
 최문호 KBS 탐사보도부장
ⓒ 최문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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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뉴스타파와 협업했는데 그건 계속 유지할 생각이신가요?
"네. 할 거예요. 근데 어떻게 할 거냐죠. 뉴스타파가 가지고 있는 특종을 저희와 공유할 것이냐예요. 지금은 거기도 안 하고 있어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제가 특종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만 방송하면 고발하고자 하는 대상이 안 바뀔 것 같아요. 다른 매체가 같이하면 확률이 높아질 것 같아요. 그럼 제안하겠어요. '우리에게 이게 있는데 우리는 이 정도 인원이니 너희도 이 정도 인원까지 해서 이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헤쳐서 뒤집어 엎자'고 하고 싶어요. 그럼 바뀔 거 아니에요. 내 특종은 없지만 세상은 바뀌어 있잖아요. 그러니 협업이 이뤄지는 게 가장 큰 특종이죠."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탐사보도를 경쟁의 시각이 아닌 변화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좋겠어요. 세상을 바꾸겠다면 때로는 경쟁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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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