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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상가 구입자금 특혜 대출 의혹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당사자인 KB 국민은행은 여전히 특혜 대출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4일 만난 다른 시중은행 대출 관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대출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일부 은행 관계자는 "10억원 대출은 평범한 수준이며, 많게는 20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선일보>는 국민은행이 김 전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 매입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대출서류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건물에서 상가로 볼 수 있는 부분은 4곳뿐이지만 은행이 이를 10곳으로 산정하면서 대출액이 부풀려졌는데, 이는 당국의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규제 유예기간엔 RTI 미달해도 누구든지 대출해줬다"
 
깐깐해진 대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은행권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비롯한 새 대출규제를 시행한 26일 오전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모습. DSR는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합산, 연 소득과 비교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을 고려하던 기존 방식보다 대출한도가 줄어 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8.3.26
▲ 깐깐해진 대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은행권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비롯한 새 대출규제를 시행한 26일 오전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모습. DSR는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합산, 연 소득과 비교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을 고려하던 기존 방식보다 대출한도가 줄어 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8.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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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행업계는 이 같은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승인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그런 경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는 금융당국의 권고사항이었다"며 "이 때문에 국민은행이 (상가 개수를 늘려) 맞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은 연간 임대소득이 연간 대출이자액의 1.5배가 넘을 경우에만 대출을 허용하는 RTI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다만 당국은 은행들이 새 규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같은 해 10월30일까지는 이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예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대출을 원하는 임대업자의 RTI가 1.5에 미달하더라도 은행 자체 한도 내에서 대출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김 전 대변인의 대출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B은행 관계자는 "일반 회사원이 같은 조건에서 신청했어도 대출이 가능했다"며 "규제 유예기간 동안에는 RTI가 미달되더라도 담보가치가 충분했다면 대출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로 가격이 상승해 매매가 이뤄진다거나 다른 부분으로 대체 가능해 담보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은행원이 판단했다면 대출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신청이 들어오면 담보평가도 하고 신용평가도 하는데 은행이 가장 집중해서 보는 부분은 신용도, 채무상환능력"이라고 했다. 그는 "채무상환능력에 문제가 없다면 이어 RTI를 보게 되는데 유예기간에는 RTI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누구든지 통과를 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임대사업자대출로 나간 총대출금액의 10%를 RTI 기준 미달 소비자의 대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내부규정을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은행이 1000억 원을 임대사업자대출로 썼다면 100억 원은 RTI 미달 분에 쓸 수 있었다는 얘기다. RTI 유예기간 중에는 어떤 소비자가 임대사업자대출을 신청하더라도, 신용 등에 문제가 없고 은행 내부 한도가 남아 있었다면 대출이 가능했다는 것이 국민은행 쪽 설명이다.

A은행 관계자는 "해당 대출의 적정성을 이야기할 때 상가 개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며 "상가를 10개가 아닌 4개로 봤어도 대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말이다.

"은행이 대출해줄 때는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는지가 첫 번째로 중요하죠. 그것만 놓고 보면 여기는 재개발될 것도 뻔하고, 임대수익도 있죠. 대출이자보다 임대료가 적다고 하는데, 이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또 본인이 상가 주택부분에 들어가 살 예정이어서 (전·월세) 쓸 돈도 아끼는 거고요. 제가 이 정도 가격에 상가를 사서 대출한다 해도 은행 입장에선 전혀 문제 없을 걸로 판단했을 겁니다. 25억 원 중에 10억 원을 대출한다는데 말이죠."

"임대수익 0원이어도 대출 가능"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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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은행업계에서는 RTI 규제가 지난해 10월31일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는 임대사업자대출의 대출가능금액을 계산할 때 임대수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A은행 관계자는 "임대수익과 대출한도는 관련이 없다"며 "RTI가 개입되면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대사업자대출은 기업대출로, 가계대출과 달리 대출한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임대수익이 0원이어도 대출이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임대수익을 보는 것은 대출자가 이자를 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고 부연했다. 국민은행이 김 전 대변인 대출의 한도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상가 개수를 과다하게 산정하고 추정임대수익을 부풀렸다는 의혹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은 것.

다만 은행이 RTI를 고려하게 되면 임대수익이 대출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이자는 2000만원, 임대수익은 3000만원으로 예상되면 RTI가 1.5로 나와 10억 원을 대출 받을 수 있는데, 만약 임대수익이 1000만원이라면 대출금은 3억 원에 그치게 되는 것. 그렇지만 김 전 대변인 대출의 경우 규제 유예기간에 이뤄진 것이어서 RTI 지표가 대출한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은행업계 쪽 설명이다.

임대사업자 대출한도 계산공식에는 임대수익이 없다

실제 국민은행이 공개한 일반상가의 담보대출한도 산정 공식에도 임대소득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부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과 매매 실거래가격 중 낮은 가격에 지역별·물건별 부동산담보회수율을 곱한 뒤 상가임대차법에 의한 세입자의 보증금을 빼는 식으로 대출한도를 계산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오히려 상가 개수를 늘려 잡으면서 김 전 대변인의 대출한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울렛 등을 생각해 보면 상가 안에 파티션만 치면 개별상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상가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창고 등을 상가로 가정하고 대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은행은 상가 주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 상가를 경매에 넘겨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때 세입자의 보증금은 최우선변제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출한도에서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대출심사 때부터 상가 개수를 최대한 늘려 산정했다는 것이 국민은행 쪽 설명이다.

금융감독당국은 RTI 규제 유예기간에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한 것이 규제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계도기간 중 은행이 가용범위 내에서 RTI 미달 대출자에게 대출하는 것이 당국 가이드라인 위반이나 위법사항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김 전 대변인 대출과 관련해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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