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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섭 KBS 팩트체크 팀장
 정윤섭 KBS 팩트체크 팀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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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JTBC <뉴스룸>에서 시작한 '팩트체크' 코너가 어느새 뉴스에서 꼭 있어야 할 코너로 자리 잡아 가는 듯하다. 지상파 중 팩트체크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SBS다. SBS는 '사실은'이란 코너로 팩트체크를 하고 있다. MBC 또한 '팩트 설명해 주는 기자(팩설기)'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KBS는 아예 지난 3월 보도국 내에 팩트체크팀을 신설했다. JTBC처럼 매일 팩트체크 코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안에 따라 하는 팩트체크가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팩트체크팀 신설 한 달쯤 지난 3일 KBS 팩트체크 팀장인 정윤섭 기자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정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 3월 초 팩트체크팀이 신설되었어요. 한 달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지금까지 <뉴스9>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이다?', '선거 개혁 법안은 패스트트랙 대상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인도네시아 인사말은 외교적 결례다?', '이부진씨 의혹에 대해 영장 없이 압수 가능하다?', '4.3 수형자 재심 무죄 아니다?'란 제목으로 5번의 보도가 나갔어요.

아이템을 어떤 걸 해야 할지,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전달할지 포맷을 계속 고민 중이에요. 그게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보니 포맷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하는데 KBS 입장에서 방송뉴스 기준으로 새로운 걸 해본다는 거로 힘들게 보내고 있습니다."

- 매일 하는 건 아닌 거 같던데.
"매일 하다 보면 매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있잖아요. 그러면 팩트체크 대상과 전달 능력이 질의 차이가 있을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매일 하는 건 아니고 할만한 아이템 있으면 해요.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한 셈인데 방송 횟수를 늘려나가야겠죠."

- 팩트체크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팩트체크 필요성은 10년부터 선배들이 고민했더라고요. 그땐 지상파뿐이었죠. 그러나 최근 플랫폼이 많아지고 거기에서 정보가 유통되고 그러다 보니 팩트체크 중요성이 커져서 필수가 됐잖아요. 저희가 작년 초 파업 후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팩트체크에 대한 걸 어떻게든 해보자고 해서 '팩트체크K'라는 코너를 만들긴 했어요.

사실 모든 취재 기본은 팩트체크잖아요. 그러다 보니 팩트체크하는 부분이 계속 리포트화 되고 별도의 팩트체크 포맷 형식으로 하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동시 논의된 게 아예 별도 팀을 만드는 게 어떨까란 얘기가 있었는데 실제 그걸 해보자는 거죠. 2월 정도부터 논의되었고 <뉴스9> 코너로 들어갈 테니 제가 하는 '뉴스줌인' 코너 제작 성격으로, 제 연차가 팀장급이니 팀장 맡고 기자 몇 명 보강해서 팀 만들고 시작한 거죠."

- 기존에 '팩트체크K'가 있었지만 팩트체크팀이 있었던 건 아닌 거 같은데.
"방송을 위한 '팩트체크K'팀은 만들었지만 디지털에서는 김양순, 임주현 기자가 거의 맡아 팩트체크 기사를 계속 생산해 왔거든요. 그 두 사람은 6.13선거에서 토론회 실시간 검증으로 상을 받기도 하고요. 하지만 팩트체크팀은 방송을 위해 만든 거라 약간 이원화되어 있지만 협업하는 식이에요."

- 팀원이 4명이라던데 부족하진 않으세요?
"팀 꾸릴 때 취재 부서에서 인정받은 기자들로 구성됐고 매일 하는 코너가 아니다 보니 인력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은 없어요. 저희보다 먼저 시작해서 자리 잡은 매체들의 팩트체크 인원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기자 수는 많은 거 같아요. 대신 어딘 작가가 많다거나 하는 차이가 있어서 인력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죠. 대신 이후 취재라는 게 여러 가지 자료도 찾는 것이 있어서 조금 더 활성화되면 전문 리셔쳐나 플랫폼을 넓힌다면 그런 쪽으로 인원이 보강하는 식을 예상하고 해요."

아이템 선정할 땐 충분히 토의 거쳐야 한다는 기준 있어

- 다른 방송사 팩트체크와 차이는 뭔가요?
"타사는 팩트체크 어떻게 하는지 타산지석 또는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봐야하잖아요. 차이라고 하면 저희가 생각하는 팩트체크는 가짜뉴스를 정하고 그것에 대한 문제가 뭔가거든요. 그러나 어떤 때 타사를 보면 어떤 이슈의 쟁점을 설명한다거나 정보전달식으로 평소 같으면 리포트나 기자가 출연해서 할 이야기를 팩트체크 형식 차용해서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런 시도도 분명 해볼 필요가 있는데 그건 그거대로 다른 포맷으로 소화하고 정확히 팩트체크할 걸 선정해서 기본 지키는 방향으로 해보려고 해요. 차이가 있다기보다 정확히 말하면 배우고 있다가 맞을 거예요. 어떻게 차별성을 둘지도 고민하고요."

- 차별화에서 어떤 게 가장 고민인가요?
"결국 아이템이죠. 모든 기자의 고민은 아이템이잖아요. 이게 어려운 거 중 하나가 쟁점이 있다면 리포트는 쟁점을 반반으로 설명을 같이 해준다거나 쟁점에 대한 견해가 어떤지는 리포트로 풀 수 있는데 팩트체크는 결론을 내야잖아요. 팽팽하게 논쟁이 되는 쟁점은 그만큼 결론 낼 근거가 부족하니 그런 거잖아요. 그런 걸 다루는 게 쉽지가 않죠.

대신 저희가 주로 차별화하려고 하는 건 그런 첨예하게 논쟁되는 것 중에서 핵심적 내용이 뭔지 그것의 팩트체크를 통해서 소모적 논쟁을 방지하는 게 팩트체크 의미가 있다면 그런 쪽으로 해보려고 해요. 차별화라기보다 그게 기본이기는 하죠. 차별화라면 아이템 좀 더 많이 해봐야 하는 거지만 KBS 팩트체크는 다른 매체 팩트체크와 이런 차이가 있더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거죠. 그게 정확히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요."

- 아이템 선정 기준이 있나요?
"팩트체크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일단 나름 세운 기준이라면 안 할 걸 쳐내는 거잖아요, SNS에 많이 되는 생활밀착형 같은 팩트체크도 많죠. 예를 들어 뭐와 뭐는 같이 먹으면 안 된다는 생활상식은 배제하고요. 그런 게 나중에 팩트체크 팀의 영역이 넓어지면 들어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고요.

또 하나는 지금 첨예한 논쟁이 뭔가죠. 사회 정치 중 아이템을 찾으려고 해요, 본질이 뭔지 찾는 기준을 우리끼리 잡는 게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어떤 이슈를 정하면 판단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해석의 문제라 아이템 잡기 어렵기는 한데 아이템을 선정하면 나름의 판정 결과가 예상되는 게 있잖아요. 그러나 그걸 예단하지 말아야죠, 기초적인 취재를 하고 그 상태에서 보도할지 말지를 판단할 때요.

대신 어떤 예단이 나올 수 있는지는 토론합니다. 미리 점검은 해놓는 거죠. 그 정도 기준이고 대신 업무적인 기준이라면 수시로 회의를 많이 해요. 브레인스토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시로 얼굴 보고 대화하고 토론해서 최종 판정한다거나 아이템 선정 판단할 땐 충분히 토의를 거쳐야 한다는 기준은 있죠."

- 정치인 발언 팩트체크 하는 거도 뉴스에선 중요할 거 같아요.
"맞아요. 정치인 발언 중 자신의 정파적 이익 때문에 왜곡하는 것도 많고 자기에게 유리한 거만 끌어와 하는 거도 많고 하기 때문에 정치인의 발언은 팩트체크의 가장 기본적인 소재가 됩니다. 영향력이 크잖아요. 가장 대표적이고 핫했던 게 5.18 망언 관련해서 북한군 개입 여부나 유공자가 혜택 싹쓸이한다는 게 있었잖아요. 저희가 그땐 팩트체크팀이 없었지만 그런 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정치인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는 뉴스 가치가 있기 때문에 아침마다 정치인이 어떤 발언하는지 스크린하는데 대신 거기서 어려운 건 단지 정치적 레토릭일 뿐인지 아니면 발언을 일일이 따라다니면 중요한 걸 놓칠 수 있어서 그 발언이 얼마나 확산되는지도 따져봐야 거든요. 그래서 정치인 발언도 중요한 소재 중 하나로 보죠."

대중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왜곡이 많이 퍼져

- 팩트체크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사실상 24시간 체제예요. 출근 직후부터 아이템을 찾고, 그 아이템이 적절한지, 어떻게 취재할지, 어떻게 전달할지 수시로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하는 시스템이죠."

- 방송 매일 하는 건 아닌데 매일 그렇게 하나요?
"이슈들은 매일 살아서 움직이니 스크린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할만한 아이템이 걸릴 수도 있고 저희는 주간 단위 코너도 아니에요. 있으면 하거든요. 예를 들어 4.3 아이템은 관련 가짜뉴스는 무엇이 있는지 미리 기획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슈가 살아 움직일 때 아이템을 취재하니 언제쯤 보도하는 게 좋을 거 같다든지 사실 매일 아이템 올리고 기초취재해서 버리는 소재가 두세 가지는 되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할 수밖에 없죠."

- 중요한 게 시의성일 거 같아요.
"맞아요. 이슈가 반복되고 이후 다시 올라오기도 하잖아요. 그날그날 취재해놓은 것도 버리는 거도 버리지만 그때 맞춰서 또다시 취재하는 식으로 하죠. 결국 시의성이 제일 중요한데 지나다보면 이걸 했어야 한다는 거도 많아요."

- 그중 몇 가지 소개 가능하세요?
"가장 기본적으로 1일이 만우절이었잖아요. 만우절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데 팩트체크팀이 다른 거 취재했거든요. 만우절에 팩트체크팀 기사가 없었다는 게 아쉽죠. 그리고 JTBC인 거 같은데 김학의 전 차관이 출국 금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는데 그건 정리할 수 있었지만 놓쳤어요. 대신 반대로 외교적 결례 아이템이 여러 가지 논란을 낳았지만 저희는 저희대로 의미있게 취재했었고 팩트체크 하다보면 보통의 언론사와 다른 방향의 결론이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 건 노력한 거죠. 언론사들이 팩트체크 하는 걸 보며 공부도 하지만 놓친 게 생각보다 많진 않은 거 같아요."

- 어려운 점은 뭐예요?
"팩트체크라는 건 아이템 선정도 선정이고 아이템 정했을 때 저희가 거짓인지 사실인지 판정해야잖아요. 판정하기 전에 충분한 근거 취재했는지 저희끼리 논쟁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사건 기사 같은 경우 '누가 이렇게 주장했는데 피해자는 이렇게 주장한다'라고 가면 되지만 저희는 저희대로 하나 명제가 있으면 거기 각종 자료가 사실인지 아닌지 충분한 크로스 체크 해야하기 때문에 기존 취재 방식보다 좀 더 어려운 거 같아요."

- 팩트체크하는 거니까 팩트체크에 더 신경 쓰일 거 같아요.
"그럼요. 모든 취재의 기본은 팩트체크인데 여러 가지 살을 붙일 수 있다거나 취재물 담을 수 있죠. 이건 맞는지 틀리는지 결정해야 하니 논쟁을 소개하거나 분석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판단해줘야 할 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해서 저희까지 '이 정도면 됐어'가 맞는 건지 아니면 더 취재해서 자료 확보해야 하는 건 아닌 건지 등 스스로의 검증이 제일 어려워요. 저희가 어떤 사안을 사실 혹은 거짓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다른 데에서 '그거 사실 아닐 수도 있어'라는 공격이 들어올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을 방어할 논리를 만드는 게 어려운 거 같아요."

- 요즘 각 방송사마다 메인 뉴스에 팩트체크 코너를 두는 데 이런 흐름은 어떻게 보세요?
"팩트체크라는 중요성 때문에 그렇게 흐름 가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여러 형태의 리포트가 있잖아요. '이건 이거다'라고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코너가 분명히 필요한 거 같고요. 대신 최근 신문 기사 보면 제목은 팩트체크라고 했지만 자기들이 하고 싶은 주장을 전문가 몇 명 의견 따서 팩트체크라고 했어요. 그것도 사실 여부를 판단 안 하고요. 팩트체크 포맷을 이용하거나 왜곡하는 현상이 있는 거 같아요, 근데 매인 방송사들이나 주 언론에서 가는 방향은 괜찮다고 봐요."

- 팩트체크가 중요해진 이유는 뭘까요?
"워낙 왜곡된 정보가 많아지니까요. 예전에는 뉴스에 나왔다면 끝나는 건데 지금은 정보가 생산하고 유통되는 플랫폼이 워낙 많잖아요. 대표적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돌아다니는 얘기죠. 기존 언론사가 얘기하는 거보다 대중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왜곡이 많이 퍼지는 거죠. 왜곡 정보로 피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여론이 왜곡된다거나 하는 게 많아서 더 필요한 거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최근 KBS 팩트체크팀이 생긴 계기가 될 수도 있겠죠. KBS가 다시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들려고 보도국 구성원들이 힘들 게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아직까진 불신이 많이 돌아오지는 않는데 공영방송 KBS 뉴스는 중요하니까 좀 더 관심 가져주시고 코너들을 만들었는데 여러 가지 지적이라든지 관심과 소재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KBS가 공영방송 뉴스로 노력하는 과정을 다시 한번 관심 있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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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