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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은 음악악보에서 올림표입니다. 정보통신업계에서는 해시(#)라고 부릅니다. #표식 뒤에 글자나 문장을 이어붙이면 해시태그라 불리죠. 해시태그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말들을 분류하고, 모아 검색도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의 작품을 SNS 온라인 상에 올리고, 이 자료에 '#민화' 혹은 '#minhwa'라고 올려놓으면, 온라인에 접속돼 있는 한 이 세상의 누구라도 거기 도달할 수 있는 거죠. 로드아일랜드주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RISD)의 'Joanne Jeehyun Han(한지현)'이라는 작가가 서울 성수동의 김이숙 대표에게 연결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해시테그는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역할을 한다.  미국 리즈디(RISD)의 ‘숨은’ 작가 한지현을 김이숙 대표와 연결한 것은 '#minhwa' 한 단어였다.
▲ #해시테그는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역할을 한다.  미국 리즈디(RISD)의 ‘숨은’ 작가 한지현을 김이숙 대표와 연결한 것은 "#minhwa" 한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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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숙 (디자인포럼) 대표는 지난 3월 18일, 스카이프로 미국에 있는 한지현 작가와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메일과 메시지가 오고가기는 했지만, 첫 만남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노트북과 핸드폰을 번갈아가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작품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통해 '새 작가를 발굴'한 김 대표는 메일을 보냅니다.

"작품을 보았다. 서울 성수동서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를 하는데, 참여해 줄 수 있느냐?"

한지현 작가는 메일을 본 뒤, 역시나 해시태그 등을 통해 '스페이스 오매'에 대한 자료를 쭈~욱 찾아 보았습니다. 그리곤 답변 메일을 보냈죠. "기쁘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3월 18일 통화에서 결정된 내용은 다음 몇 가지입니다. 혹시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가? 들어온다면 언제인가?

전시일정은 한지현 작가의 부탁으로 잠정 결정일에서 조금 연기되었습니다. 6월 1일 졸업 예정인 한 작가를 배려한 것이었죠. 날짜 결정에 큰 상관이 없는 다수와 필연적 사유가 충돌하는 소수가 있을 때, 의견을 소수쪽으로 틀어준 것이었습니다. 이 결정은 이후의 진행상황에서 볼 때,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스페이스 오매에서의 전시 이후, 헤이리의 소금항아리 전시가 잡혔는데, 그 시기가 7월초였던 거죠. 텀을 짧게 하면, 전시의 연속성에서 도움이 되죠.

우물정 # 해시태그와 스카이프가 연결하는 세상

작품을 어떻게 보내올 것인가? 그 작품들은 판매용으로도 가능한가? 더 만들 수는 있는가? 등등의 실무적 협의도 끝내고, 한지현 작가와 역시나 스카이프로 대화를 나누어습니다. (한지현 작가는 지난 4월 5일 성수동 미니프린트에서의 '워크숍'에 참여했고, 이 자리에서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초등 5학년 무렵 미국에 이민을 가서, 이제 대학졸업반이 된 사람. 나고 자라 정서를 키워준 땅과 지적 문화적 영향을 준 이국의 문화를 동시에 갖고있는 작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 처음 성수동과의 소통을 하게 됐던 일을 좀 설명해 주세요.
"김이숙 대표께서 어떻게 저를 찾으셨더라구요. 이메일을 주셨어요. 웹사이트에서 본 제 자수랑 프린트를 보고 함께 참여하자고 하셨어요. 저도 대표님과 스페이스 오매(대표 서수아)를 찾아봤죠. 인스타그램도 보고. 근데 성수동의 주택을 재건축해서 만든 공간이라는 거예요. 저도 브루클린도 찾아다니고, 성수동도 가봤었거든요. 서촌도 다니고요. 고개를 올라가는 성북동이나 부암동 갤러리 등도 무척 좋아했던 공간이었는데…. 그런 공간이라, 좋다고 했죠."
 
Foreigner's room. 한지현 작.  “Tajima software and digital embroidery machine”로 작품설명이 돼 있다. 타지마소프트 웨어와 디지털 자수 머신을 통해 만들었다.
▲ Foreigner"s room. 한지현 작.  “Tajima software and digital embroidery machine”로 작품설명이 돼 있다. 타지마소프트 웨어와 디지털 자수 머신을 통해 만들었다.
ⓒ 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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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은 텍스타일(섬유)을 전공한 작가죠. 작가님 소개와 이번에 소개될 작품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섬유와 사랑에 빠졌지만, 여러 매체와 재료로 일해요. 자수작품에선 제 방을 그렸는데, 거기 여러 요소를 넣었어요. 이케아 수납장이 있고, 한국식 소반도 있어요. 와인과 디저트도 있죠. 창을 통해서는 제가 좋아하는 산을 볼 수도 있고요.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것, 넣고 싶은 도자기도 있죠. (작품엔 직물제품인 러그 혹은 카페트도 깔려있다) 제 문화적 정체성을 늘 생각하며 만들어요. 그 방안에서 제 안의 것들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저 역시나 한지현 작가 웹사이트(JOANNEJEEHYUN.MYPORTFOLIO.COM)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그의 '뒷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인스타나 페이스북 혹은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죠.

그 공간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 그의 작품세계를 훨씬 더 자유롭게, 깊게 탐색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작가가 원재료로 삼는 것, 최종의 작품과, 그 사이의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머릿속, 혼자 있는 시간' 혹은 '작가가 공개한 작업 공정'에 잠시 접속을 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작품들이 나오는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죠.

작품 통해서 관객은 현실을 다시 읽고 보게 돼

시간상, 작가가 처음 보게 된 것은 기왓장, 기와집, 흙벽돌과 나무토막들입니다. 그것을 보는 것은 우리 일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가 달라지는 지점은 그 다음입니다. 한지현 작가는 그 이미지들을 여러 과정을 통해 변형합니다. 한번은 그걸 다른 재료를 통해 재현해 보는 것입니다. 시멘트나 혹은 기타 물감 등으로 종이나 천 등에서 '놀아본' 거죠.

어떤 구체적 대상에서 공통적인 어떤 것을 뽑아내는 행위를 추상(抽象)이라 하는데, 한 작가의 작업노트에 그 과정들도 있었습니다. 한지현 작가는 이 형태들을 토대로 (예를 들면 Tajjima Software) 프로그래밍을 하고, 이를 읽어내는 방직기(예를 들면 자카드 기계)에 걺으로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죠. 그녀가 몇 년에 걸쳐 이루었을 성취를 저는 그곳 포트폴리오 홈피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https://joannejeehyun.myportfolio.com.  현실에서 작업노트 및 추상화 과정을 거쳐 최종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 https://joannejeehyun.myportfolio.com.  현실에서 작업노트 및 추상화 과정을 거쳐 최종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 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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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현 작가가 이번 '민화 만화경'에서 전시하고자하는 또다른 작품은 웹사이트상에서 'MODERN MINHWA'로 이름붙은 현대민화입니다. 자신의 작업노트(종이)에 과슈로 그렸던 것을 패턴화해서 실크스린으로 만들었죠. 산과 달과 구름 등을 여러 색과 반복적인 형태로 만들었고, 이를 겹쳐서 만든 작품입니다. 웹사이트상엔 원단을 만들어 옷까지 제작해 놓았는데, 그건 가상의 것입니다. 이 작품들은 천으로 만들어 서향의 빛이 들어오는 오매의 창에 걸어놓을 생각입니다.

한지현 작가는 예상치 못했던 한국행을 했고, 4월 5일엔 성수동 미니프린트에서 열린 '실크스크린' 워크숍에도 참여했습니다. 한 작가에게 물었습니다. 이번 민화 만화경 전시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하고요.

"직물은 행위적인 거예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기는 것은 제 정서죠. 저는 늘 제 오리진, 뿌리에 대해 생각해요. 한국적이기도 하고, 미국적인 것도 있죠. 또 그런 점도 있어요. 현대세계는 너무나 바쁘게 많은 일들을 하고 살죠.

제 작업은 올이 하나하나 보여요. 손이 지어낸 과정, 노동의 자국이 보이죠. 그 작품을 봤을 때, 관객들이 제 행위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자가드는 호리전트(수평적)한 것과 버티컬(수직적)한 것이 짜내는 고정적인 것이지만, 작품은 계속해서 움직임이 있어요. 제 자아가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변해가는 것처럼요. 그런 걸 나누고 싶어요. 내가 존재하는 자리는 어디인가? 여기 공간 너머, 그 너머의 세계도 있다는 걸 느끼는 거죠. 잠시 멈춰선 상태에서…." 

 
왼편에서 세 번째가 한지현 작가.  4월 5일 성수동 판화공방 미니프린트[대표 최승현(제일 오른쪽), 사만다]에서의 워크숍에서.
▲ 왼편에서 세 번째가 한지현 작가.  4월 5일 성수동 판화공방 미니프린트[대표 최승현(제일 오른쪽), 사만다]에서의 워크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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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가와 같은 세상에서 삽니다. 하지만 그들이 현실에서 보는 것을 똑같이 보지는 못합니다. 작가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습니다. 다만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현실을,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체험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가르칠 수는 없고, 오로지 배울 수만 있는 '그것'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굳이 옷을 차려입고, 길을 나서고, 문 저쪽에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는 이유일 것입니다.

민화 만화경 전시는 오는 6월 성동구 성수동 오매 스페이스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민화의 주제를 넓히고, 표현의 형식을 다양화해보는 시도입니다. 전통의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여러 작품들과 작가들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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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