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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의 전 후 사진. 위 사진은 2018년 3월, 서울대 수의대에 들어가기 전 모습이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메이의 전 후 사진. 위 사진은 2018년 3월, 서울대 수의대에 들어가기 전 모습이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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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1일 오후 2시 7분]

"현재 알려진 바로는 복제견인 메이에게 '번식성'과 '생리학적 정상성'을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번식성을 확인한다고 과도하게 정액 채취를 해 성기가 기형적인 모습을 띤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아사 직전인 걸 보니 생리학적 정상성을 시험하겠다고 최대한 굶긴 것 같다. 얼마나 밥을 안 줘야 버틸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정부윤 비글구조네트워크(아래 비구협) 실험동물분과 팀장의 말이다.

인천공항 농축산물 검역탐지견으로 복무하다 서울대 수의대 동물실험 이후 처참한 몰골로 사망한 메이를 두고 동물학대 실험 의혹이 불거졌다. 복제견 메이는 2013년부터 5년 간 검역탐지견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3월, 서울대에 보내진 뒤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앙상한 몰골로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2월 사망했다.

그동안 메이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비구협 정부윤 팀장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8개월 만에 발견된 메이의 모습 처참"

-서울대에서 메이가 지난 2월 26일 죽었다고 발표했다.
"메이는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과 농림축산부 검역본부가 함께 한 '스마트 복제견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아이다. 마약탐지견, 경찰견과 같이 특정 국가 업무에 사용되는 개들을 '국가 사역견'이라고 부르는데, 스마트 복제견 사업은 사역견으로 쓰이는 개들을 복제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 연구팀은 복제한 개들을 검역본부에 제공하고, 검역본부는 이 복제견을 받아 검역 탐지 업무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메이도 그렇게 5년 동안 인천공항에서 탐지견 업무를 수행했다.
문제는 2018년 3월 이병천 교수 요청에 의해 메이가 서울대 소속으로 바뀌며 시작된다. 아사 직전의 메이 모습은 같은 해 11월, 이병천 교수가 검역 본부에 잠시 메이를 맡기는 과정에서 찍힌 것이다. 8개월 만에 발견된 메이의 모습은 처참했다."

-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현재 알려진 바로는 메이에게 '번식성'과 '생리학적 정상성'을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번식성을 확인한다고 과도하게 정액 채취를 해 성기가 기형적으로 튀어나오게 했고, 생리학적 정상성 실험을 이유로 최대한 굶겨서 저렇게 아사 직전의 모습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해 3월 이병천 교수는 왜 메이의 소속을 서울대로 바꾼 건가.
"아직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이 부분이 밝혀져야 그 기간 동안 메이에게 어떤 목적의, 어떤 실험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비구협 측은 서울대 수의대에 연구계획서와 연구 관련 서류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대 수의대는 이를 거절했다. 전부 '비공개처리' 된 내용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대 측은 이 논란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이나 근거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지난 16일, 비글구조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청와대 국민청원. 19일 오후 6시 30분 기준 7만 7542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지난 16일, 비글구조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청와대 국민청원. 19일 오후 6시 30분 기준 7만 7542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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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중인 퇴역탐지견을 구조해 달라고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렸다.
"그렇다. 서울대학교 수의대의 불법 동물 실험을 즉시 중단시키고, 실험 중인 퇴역탐지견을 구조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메이를 포함해 서울대로 이관된 퇴역 탐지견들은 총 3마리였다. 현재 두 마리는 아직 살아있지만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메이의 상황을 봤을 때, 남은 두 마리도 우려된다."

-청원에는 국가 사역견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국가 사역견이라고 실험견보다 상황이 낫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비구협에 접수된 내용 가운데 검역본부에 있는 '동이'라는 강아지의 사례가 있었다. 동이도 메이와 같은 비글품종 복제견이다. 제보 받은 동이의 영상에는 목줄이 러닝머신 손잡이에 묶인 채 강제로 걷는 모습이 나온다. 동이는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며 지낸다. 지속되는 과도한 실험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 사역견 복제 사업을 주관하는 동시에 동물보호법을 관리하는 농림부에도 책임이 있다.
   
 목줄이 런닝머신 손잡이에 묶인 채 강제로 걷는 동이의 모습. 현재 동이는 스트레스로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중이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목줄이 런닝머신 손잡이에 묶인 채 강제로 걷는 동이의 모습. 현재 동이는 스트레스로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중이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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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국가 사역견이 실험 동물로 쓰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이미 6-7년 전부터 꾸준하게 발생했다. 2012년 동물자유연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때도 검역본부 탐지견들이 이병천 교수에게 전달됐다. 2014년에는 천안 소재의 대학 연구실에 기증된 사례도 있다."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내 동물 실험의 34%가 교육기관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어떤 법도 교육연구기관을 규제하고 있지 않다. '동물보호법', '실험동물보호법(아래 실험동물법)'이 그 예다. 두 법률 모두 교육연구기관을 '예외 조항'으로 따로 분류해놓고 실험을 허용해주고 있다. 교육기관이 법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상태다.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동물보호법 제24조에는 '장애인 보조견 등 사람이나 국가를 위하여 사역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예외조항으로 '해당 동물종의 건강, 질병관리연구'에 대해서는 실험을 허용하고 있다. 즉, 대학 연구에 대해서는 허용한다는 의미다.

실험동물법도 상황은 같다. 제재 대상에 학교, 교육, 연구 기관은 아예 포함돼있지 않다. 이 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아래 식약처)가 주관한다. 우리는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동물 실험을 주관하는 곳은 대부분 의약처가 아닌, 연구 및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을 관리하는 부처에서 교육기관까지 제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법을 어떻게 개정해야 할까.
"2018년 4월 국회에서 실험동물법 적용대상에 대학을 포함시키는 개정안과 대학에서도 등록업체에서 실험동물을 공급받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식약처와 대학 측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는 '수많은 교육기관을 관리하기에는 인력 등 여건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 측은 '한 마리 당 1000만원이 넘는 실험용 비글을 구입하기에는 수의과 대학 예산이 턱없다', '예산의 증액 없이 등록된 실험시설에서 동물을 공급받게 되면 임상실습 자체에 차질이 생긴다'는 주장을 냈다.

법의 허점은 명확하다. 전체 동물 실험의 1/3을 차지하는 교육·연구기관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법의 사각지대가 확실한 데도,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는 상태다. 아무리 동물에 대한 법 조항이 늘더라도 구체적인 제재대상이 마련되지 않으면 문제는 제자리다."

- 해법은 무엇인가?
"물론 교육기관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학대'나 '불법'이 아닌, 최소한의 합법적인 절차를 지키는 선에서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연구기관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검증된 실험동물을 사용해야 한다. 실험동물들에 대한 처리도 법적 보호가 이뤄지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법의 허술한 부분부터 메워야 한다."

이에 대해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아래 윤리위)는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18일, 윤리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해당 사건과 관련해 대답해줄 수 있는 담당자들이 모두 부재한 상태"라며 답변을 피했다. 정민호 서울대 홍보팀장은 "현재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서 이병천 교수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리위 측은 홈페이지에 '담당자의 부재로 심의를 무기한 중지한다'는 공지를 걸어둔 상태다. 동물실험 계획서를 심사하고 사후 점검하는 서울대 윤리위 위원장인 박모 교수가 이병천 교수 사건 이후 사임을 표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의 사임에 따라 서울대의 동물실험 심의는 전면 중단됐다. 이어 서울대는 18일에 이병천 교수의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를 중단시키고, 실험동물자원관리원 원장직 직무를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17일부터 이병천 교수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복지정책팀 관계자는 19일 "우리가 진행되는 연구 과정 내의 모든 윤리성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업을 함께 한 이상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실험계획 등 연구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놨다. 점검반을 구성해 현장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동물보호법에 의거해 합당한 제재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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