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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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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 16분. 바닷가 옆 카페에서 독서모임 중이었다. '쾅'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카페가 흔들렸다.

"지진났나?"

지진이 아니고서야 3층짜리 건물이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재난 문자는 오지 않았다. 카페의 철제 계단에서 사람이 부딪친 소리인가 긴가민가했다. 카페 건물에 자동차라도 들이받은건가 1층을 살피기도 했다. 그런 일은 없었다.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가장 첫 화면에 '지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km 해역'이라 떴다.

그제서야 지진이 난걸 알고, 부랴부랴 짐을 쌌다. 둘째는 나와 함께 있었으나, 유치원에 있는 큰 아이가 걱정됐다. 급히 전화를 드렸다.

"지진이 났어요 선생님. 학사 일정에 변화는 없나요?"
"아이들 안정시키고, 추이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재난 문자가 오지 않아서요."


재난문자나 유치원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기보다 감각을 따랐다. 아이를 데리러 가야만 했다. 유치원 정문 즈음 도착했을 때, 동해시청도 아닌, 강릉시청으로부터 재난문자를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 포털 첫 화면을 장식했던 지진 안내를, 21분이나 지나 받은 것이다.

여진에 대한 공포로 집에 들어가지 못 했다. 두 딸과 함께 유치원 앞 넓은 공터에서 미끄럼틀과 민들레 홀씨 놀이로 시간을 떼웠다. 그러다가 동해시청으로부터 재난문자를 받았다. 지진이 난지 38분 지나서였다.
 
"저희는 이미 죽은 자식들 돌아오지 못합니다. 산 자식들이있는 일반 시민들이 '이런 사고 다시는 안 나게 해달라'고 서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 중

나에게는 아직 산 자식이 두 명이나 있다.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 가서 공부도 하고, 수능도 보고, 하고 싶은 일 실컷 하며 100세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20분 뒤 받은 재난 문자를 보니, 우리 아이들 100세 인생 살게 해주려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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