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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행사가 열린 나고야시 박물관 강당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행사가 열린 나고야시 박물관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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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부 보수세력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고 비판을 하는데, 저는 오히려 남북의 지도자들의 서로의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소장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감동시킨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한 주 앞둔 21일, 일본 나고야의 나고야시 박물관 강당에서 615선언 19주년 및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남북이, 우리가 힘을 합해 평화롭고 풍요로운 한반도를 만들자"라는 주제로 축하 문화공연과 강연으로 진행됐다.

2018년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 연설을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면서 전세계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실현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찬 한 해였다. 몸은 비록 타국에 있지만,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라고 해서 그 흥분과 기대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식민지배와 분단된 조국의 현실 때문에 일본 사회의 차별과 아픔을 온 몸으로 경험해 온 재일동포이기에 분단된 조국의 화해와 통일은 누구보다도 더 절실한 문제이다.

지난 2월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없이 끝나면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이럴 때일수록 남북이 공조를 강화하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강연 후 대담을 하고 있는 강종헌 소장(왼쪽)과 이병휘 교수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강연 후 대담을 하고 있는 강종헌 소장(왼쪽)과 이병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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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계 대학교수와 사형수 출신 연구자와의 만남

1부 축하공연에 이어서 진행된 강연은 조총련 소속의 조선대학교 이병휘 교수와 한국문제연구소(일본) 강종헌 소장이 각각 '북미관계의 현황과 전망'(이병휘), '남북관계의 현황과 전망'(강종헌)이라는 주제의 발표와 두 사람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이 강연은 내용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한편에는 조총련 교육기관인 조선대학교의 이병휘 교수가 있다는 것이고, 또 한편의 발표자는 박정희 시대에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사형언도를 받고 13년간 복역한 강종헌 소장이 맡은 것이다. 이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격동하는 한반도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병휘 교수 본인도 "제가 이런 집회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동포사회는 한반도의 남북관계가 그대로 반영되어, 남과 북의 서로 다른 한쪽을 배경으로 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만나서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는 것은, 적어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좀처럼 이루어지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이병휘 교수는 강연에서 이제까지 한반도가 미국, 러시아(구소련), 중국이라고 하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그들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2018년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통해 남북의 변화가 이 강대국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향 전환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또한 북한이 오랜동안 국가의 기본방침으로 지켜 온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경제우선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북미관계에 있어서는 70년간 적대관계를 이어 온 북미가 미국의 주장처럼 한번의 빅딜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없고 북한이 주장하는 동시단계론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으로 북미 긴장관계가 바로 해소되지 않더라도 남북이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경제상호의존성을 높임으로써 긴장관계를 완화하는 경제안보가 중요하고 그것이 앞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강종헌 소장은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미국 부시 정권의 집요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의 끈질긴 설득으로 개성공단이 용인되고 가동이 실현된 것처럼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대해 민족의 이익에 기반한 설득과 교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미관계에서 여전히 종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그럴 때일수록 남북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미국의 방해를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난관 돌파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필요

두 강연자는 각각 남과 북의 관점에서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이야기를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공통되게 민족공조를 강조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난관 속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무엇을 가장 마음 깊이 새기고 임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의 교착 국면 돌파를 위해서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방문을 실현해서 대내외에 남북공조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

이 부분에 대해 강종헌 소장은 "지금도 여전히 북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남쪽의 여론을 고려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직접 방문해, 국회 연설을 통해 한국국민들에게 북한이 전쟁을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약속한다면 한국민들의 의식은 크게 바뀔 것이고 그것이 한반도의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통일의 길을 닦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있는 삼천리 철도 도상태 이사장.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있는 삼천리 철도 도상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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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주최한 삼천리철도의 도상태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에서 427선언 1주년 기념으로 DMZ평화인간띠 행사가 있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이 인간띠 행사는 동서를 잇는 것인데, 이 인간띠가 서울과 평양의 남북을 잇는 인간띠가 되면 좋겠다"며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재일동포의 절절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또한 고 신영복 선생의 '함께 가면 길이 된다'는 문장을 인용하면서 분단의 잔재인 냉전적 사고와 색깔론을 넘어서 흔들림없이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함께 하자고 역설했다. 삼천리 철도는 남북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법인으로 도상태 이사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0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삼천리철도는 2001년부터 615공동선언 기념 강연회를 치러오고 있고, 올해는 427선언 1주년과 함께 이 행사를 준비했다.

나고야에서 뿌려진 작은 통일의 씨앗

강연회에 앞서 진행된 1부 축하 문화공연은 재일동포로써 최초의 판소리 이수자인 안성민씨가 판소리를, 나고야를 중심으로 재일동포와 일본인이 한국의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모임인 '놀이판'의 공연,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도카이지부(문예동)이 각각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같은 한반도에 뿌리를 둔 예술공연이지만 일본이라는 땅에서 각각 북과 남의 영향을 받으면서 형성된 문화공연이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지금의 남북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날 행사의 실무를 책임진 삼천리 철도의 한기덕 사무국장은 "오늘 문화공연의 구성은 한국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구성이다. 이것이야말로 재일동포가 분단의 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날은 강연자와 공연자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조총련 위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조총련 관계자와 동포들이 참석해 나고야에서도 남북의 작은 화해와 연대의 길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한기덕 사무국장은 "하노이 선언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총련 뿐만 아니라 민단 관계자도 함께 참석해 명실공히 일본 내에서 남북의 작은 통일을 볼 수 있는 자리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행사가 앞으로 동포사회에서의 화해를 위한 작은 출발이 되기를 희망했다. 나고야에서 시작된 재일동포들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작은 몸짓이 이들의 조국에 큰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해 본다.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안성민 씨의 판소리 공연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안성민 씨의 판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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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놀이판'의 사물놀이 공연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놀이판"의 사물놀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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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도카이지부 공연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도카이지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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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도카이지부 공연
▲ 427판문점 선언, 615공동선언 기념 나고야 집회 재일본조선문학예술가동맹도카이지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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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