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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1년을 기념해 장애인 차별과 혐오 해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소장 이경우)와 경남장애인권리옹호네트워크(대표 이혜진)가 23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연 토론회였다.

김성연 사무국장이 밝힌 갖가지 사례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 비하·혐오표현의 사례·실태를 발표했다. 김 사무국장이 소개한 갖가지 사례를 들어보니 '충격적'이다.

"외상장애인들이 활동지원사와 함께 지하철을 탔는데, 주변에 서있던 50대 여성이 활동지원사에게 다가와 장애인 당사자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지. 힘드시겠어요'라거나 '요즘 안락사도 있고 그런 방법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찾아야지 저렇게 살아 …'라고 했다."

"요즘 학교에 인권교육을 진행하러 가보면 학생들 사이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욕설이 있다. 바로 '애자'라는 말이다. 아이들이 누군가를 욕할 때 '장애자'를 줄여서 쓰는 말이었다. 이 말을 실제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쓰고 있어 더 문제다."

"아프리카TV의 1인 미디어 방송에서 장애인 혐오발언이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유명 BJ들이 '장애인한테 사람 대접해줘야 합니까', '한국기업가서 민폐네 이런 애들 있잖아. 이런 애들은 내가 분석을 해봤는데 자폐아들이 많은 거 같애.' … '여기는 또 뭐 전부 장애인이냐. 자랑도 아니고 장애인 저 구속에 좀 해놓지'라는 발언을 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 발언도 언급했다. 장애인 비하·혐오 표현사례는 또 있다.

"장애를 가진 여성이 아이 출산하고 양육하는 과정에 국가의 책임을 다룬 방송이 있었다. 그 방송의 댓글 대부분이 '지 몸도 가누기 어려우면서 무슨 아이를 키우냐'거나 '장애인이 무슨 애까지 키우겠다고 하느냐' 등의 내용이었다."

"놀이공원의 장애인 이용제한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었고, 그것과 관련한 현장 검증을 다룬 기사에 댓글이 달렸다. 거기에 '이제 장애인들이 놀이기구도 타겠단다'거나 '먹고 사는 것 나라에서 해줬더니 놀기까지 하겠다고 난리를 치네' 등의 장애인 비하 댓글이 있었다."

"장애인 당사자가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자 옆자리의 여성이 '냄새가 왜 이렇게 심해, 다들 냄새 안 나세요?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장애인을 바라봤다. 이후에도 계속 장애인 당사자를 따라 다니며 혐오 발언을 계속했다."


김성연 사무국장은 "장애인에 대한 혐오는 단순히 말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옮겨지고 그러한 행동들 안에서 장애인 당사자는 직접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며 "혐오는 이유가 없다. 그저 장애가 있는 우리가 장애가 없는 사람과 다르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혐오를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장애인의 삶에 너무나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혐오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와 경남장애인권리옹호네트워크는 4월 23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장애인 차별과 혐오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와 경남장애인권리옹호네트워크는 4월 23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장애인 차별과 혐오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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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과 차별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이승현 박사(연세대 법학연구소 전문연구원)은 "한국사회의 차별과 혐오-배경과 양상, 대응"을 발제했다. 이 박사는 "인종, 민족, 종교, 장애, 성별, 성적지향 등에 기하여 역사적으로 차별을 받아온 집단에 대한 부정적 편견에 기반한 적대적 표현행위"가 혐오표현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현 시대의 한 시점에서 혐오표현 규제가 혐오표현의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래에까지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는 "보다 근원적으로 혐오표현을 발생시키는 표적집단에 대한 제도적, 구조적 차별을 철폐하고 사회에 만연한 차별의식을 개선시킴으로써 표적집단이 더 이상 표적집단이 되지 않아도 될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혐오표현 억제를 위한 국가적, 시민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혐오표현에 대해 기존의 일반적인 명예훼손이나 모욕표현과 구분해서 그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문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을 향한 극한 낙인과 차별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의 특성으로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적 스트레스가 많다"며 "만성적인 실업과 취업스트레스, 사회 전분야에서 맹위를 떨치는 효율성과 성과 중심의 경쟁사회, 동료도 친구도 없는 삭막한 사회에서 우리는 누구나 고독하고 위태위태한 자아를 추스르며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기에 우리 자신도 언제든지 정신질환에 노출 우려가 있다"며 "우리 가족과 우리 이웃도 마찬가지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오늘 우리가 무감각하게 정신장애인을 향해 표출했던 낙인과 차별은 우리 자신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에서 송정문 경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은 "내가 집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왔던 19살 당시 겪었던 일이 있다"며 "친구와 길을 가고 있었는데, 5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한 남성이 '불구자가 왜 나와서 돌아다녀? 재수없게'라는 말과 함께, 나를 향해 침을 뱉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나는 너무나 놀라고 무서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며 "하지만 그 사건이 내가 살아가는 데 큰 상처로 남거나 다시 사회로 나오는 것을 막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친구가 옆에서 그 남성에게 대응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친구들도 함께 분노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관장은 "혐오표현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그 정도(?)는 혼자 대응하도록 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민관 공동대응의 역할이 이루어져서 우리 사회에서의 혐오표현을 몰아낼 수 있어야 한다. 혐오표현에 상처받은 혼자로 남지 않도록 말이다"고 했다.

김태은 주무관은 국가인권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나는 차별에 반대한다, 나는 혐오표현을 생산하지 않는다, 나는 혐오표현을 나르거나 가공하지 않는다, 나는 혐오표현을 방치하거나 재밋거리로 소비하지 않는다"며 연대와 지지 실천을 강조했다.

이경우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혐오는 사회적 소수자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구조적 차별을 재생산하며, 다양한 차이를 가진 '모든' 사람의 '공존'을 위협한다"며 "혐오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1부 진행을 맡은 강석권 조사관은 "차별과 혐오표현에 대해 경남도와 시군청, 교육청이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 정책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기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선거사무소에 장애인과 함께 했다. 차별금지법이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다. 앞으로 관련 조례를 보완하는 등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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