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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3월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에서 발생한 소위 'HIV감염인 기숙사 입소 논란'에 대해 문제점을 짚는 연속기고를 하였습니다. 동시에 교통대에 질의서를 보내 아래와 같은 답변들을 받았습니다. 이에 답변의 내용과 더불어 앞으로의 변화를 촉구하는 마지막 기고를 올립니다 - 기자말

[HIV 감염인 기숙사 입소 논란 관련 이전 기사]
① 학생들 떨게 한 '에이즈 괴담', 해프닝으로 끝나기엔
② 편견과 혐오의 연쇄, 이제는 끊어야 한다
③ 대학이 언제부터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곳이 됐는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한국교통대학교 HIV 감염인 학생 기숙사 입소 논란'에 대한 문제 제기와 질의하는 의견서를 교통대 측에 발송했다. 이에 교통대는 "이번 일이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인해 특정 집단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혐오여론이 얼마나 급속히 확대 재생산되며 공고화되는지 바로 보여준 사례"라며 3월 25일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 답변서는 도장이나 서명 없이 수신돼 공식적인 문서로 보기가 힘들다. 따라서 교통대의 의지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는 사실을 먼저 밝힌다. 또한 교통대가 사안에 대한 잘못된 초기 대처에 대한 그 어떠한 인정과 사과도 없다는 점 역시 매우 유감이다.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학교의 답변"

교통대는 "HIV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사안을 인지했을 때 즉시 HIV 감염인에 대한 적절한 개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역의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에 관리지침을 요청해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공동체 생활로 감염되지 않으니 안심하라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우리는 안심할 수 없었고 불안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것은 우리가 교통대 생활관 홈페이지의 공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 때문이었다.
"SNS 및 언론에 나온 에이즈 환자 입소와 관련해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글을 게시한 본인은 에이즈 환자가 아니며 생활관 입사생도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생활관 입사생 및 학부모님들께서는 안심하시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 교통대 생활관 공지 내용 전문
"HIV 감염인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교통대의 공지를 통해 HIV 감염인은 이 사회에 없어야 하는, 있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 어디에도 있어서는 안 될, 존재하지 말아야만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존재로 설명되었다. 교통대는 답변을 통해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HIV 감염인에 대한 혐오와 에이즈에 대한 공포를 상기시켰다.

"그래도 우리는 존재하기 때문에"

교통대는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했다.
"대학이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강력한 방법은 논란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 교통대 답변서 중 일부
사건이 불거졌을 때 대학이 이렇게 말할 수는 없었던 걸까? 

"우리 대학에는 HIV 감염인 학생이 당연히 입학할 수 있습니다. HIV 감염인 학생도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질병의 유무, HIV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을 실행합니다"라고. 혹은 "HIV 감염인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평등한 공동체를 위한 교육을 하는 등의 조처를 하겠습니다. 국립 교육기관으로서 HIV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해 혐오에 함께 맞서겠습니다"라고.

누군가는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삶은 과거였고 지금이고 미래이기 때문에 삶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국가와 학교는 언제쯤 우리가 마주하는 혐오에 함께 맞설 수 있을까?

HIV 감염인 학생의 기숙사 입소논란이 불거졌을 때 국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부분 언론은 공포를 부추겼고, 학교는 우리의 존재를 지워가며 사람들을 안심시키기에 바빴다. 

국가는 언제까지 침묵할까? 언론은 언제까지 공포를 조장할까? 이 사회는 언제쯤 우리를 이웃으로 여길까? 에이즈 공포와 혐오, 공황은 비단 이 사안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수시로 목격된다. 

우리는 그 혐오와 차별 앞에 맨몸으로 서 있다. 사회에 도사린 에이즈 혐오와 낙인에 우리가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의학의 발달로 HIV는 당뇨나 고혈압과 다를 바 없는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성 소수자 혐오, 성적 낙인과 결합한 에이즈 혐오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된다. 통계가 증명하는 HIV 감염인의 높은 자살률 수치는 언제쯤 낮아질까?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도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을 질의했고, 질병관리본부는 3월 29일 다음과 같이 답변하며 의지를 보였다.
"에이즈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한 편견 및 차별 해소를 위해 우리 본부에서는 대상자의 연령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교육·홍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대상 웹툰, 유튜브 영상 등을 제작하여 송출하고 뮤지컬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에이즈 예방 표준교육자료를 제작하여 관련 부처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포스터, 광고지, 온라인 캠페인, 군인 대상 성병 예방 교육 및 지면 광고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에이즈에 대해 올바른 정보습득을 해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인식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국가가 성 소수자의 인권과 HIV/AIDS의 올바른 정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성교육을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의 인권보장에 대해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라며 소수자 인권보장을 시기상조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 및 낙인 해소의 책임과 의무는 국가와 사회에 있다. 국가는 더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이 차별과 혐오의 연쇄를 끊어야 한다. 우리의 불안과 행복, 죽음과 삶,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가 이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통대는 성실하고 알차게 답변서를 마무리했다. 이 성실하고 알찬 글처럼 정말 국가와 교육기관이 에이즈 혐오에 맞서 사회변화에 앞장설 수 있을까?
"우리 대학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아야 마땅하며, 차별받지 않는 건강한 삶이 모든 인간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인권 보호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특히 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를 위해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함께 이행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적 활동을 수행하는 다양한 기관·단체와 협의할 것이며 더욱 수준 높은 인권 보호 체계 마련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 교통대 답변서 마지막 문단
윗글처럼 진실한 '실천'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국가와 교육기관 그리고 이 사회가 인권의 목소리에 응답하기를 바란다. 혐오에 맞서 사회변화에 앞장서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공동기고글입니다. 글쓴이 소주는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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