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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의회 회의 장면(자료사진).
 대전시의회 회의 장면(자료사진).
ⓒ 대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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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찬회'를 다녀온 대전시의회(의장 김종천)가 21일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주 대전시의회의 '제주도 연찬회'를 두고 지역 시민단체와 야당, 언론 등이 문제가 많다며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집행부 동행 '대전시의회 연찬회', 잘못된 관행").

이들이 지적하는 것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집행부가 대거 동행하는 연찬회가 적절한가 ▲ 의원 연찬회에 공무원들이 대거 수행 또는 동행하는 게 적절한가 ▲ 꼭 제주도에서 연찬회를 해야 하는가, 이로 인한 과도한 혈세낭비가 초래되지는 않는가 ▲ 클래식 감상과 관광지 방문 등 프로그램의 부적절성 등이었습니다.

실제 이번 연찬회에는 의회 사무처장 등 22명의 공무원이 동행했습니다. 또 대전시에서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국장급 6명 등 간부공무원 10명이 참여하고, 대전교육청에서도 설동호 교육감을 비롯한 국·과장급 5명 등 모두 6명 이상이 참여, 총 58명이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설 교육감은 16일, 허 시장은 17일 각각 의원 만찬에 참석한 뒤,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연찬회에 들어가는 경비는 항공료와 숙박비 713만원과 식비 407만원, 강사비 316만 원 등 총 1436만원이 소요됐습니다. 대전시와 대전교육청 공무원들의 경비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고, 별도로 지출됐습니다.

이에 대해 대전시의회는 "이번 연찬회는 매년 한 차례 실시하는 정례 연찬회로 프로그램을 현실에 맞게 업그레이드하여 실시한 것"이라면서 "일부 언론과 정당, 전교조, 시민단체 등에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있어 이에 대하여 사실과 취지를 설명하고자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대전시의회는 '적절성 논란'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 시장과 교육감 등 피감기관 간부 공무원이 동행함으로써 부정 청탁이나 '짬짜미 연찬회'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러나 대전시의회는 단호하게 원칙과 역할에 충실한 연찬회를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대전시와 교육청 집행부 동행은 내년도 사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소요비용은 각각 기관별로 관련규정을 준수하여 집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대전시의회는 좀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제8대의회가 출범하면서 초선의원이 많아 '경험부족'에 대한 우려와 '일당독주' 우려가 있었으나, 2019년 본예산 심의에서 203억원, 1·2회 추경에서는 각각 61억원과 8억 원을 삭감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강도 높은 견제와 감시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강도 높은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연찬 시기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전시의회는 '연찬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연찬회는 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정례적인 행사로, 전체의원은 물론 사무처 보좌직원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활동 보좌 기능을 강화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의회사무처 상임위원회 간부공무원과 행사진행 요원을 동행토록 했다는 것입니다.

대전시의회는 마지막으로 '연찬회 프로그램의 부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찬회에서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방의회의 변화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직무 강의를 최우선으로 편성했고, 의정 활동에 유용한 교양과목을 포함하는 등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대전시의회는 "연찬회에 대한 다양한 시민의 고견과 충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동안 시장·교육감 등 피감기관이 연찬회에 관행처럼 동행해 왔던 것에 대해서도 개선하는 등 도출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결방안을 강구하겠다"며 "또한 민간위탁 등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선하겠다'는 대전시의회의 이러한 자세는 높게 평가할 만합니다. 외부에서 제기된 지적을 '억울하다', '몰라서 그런다'는 식으로 넘겨 버리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일이 부지기수기에 개선의 뜻을 밝힌 대전시의회의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대전시의회가 개선의 지점을 잘못 짚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찬회의 문제는 연찬회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닙니다. 연찬회를 하되, 부적절한 방법으로, 혈세낭비를 하지 않으면서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전시의회는 연찬회의 필요성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연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제주도'라는 장소입니다.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장소의 특성상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시의회의 해명대로 시장과 교육감이 내년 예산편성에 대해서 시의원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면, 잠시 들러서 설명하고 가면 됩니다.

그런데 제주도라는 장소에서 연찬회가 진행되다 보니, 시장과 교육감이 하루를 묵으며 시의원들과 만찬을 즐기면서 1박2일을 보내야 합니다.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짬짜미 감사', '접대성 만찬'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만찬장에서 '원안가결'을 건배사로 외쳤다는 지난해의 경험담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혈세낭비'라는 비난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대전시의회는 이에 대한 해명을 '정례행사'라는 단 한마디로 끝냈습니다. 과연 문제의 근본원인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연찬회의 내용입니다. 이번 연찬회에서는 가수 초청 음악회, 제주 추사관과 대포 주상절리대 관람 등이 포함됐습니다. 물론, 자치분권과 지방의회 역할, 호감 가는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 성평등 인식 향상과 젠더폭력 예방 등의 나름 유익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프로그램을 위해 22명의 시의회 공무원이 수행을 하고, 시장·교육감, 시청·시교육청 간부공무원들이 제주도로 날아가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의원들 교육과 소통이 필요하다면 의원들끼리 하고, 집행부로부터 설명이 필요하다면 의회 내에서 들으면 될 일일 것입니다.

대전시는 '개선의 뜻'을 밝힌 만큼, 이러한 문제 지적을 다시 한번 세심히 따져보길 권합니다. 그리하여 해마다 되풀이 되는 '대전시의회 제주도 연찬회 논란'이 이번으로 끝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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