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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반정부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칠레 반정부 시위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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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칠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시위대가 상점과 공장 등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면서 8명이 숨졌고, 행인 1명이 경찰차에 치이는 등 지금까지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또한 수십 명이 다쳐 입원했으며, 생명이 위독한 부상자도 있어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칠레 정부는 전날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발령한 야간 통행 금지를 오후 7시부터 오전 6시까지 늘리고, 콘셉시온과 발파라이소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했다. 칠레에서 야간 통행 금지를 발령한 것은 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이후 29년 만이다.

시위대가 지하철역, 상점 등을 공격하고 주요 도로를 점거하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항공편도 대거 결항했다.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도권 지역의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불안해진 시민들은 은행으로 몰려가 현금을 인출했고, 주유소와 슈퍼마켓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단돈 50원이 촉발한 대규모 반정부 사태 

앞서 칠레 정부는 유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지난 6일부터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피크 타임 기준으로 800칠레페소(약 1328원)에서 830칠레페소(약 1378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50원 정도 올린 것이지만 그동안 잦은 공공요금 인상과 '우파' 피녜라 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던 학생들과 서민층이 대거 거리로 나섰다.

시위가 격화되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뒤늦게 지하철 요금 인상을 취소했지만, 시위는 산티아고를 넘어 다른 주요 도시들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전국적인 반정부 사태로 커졌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극심한 빈부 격차와 사회 불평등에 시달리던 칠레 국민들이 억만장자 피녜라 대통령의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 등에 불만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위가 발생하자 "새벽에 일찍 나와서 지하철 조조할인을 이용하면 된다"라는 주앙 안드레스 경제장관의 발언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피녜라 대통령의 사진은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칠레 에스콘디다 구리 광산 노조도 이번 시위에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24시간 파업하겠다고 선언했다.  

남미 최고의 경제대국, 그 이면 

칠레는 남미에서 유일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2만 5168달러에 달하지만, 빈부 격차도 OECD 회원 35개국 중 1위에 오르는 불명예도 떠안았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산티아고의 한 대학생은 "칠레 경제모델의 환상은 끝났다"라며 "사람들은 저임금, 부실한 건강보험과 연금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녜라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우리는 폭력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려는 강력한 적에 맞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라며 "폭력과 범죄에 맞서 모두가 단합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CNN은 "시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지도부가 없고, 피녜라 대통령의 말은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하면서 서로 간의 대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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