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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에 안긴 방문자가 추억을 담고 있다.
▲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에 안긴 방문자가 추억을 담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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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성큼 다가왔다고는 하지만 이미 예견된 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쉼 없이 하루하루 뚜벅뚜벅 자신들의 삶을 살아냈다. 그리하여 같은 듯 다른 계절들을 내어놓으며 천천히 변했다. 변화의 과정에서 명을 다하고 사라지기도 했으며, 또 다른 생명을 틔워내기도 했다.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에 가을이 왔다. 자작나무는 탈 때 '자작자작!'소리가 난단다.
▲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에 가을이 왔다. 자작나무는 탈 때 "자작자작!"소리가 난단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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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입구에 들어서니 자작나무 숲까지 3.6Km라는 작은 나무 푯말이 자작나무 숲을 향해 있다. 평지와 산의 거리가 가늠되진 않으나 왕복 7Km의 거리가 짧지는 않을 듯하다. 숲은 오후의 가을 햇살을 안아 빛나고 있었으며, 자작나무의 하얀 나무껍질은 눈부심을 더했다.
  
자작나무 숲 원대리 자작나무 숲
▲ 자작나무 숲 원대리 자작나무 숲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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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초입부터 감탄사를 연발한다.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자작나무 숲을 상상한다. 그곳에서는 더 큰 감탄사가 마음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절로 나오는 웃음과 제어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감탄사는 우리 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세상살이에 파묻혀 살아가다 보면, 웃을 일보다는 울고 싶은 일이 더 많고, 감탄사보다는 한숨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독이 되어 우리를 반복하여 공격하고, 반복된 공격에 무감각하게 살아가다 어느 날 갑자기 그 공격에 무장해제당한다.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는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린다.
▲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는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린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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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나라와 나의 일터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는 것들이 내 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보면 '아니올시다'이다.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애써 찾아야 하는 것들이고, 현상은 사람 살 만한 세상이라고 하기에는 턱없다. 절망만 있고 희망이 없다면,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니, 우리가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의 빛이 남아있다는 증거다.

드디어 자작나무 숲에 안겼다. 빽빽한 은빛 세상에 들어서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볼 때마다 어찌 이렇게 감탄사를 자아내는지, 자연은 참으로 위대하다.

"여기까지 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어."
"오지 않았다면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없으니, 후회할 것도 없겠지."

  
낙엽과 계곡 단풍잎이 계속에 떨어져 자기 안의 빛을 또한번 발한다.
▲ 낙엽과 계곡 단풍잎이 계속에 떨어져 자기 안의 빛을 또한번 발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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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사 어떻게 돌아가든 자연은 묵묵히 제 길을 간다. 그냥 자기를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감으로 자신을 피워낸다. 설령, 그 과정에서 스러진다고 할지라도 그것 역시도 자연스럽다.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그것은 또한 얼마나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세상에 발 딛고 살아가기에 세파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줏대 없이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살아간다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삶일까? 비바람에 흔들리고 살아가지만, 가을이 오면 나무가 저마다의 빛깔을 내듯, 저마다의 향기를 내듯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길에서 하산하는 길에 만난 가을
▲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길에서 하산하는 길에 만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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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에서 가을을 느끼며 분명해지는 생각이 있다.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가는 자연을 닮아야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세파가 나의 마음을 마음대로 휘젓게 함으로, 흔들리며 살아간다. 자신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삶은 좌초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를 지키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가을 가을이 깊다. 저마다 자기의 길을 당당하게 간다.
▲ 가을 가을이 깊다. 저마다 자기의 길을 당당하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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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어진 직무, 그것을 깨닫고, 흔들리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 자연이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세파에 흔들리고, 누군가의 감언이설에 이끌려 살아간다면 금수만도 못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어떤 인간이 되고 싶은가?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동행을 보며 따스한 미소 지으며 감탄사 연발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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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