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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는 10월 23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내 친일잔재 이제는 바꿉시다"고 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는 10월 23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내 친일잔재 이제는 바꿉시다"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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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독립만세와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었지만, 학교마다 친일 잔재가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대표 전진숙)는 경남지역 1656개 초‧중‧고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23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9월 한 달 동안 학교 홈페이지와 현장 조사를 벌여 이를 파악했다. 전진숙 대표는 "친일 잔재가 학교 안에 의외로 많다. 그리고 교화와 교목, 교가, 교훈이 시대에 맞지 않고 차별적인 요소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나선 것은 학교 내 친일 잔재를 확인하고, 학부모가 지역 학교에 관심을 가지며, 친일 잔재 청산의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고 했다.

일본이 원산지인 나무와 꽃을 교목‧교화로 하고 있는 학교가 많았다. '연산홍'은 68개교, 국화는 27개교, 벚꽃은 1개교, 가이즈카 향나무는 3개교, 히말라야시다는 42개교다. 또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은 2개교(북상초, 웅상중)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일본제국주의 잔재로 1909년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토 히로부미)이 국채보상운동이 활기차게 진행되었던 대구에 가서 의도적으로 기념식수 1호로 심었고 조선 침탈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히말라야시다(미수)는 1930년대 들어와서 국내에 퍼진 대표 수종으로, 최근 국산종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있다. 연산홍은 일본 철쭉을 개량해 만든 종으로 '왜철쭉' 내지 '자산홍' 등으로 불린다.

국화는 일본 왕실의 상징이고, 벚꽃은 일본 국화로 알려져 있다.

교화‧교목에 대해 이 단체는 "일본 왕실을 상징하며 욱일기 모양의 붉은 줄이 국화, 일본 문학과 예술에서 종종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벚꽃"이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가이즈카 향나무의 경우는 문화재청도 사적지 부적합 수종으로 결정하여 식수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국립현충원에 있던 가이즈카 향나무도 무궁화와 철쭉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친일 혐의가 뚜렷하거나 논란인 음악가‧문인들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부르는 학교도 많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음악가와 문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작곡가는 조두남이 온천초, 경상고, 한림중, 합천남정초, 내서중의 5개교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이흥열은 창원기계공고, 이재호는 사포초‧경남간호고의 2개교, 임동혁은 안의중, 현제명은 의령중 교가를 지었다.

작사자로 김성태는 마산공고, 김동진은 진해남산초‧밀성초‧밀양초‧밀주초‧가야중‧해성고의 6개교, 최남선은 의령중이며, 문인으로는 이원수가 경상고, 이윤기가 횡천초다.

교가의 경우는 학교 홈페이지에 작사‧작곡가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단체는 "친일 작사‧작곡가에 관하여서는 문제가 되자 노래는 그대로 두고 이름을 없애 놓은 학교가 있다"고 했다.

성호초(조두남)와 남해중(현제명)은 작곡가를 없애 놓았다.

친일 논란이 있는 이은상은 9개교(거창중앙고, 거창대성고, 거창대성중, 대성일고, 함안여중, 대산중, 함안고, 양덕여중, 창원기계공고), 유치환은 14개교(두룡초, 용남초, 원평초, 유영초, 진남초, 충렬초, 통영초, 통영여중, 통영고, 통영여고, 일운초, 고성중, 회화중, 진주여고)다.

충렬여중은 유치환 작사로 알려져 있었으나 홈페이지에 교가는 그대로 두고 작사‧작곡만 삭제한 상태다.
  
▲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는 10월 23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내 친일잔재 이제는 바꿉시다"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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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이거나 현시대 맞지 않는 교훈, 교가

교훈‧교가 내용이 성차별적이거나 현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의 학교도 다수 있었다.

이 단체는 "남학교의 경우는 학문을 닦고 나라의 기둥이 되거나, 열정, 성실, 입지, 자립 등 주체적이고 뭔가를 이루거나 성취하는 내용인 반면 여학교의 경우는 아름답고, 착하고, 부지런, 참되게, 바르게, 깨끗하게, 알뜰하게 등이 교훈으로 수동적이고 헌신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밀양여중은 "아름답고 착하며 부지런하자", 밀성고는 "바른 얼 차려 힘껏 배우고 나라 받들자"다.

이 단체는 "교가에서 여성의 경우 수동적 이미지나 꽃에 대한 비유하고, 여성성을 강조하며, 성역할을 고정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자율과 정숙으로 슬기를 닦자"라거나 "알뜰히 부덕을 닦자", "어여쁜 대한의 아가씨", "살찐 벌판의 젖가슴 한복판에", "겨레의 꽃으로 필 영광을 안았다", "꽃다워라 우리집", "곧은 기개 현모양처", "소녀의 몸 공손히 배워", "누리에 향기 떨칠", "일꾼되려고 주야로 닦는 진선미" 등이다.

이 단체는 "교가에서 남성의 경우는 씩씩하고 용맹스러움, 굳세며 큰 뜻을 지니고 이끌어 가는 남성성을 강조하는 학교가 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건아들 조국과 겨레 위한 기둥", "온 누리 누벼나갈 대한의 건아", "인류의 기쁨되고 등불이 되어 나가자", "빛내자 이 땅 위에 굳세게 자라나", "가야국 혈통", "우람찬 포부남", "한결같이 뻗어나갈", "사나이 젊은 힘이 솟아오른다" 등이다.

또 이 단체는 "전 근대적이고 현실에 맞지 않는 교가가 있다. '나라에 충성하고 성실한 일꾼이 되자는 계몽적 내용'이거나 '인재를 양성하여 나라를 발전시키는 개발시대의 철학이 반영된 내용', '모교 제일주의와 경쟁주의 이념을 부추기는 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학부모회는 "이번 학부모들의 친일 잔재조사 작업이 학교 내 친일의 그늘을 거두어 내는 출발이었으면 한다"며 "지역에서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친일의 잔재가 어떤 것이 있는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바꾸어 내려는 의지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상남도교육청은 좀더 강력하게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에 힘을 쏟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물을 만들 내기를 경남의 학부모들은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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