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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0여 명의 발전소 직원들이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본부건물인 '자유센터' 앞을 메웠다. 모두 한전산업개발과 한산기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로,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산기전은 한전산업개발의 하청업체고,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소로부터 하청계약을 맺어 용역을 수행하는 하청업체다. 즉, 하청업체가 또다시 하청을 두는 재하청 구조인 셈이다.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정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주관으로 '한전산업개발 최대 주주 자유총연맹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정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주관으로 "한전산업개발 최대 주주 자유총연맹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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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쥐어짠 한전산업개발... 최대주주 자유총연맹에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왜 발전사가 아닌, 자유총연맹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걸까? 이유는 한전산업개발의 지분 3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가 자유총연맹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아래 김용균 특조위)의 발표에 의하면 한전산업개발은 직접노무비 전액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며 "재하청 회사(한산기전)까지 만들어 노동자들 쥐어짠 한전산업개발과 최대주주 자유총연맹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언급된 노무비는 숙련 노동자 확보를 위해 발전회사가 하청업체에 책정하는 일정 수준의 임금이다. 하지만 지난 8월 19일, 김용균 특조위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비용은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원청이 지급한 노무비의 57%~61%만 인건비로 받았다. 5개 발전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가 협력업체에 지급한 노무비와, 협력업체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를 비교한 결과다.

이와 관련해 박준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특조위에서도 발표했듯이, 발전소 하청업체의 이윤 대부분은 노동자들의 노무비를 떼어먹은 것에서 나오지 않느냐"며 "이런(하청업체) 구조가 계속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거다. 그래서 우리는 김용균 특조위의 주장에 따라 직접고용을 실시할 것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자유총연맹이 계속 노동자들에게 협박 공문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정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주관으로 '한전산업개발 최대 주주 자유총연맹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정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주관으로 "한전산업개발 최대 주주 자유총연맹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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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조직국장의 발언 직후, 신대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기자회견 도중 노란색 서류 봉투를 꺼내들었다. 그가 언급한 공문은 한전산업개발에서 연료환경설비운전분야 발전 5사 통합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대상으로 발송한 것이다.

문서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과 특조위 권고안을 이유로 직접고용이나 (중략) 별도 회사를 신설하여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러한 결의를 한 귀 협의체 위원에게도 손해배상과 형사상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기재돼있다.

신 지부장은 "중립에 있어야 할 조직(한전산업개발)이 타사 노동자들을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본인들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면 노사협의체 위원들에게 협박하지 말고 정부에게 소송을 거는 게 맞다"고 규탄했다. 

박준선 조직국장도 "노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고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협박성 공문을 보낸다는 것에서 이 사회에 정의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한전산업개발은 정부 정책을 이행해야 하고, 이러한 행태에 대해 명확한 자신들의 입장을 덧붙여야 한다. 자유총연맹도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재하청 구조 탓에 발생되는 임금격차 문제도 지적됐다. 박준선 조직국장은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사 정규직 노동자의 약 51%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며 "그런데 한산기전은 발전소 노동자들과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도 이들의 31% 임금을 받는다. 하청 때문에 약 20%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산기전지회 지회장도 "임금구조 틀은 10년 간 바뀌지 못했다. (한산기전은) 직원들의 지난날을 외면하지 말고 노동조합과 적극적 교섭을 벌여 통크게 나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이성근 한국자유총연맹 홍보담당자는 "저희가 거기에(한전산업개발) 주식이 많을 뿐이지, 독립된 회사다"라며 "경영권이 독립돼 있기 때문에 저희가 거기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저희가 지분이 많아서 전시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공문과 관련해서는 "저희 쪽에서는 본 적이 없다"며 "본 게 있어야 말을 할 수 있을텐데, 없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현장에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에게  ▲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재개정 ▲ 중대재해 근절 대책 마련 ▲작업중지명령 제도 개정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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