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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소개하는 영국 BBC 갈무리.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소개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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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가 23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소개했다.

이 영화는 2016년 한국에서 출판, 젠더 이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BBC는 "일과 가정에 얽힌 평범한 30대 여성이 삶의 각 단계에서 직면하는 성차별을 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페미니스트 소설로 찬사를 받았지만, 반페미니스트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부딪혔다"라며 "영화가 개봉하면서 이러한 논쟁이 다시 촉발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BBC는 "김지영은 그 세대에서 가장 흔한 한국 이름 중 하나로 영화의 주인공은 한국 여성을 대표한다"라며 "김지영은 결혼하고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어머니가 사돈에게 사과해야 했다"라고 한국의 남아선호사상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지영은 학교에서, 직장에서, 결혼하고, 또한 아기를 낳는 등 모든 단계에서 뿌리 깊은 성차별에 시달렸다"라며 "한국은 아시아의 경제대국 중 하나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82년생 김지영>이 출판됐을 때 이 책에 부정적인 비평가들은 왜곡된 주장을 제시하고 남성을 일반화한다고 비판했다"라며 "남자 주인공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적극적 혹은 수동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묘사해 남녀 간의 갈등을 심화한다는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BBC는 "이 책을 읽었다고 말한 한국의 여자 연예인들은 온라인에서 공격과 괴롭힘을 당했다"라며 "영화 주인공을 맡은 배우 정유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수천 개의 증오 댓글이 달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제작되려고 하자 이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고, 일부는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나쁜 평점을 주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일반 여성'이 주도하는 한국 페미니즘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82년생 김지영>이 출판됐던 시기에 주목했다.

그는 "책이 나오기 몇 달 전 강남역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용의자는 재판에서 자신이 수많은 여성으로부터 무시를 당했으며, 이를 참을 수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사건 이후 여성 인권 운동가가 아닌 '일반 여성들'(regular women)이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처음에는 피해자를 추모했고, 이후 더 나아가 공감했다"라며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느끼는 공포와 한국 사회 내 차별의 상관관계를 깨닫고 '더는 참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한국은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 임금의 63%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선진국에서 남녀 간의 임금 격차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유리천장' 때문에 여성이 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사례, 영화 속에서 아기를 안고 있던 주인공이 카페에서 커피를 쏟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맘충'이라는 말을 듣는 장면 등을 소개했다.

"남성 선호, 서구에서도 일반적 현상"

<82년생 김지영>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7개국에도 출판됐다. 이 책의 영국판을 번역한 제이미 장 이화여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서적으로 매우 큰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번역하면서 속으로 김지영에게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라고 몇 번이고 물었지만, 김지영은 이미 이 사회가 양성평등이 이루어져 있어 여성도 하고 싶은 바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괴롭게 버텼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 사람들은 '이 책이 너무 한국적'이라며 '외국 독자들이 과연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나타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이 여성 혐오(misogyny)가 한국이나 동양 특유의 문화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라며 "장자상속제, 남성 선호 등은 서구에서도 매우 일반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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