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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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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50번, '조국' 17번. 30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주 언급한 단어들의 등장 횟수다.

이날 오신환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조국 사태'를 고리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펼쳤다. 오 원내대표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갈등은 국회 안에서 스스로 결자해지하자" 등 주장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총 17번 박수를 치며 크게 호응했다. 그러나 이들은 연설 후반부, 보수통합을 겨냥한 듯한 "외눈박이 보수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라는 대목에서는 일제히 침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정부·여당 관계자들은 연설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연설이 진행되던 중 민주당 측으로부터 박수가 나온 부분은 없었다. 오 원내대표가 이날 "조국 비호를 위해 검찰을 능멸하는 게 검찰개혁이냐, (이는) 검찰개혁을 희화화하는 일"이라고 말하자, 연설을 듣던 한 민주당 남성 의원은 "너희나 잘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신환 "모친상 당한 문 대통령에게 쓴소리, 곤혹스럽지만 이해 부탁"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하셨습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친상을 당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만 하는 제 처지도 참 곤혹스럽습니다만 공인으로서 제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 모친상에 대한 추모로 연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연설의 대부분은 경제·안보 등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오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오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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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박수를 치고 환호한 부분도 '정부 비판' 내용이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재차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그가 "조국 사태는 문 대통령 자신이 약속했던 '평등, 공정, 정의'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잘한다" "맞다"라고 반겼다.

오 원내대표는 "애초에 인사검증 실패를 인정하고 지명을 철회했으면 '조국 사태'는 없었을 일"이라면서 '국민 분열'의 책임도 문 대통령에게 물었다. 그는 "'지나온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는 미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는 문 대통령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며 "온 나라를 두 동강 낸 국민 분열 행위에 대해 문 대통령은 반성하고 사죄하라"라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한국당이 가장 크게 환호한 대목은...

한국당의 박수와 환호가 가장 크게, 자주 터져 나왔던 대목은 오 원내대표가 '공수처 무용론'을 언급한 부분이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개혁은 시대적 요구, 국회는 당연히 응답할 의무가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을 청와대‧여당의 말 잘 듣는 시녀로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논하려면 이제껏 검찰이 누려온 기소‧수사권을 분리하는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검찰은 기소권만 갖게 하고 1차 수사는 경찰이 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라며 "이런 개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그동안 검찰개혁 방안으로 제기돼 온 공수처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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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그는 "백 번을 양보해 굳이 공수처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제출한 공수처 설치법안은 절대 통과돼서는 안 된다. 이는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집안에 들이는 위험천만한 안이기 때문"이라며 반대했다. "민주당의 안은 반민주적"이라는 오 원내대표의 말에 한국당은 박수와 환호로 응했지만, 민주당은 잠잠했다. 공수처 안을 낸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었다.

그는 "공수처장‧공수처 차장‧수사 검사까지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민주당 안은 누가 봐도 '어용수사처'"라며 "'공수처가 없으면 검찰개혁을 못 한다'는 주장은 '조국이 아니면 검찰개혁을 못 한다'는 황당한 주장과 다를 바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라고 언급했다. 공수처 설치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등치시킨 오 원내대표의 말에 한국당 의원들은 손뼉을 쳤지만, 기동민‧제윤경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몸을 들썩이며 크게 웃었다.

오 원내대표의 '문재인 경고'도 한국당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국민경제의 전 부문에 걸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런데도 계속 여론을 호도한다면 (정부는) 조국 심판론보다 더한 경제심판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문재인 정권은 잘못된 정책을 고치기는커녕, 세상만사를 국가재정으로 때우는 '재정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라는 비난에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웃음기 없는 표정을 지었다.

오 원내대표가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대책도 없는 '평화경제' 타령을 중단하고 대북정책을 근본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언급하자 연설을 듣던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크게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취하하자"는 주장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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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 또한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강제로 불법 사보임을 당한 피해자"라며 여야가 패스트트랙으로 인한 고소·고발을 서로 취하하고, 국회 안에서 풀자는 취지의 제안을 내놨다. 이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으로,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 원내대표의 연설이 시작되기 40여 분 전 검찰은 당시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의정관 국회방송국 아카이브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국회 안에서 벌어진 문제를 검찰로 끌고 가는 건 애꿎은 검찰만 괴롭히는 일"이라며 "국회 안에서 빚어진 갈등은 국회 스스로 결자해지하는 것이 옳다. 쌍방 간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인지상정으로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면서 대화로 패스트트랙 문제를 해결하자"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한국당은 "잘한다"라며 강한 지지를 표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제도 개편 관련,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소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세 가지 대안을 동시에 본회의에 상정하고 ▲표결에 앞서 의원 전체가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자유투표로 결정하자 ▲공정과 정의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법시험 부활과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다시 논의하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50인 이상 사업장 근로시간단축 확대를 1년 간 유보하자 등 제안을 내놨다.

오 원내대표의 제안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 많은 부분에서 입장(생각)이 다르지만, 최선을 다해 접점을 찾아보겠다"라고 답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잘 짚은 연설이었다"라고 칭찬하면서도 "(선거법 개정안 처리 관련 제안에 대해선) 선거법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신당(가칭)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연설 후 논평으로 "검찰개혁의 핵심은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라는 오 원내대표 지적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일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재고하기 바란다. 공수처를 최선이라고 보지 않지만, 검찰개혁 문제를 여기까지 끌고 오기도 쉽지 않았다"라며 "사법시험 부활 제안은 퇴행적이다. (자신이) 대통령의 대입 정시 비중 확대를 비판하면서 사시 부활 운운하는 것의 모순성을 들여다보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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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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