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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심 청구인 윤씨가 청구서 제출 뒤 기자들 앞에 서있다.
 재심 청구인 윤씨가 청구서 제출 뒤 기자들 앞에 서있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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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20여 년간 옥살이를 한 윤아무개(52)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13일 오전 11시 재심 청구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윤씨는 재심청구서를 낸 후 기자들 앞에서 "감개가 무량하다. 30년 전 일이 무죄가 된다고 하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 당시 경찰이 무능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경찰은 100% 신뢰한다"며 "재판부가 무죄를 밝혀주시기를"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청구서 제출 직전 윤씨는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8차 사건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총 10건 가운데 유일하게 범인이 검거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는 무기징역 형을 받고 20여 년 옥살이를 하고 지난 2009년 가석방됐다.

재심 청구 직전인 13일 오전 10시. 윤씨는 자신의 재심을 돕고 있는 박준영·김칠준·이주희 변호사(법무법인 다산)와 함께 수원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윤씨는 "저는 무죄다.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다. 10년 전 교도소에서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감사한다. 경찰들을 믿는다.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 윤씨는 "제가 다리가 아픈데 재활에 많은 신경을 써준 어머님을 존경한다. 성함은 박금식이다. 돌아가신 어머님을 아는 분은 연락 바란다. 외갓집을 찾고 싶다"고도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에 따르면, 윤씨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심하게 저는 상태다. 윤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외갓집과 연락이 끊겼다며 외갓집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박준영 변호사 "강제연행, 가혹행위... 무죄다"
 
 재심 청구서 제출 전 기자회견, 왼쪽부터 김칠준 변호사, 재심 청구인 윤아무개씨, 박준영 변호사, 이주희 변호사
 재심 청구서 제출 전 기자회견, 왼쪽부터 김칠준 변호사, 재심 청구인 윤아무개씨, 박준영 변호사, 이주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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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기자회견은 이주희 변호사 사회로 진행됐다.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청구인 윤씨와 자신을 진범이라 스스로 밝힌 이아무개씨의 자백이 존재하는데, 이 두 자백 중 어떤 걸 믿을 것인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윤씨 자백은 (경찰 등이)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이고, 그에 반해 이씨의 자백은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굳이 윤씨 죄를 뒤집어 쓸 이유가 없는 점으로 보아 믿을 만하다"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윤씨가 무죄인 이유에 대해 강제연행, 가혹행위, 영장 없는 현장검증 등 수사기관이 불법적이고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의 자백이 구체적이어서 믿을 만하므로 실제로 진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다리 장애가 있는 윤씨에게 쪼그려 뛰기를 시키고 발로 걷어찼다. 또 3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고 물도 주지 않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자술서 작성도 강요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는 초등학교 3년 중퇴라 읽고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 자술서를 보면 '했습니다'로 쓰다가 갑자기 '했다'로 쓰는 등 받아 쓴 흔적이 곳곳에 있다"며 "경찰이 자술서에 적어야 할 내용을 불러주거나 글을 써서 보여주며 강제한 것"이라고 봤다.

박 변호사는 "담을 넘지 않고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하는 등 진범이라 밝힌 이씨의 자백이 무척 구체적"이라며 "(반면) 윤씨는 불편한 다리로 담을 넘어 들어갔다고 자백하는 등 상식에 반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칠준 변호사 "억울한 사법 피해 또 없는지 되돌아봐야"
  
 재심 청구인 윤씨가 직접 작성한 '재심 소감문'
 재심 청구인 윤씨가 직접 작성한 "재심 소감문"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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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칠준 변호사는 "20년 옥살이 뒤 10년간 살인범 낙인이 찍힌 채 살아온 윤씨의 고통을 알릴 수 있다는 게 재심 청구의 첫 의미"라며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억울한 사연의 일부라 본다. 피해를 입은 분들이 또 없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경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검토했다면,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라도 작동됐다면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재심 과정에서 당시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발생했다. 당시 13세인 박아무개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당하고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다음해인 1989년 10월 수원지방법원은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판결 뒤 윤씨는 30여 년 만에 재심을 청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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