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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유은혜 부총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유은혜 부총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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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학입학 과정 논란을 발화점으로 문재인 정부 내내 관심도 대책도 없던 교육정책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수능시험 중심 입시가 공정의 가치라고 했지만, 평가의 공정함을 넘어 교육적 가치를 이유로 반대하는 쪽도 많다. 교육을 고작 어떤 입시냐의 문제로 대하는 정부가 씁쓸하다.

한국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없는 사회다. 헌법은 교육의 목적을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한국에서 교육은 그저 학생을 어떤 시험으로 평가하고 누가 시험을 잘 치고 합격하느냐의 문제였다. 조국 사태를 통해 교육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질문은 '어떤 시험이 더 공정하냐?'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입 문제는 더 이상 대입 전형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정시? 수시? 어떤 평가방식이냐가 아니라 교육이란 무엇인가부터 화두를 던지고 우리 사회가 함께 사유하는 것이 해법이 아닐까 싶다.

함께 연대해 혁파해야 할 핵심 키워드 '서열화'

직업 서열화, 학벌 서열화, 대학 서열화, 고교 서열화... 심지어 금수저와 흙수저 등 출생의 서열화까지, 한국의 대표적 고질병이 서열화다. 이 병증은 노골적인 계급사회의 단면들이지만 교육을 계급투쟁으로 곧바로 끌고 가는 건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럼에도 교육의 문제는 계급의 문제와 결부해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말로 요약하면 '서열화 혁파'다. 현 단계 한국사회의 다양한 서열화 중에서도 크게는 대학 서열화 혁파가 우선적 과제이며 직접적 파급력을 가진 역사적 과제다. 나아가 교육은 학생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경험하고 보여줄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 즉 어떤 학교냐의 문제다.

1852년 인종이나 성과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를 평등하게 가르치라고 한 미국 공교육의 아버지 호레이스만은 학교에서도 계급차별을 없애라며, 여성 교직원과 남성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동등하게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그의 교육철학에 따르자면 160여 년이 지난 한국 학교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서열화를 혁파하는 교육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정당들의 교육정책은 입시정책을 중심에 둔 찬반과 쟁론에만 깊이 몰두한다. 반면 정작 교육 실천의 장인 학교라는 공간의 운영과 구성 등에 대해선 이렇다 할 의견이 안 보인다.

권위주의와 통제의 관점에서 세워진 학교 건물부터가 교도소와 닮았다. 그 안에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구성원들은 교장을 정점으로 서열화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또 서열화됐다. 어쩌면 학교는 교육적 소명보다는 직업 공간으로서 개인적 욕망이 압도하는 공간이 돼버린 건 아닐까? 그런 학교라면 성숙한 인간을 기르고 공동체의 가치를 가르칠 수 없다. 아니 오래전부터 이미 그랬던 걸일까.

학교 정규직의 일부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규직 80% 수준의 임금, 직업적 출생신고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공무직 법제화 모두를 열심히도 반대한다. 그들은 서열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라며 서열화에 가담한다. 그들은 차별을 깨려는 학교 비정규직의 투쟁에 적대적 시선을 보내며, 학벌과 서열은 노력의 정당한 대가이며 시험만이 공정한 과정이라고 역설한다.
 
 2018년 교육감 선거 전 교육공무직의 정책 요구를 밝히는 기자회견 모습
 2018년 교육감 선거 전 교육공무직의 정책 요구를 밝히는 기자회견 모습
ⓒ 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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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은 교탁에서만 이뤄지는가?

과거에 비해 학교의 기능은 다양해지고 구성원도 다양해졌다. 당연히 교육과 학교를 바꾸려는 노력도 다양한 주체들과 토론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그러나 변화의 노력도 교과 중심의 평가와 시험에만 몰두하는 태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교육이 아이들의 수만큼 다양해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지만, 그야말로 이상이라면 최소한의 다양성은 갖춰야 한다. 그 방식 중 하나가 학교의 기능을 폭넓게 다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사서의 독서 교육이나 각종 상담사의 정서적 돌봄, 방과 후 다양한 특성화 활동이나 돌봄 교육, 심지어 사회적 식생활을 경험하고 배우는 급식까지.

교육은 과연 교탁에서만 이뤄지는 것일까? 교육의 목적이 무엇이고, 교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교육 당국과 그 주류 구성원부터가 학교 구성원의 다양성과 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데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철학의 실천과 교육 불평등 해소가 과연 가능할까.

교육행정은 관료적이고 보수적이다. 공교육은 확장된 학교의 역할(교육복지 등)과 다양한 교육 주체를 담아내지 못하는 교과 중심의 경직된 체제이고, 학교는 교육철학이 숨 쉬지 못하는 돈벌이 직장, 기득권 쟁투의 장으로 전락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으로 교육개혁을 주장했지만, 결코 자기 손으로 실천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조국 사태 이전에는 이렇다 할 교육정책조차 없다. 기본적으로 교육개혁은 손대봐야 정치적 이득보다 손실이 크다는 태도다. 기존 교육체제 관리만이 목표고, 조국 사태 이후의 교육정책도 정시 확대가 고작이고 매우 소극적이다.

그나마 특목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교육 평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이 또한 진보교육감들이 길을 닦아온 일을 결재하는 역할에 불과해 보인다. 정부가 가장 무관심한 문제가 학교 구성원 간 차별이다. 이는 교육자치를 핑계로 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며 사실상 방치해왔다. 정부와 교육청들은 수십만 명의 학교 비정규직을 만들어 놓고선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 비정규직은 필수적이고 상시적 인력이지만, 정규직과 달리 국가에 신고된 공식적인 이름조차 없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학교 구성원이니 인건비도 제대로 책정하지 않고, 교육정책에서 전혀 고려대상도 아니다. 교육청들에 학교 비정규직은 그저 시급 22원 올려주면 족할 하찮은 비용에 불과하다. 이게 교육기관인 교육청들이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다.

노동 존중? 한국의 교육부터가 그런 철학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노골적 적대를 하진 않지만 전교조, 교육공무직(학교 비정규직) 등 현장 교육 주체와 협력해 교육을 개혁할 생각이 없다. 한국에서 교육은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백년 후 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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