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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9.12.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9.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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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이재용 경영권 승계작업'의 실체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 쪽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특별검사팀은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사건 수사 자료를 토대로 화룡점정을 찍으려는 기세다.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서 특검과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 수사 자료와 관련 증거인멸 재판 기록 등의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지난 재판에서 특검의 증거 수집 절차를 문제 삼았던 변호인단은 이날 사건 관련성 등을 지적했다. 새로운 쟁점이 등장하자 특검 쪽은 발끈했다.

특검 "삼성바이오 사건 등은 처음부터 함께..."

"이게 왜 관련성이 없습니까."

양재식 특검보가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피고인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을 내부문서로 입증하겠다"며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 면담 때) 합병 종결(상태)이 아니었다, 합병부터 순환출자 해소,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처음부터 함께 추진됐다는 것을 입증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이유가 무엇이냐는 삼성 뇌물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 쪽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검은 거래'에 적극 가담했고, 삼성바이오 수사로 그 전모를 드러내는 단서가 포착됐다고 본다. 양 특검보는 삼성바이오 수사 자료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목적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도 말했다.

국정농단 특검에 이어 삼성바이오 수사까지 참여 중인 이복현 부장검사도 "개별현안에 대한 인식과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구현을 위한 구체적 작업이 그룹 내부에서 있어서 관련 서류를 제출한다는 것"이라며 삼성바이오 사건과 뇌물사건은 하나로 이어진다고 했다.

2017년 재판을 시작할 때와 달라진 상황도 언급했다. 이 부장검사는 "청와대 문건까지 확보된 마당과 대비되게 2016년 12월 특검 초반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압수수색 때는 종이쪼가리 하나 안 나왔다"며 "(삼성바이오 수사에서야) 위증에 가까운 증언, 일부 허위진술로 환송 전 원심(2심)을 기망한 것 아니냐 의심이 들 정도의 내부자료나 상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그에 따른 (추가 증거들의) 법정 확인 없이 재판부가 내리는 결정이 국민 전체의 신뢰를 얻을 수 있냐는 의구심도 든다"며 "재판이 3년을 끈 것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서라 생각한다"고 했다.

"별건재판" 변호인단, 결사반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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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은 "별건 재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일연 변호사는 "삼성바이오 수사는 회계기준 위반 여부가, 증거인멸사건은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이 있는지가 다퉈지는 사건이라며 이 사건과 내용, 쟁점이 현저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모든 재판부가 합병 관련 청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삼성물산 합병을 승계작업 관련 현안으로 인정했으나 합병과 직접 연관 있는 청탁이 오고 갔다고 결론 내리진 않았다는 뜻  - 기자 주)"며 검찰이 입증할 필요도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또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삼성바이오 수사 등을 고려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별도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범죄사정에 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는데 이것을 핵심적이고 가중적인 양형 조건으로 삼는다면 공소 제기하지 않은 범행을 추가 처벌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였다. 삼성바이오 사건 자체가 복잡해 심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텐데 "실질적인 별건재판을 위해서 그러는 것은 대법원 판례와 특검법 취지에도 반한다"고도 했다.

양쪽은 처벌 수위를 놓고도 팽팽하게 맞섰다. 특검은 뇌물 인정액이 약 86억 원이고, 그 돈 자체가 회사 자금인 점 등을 감안할 때 1심이 선고한 징역 5년 실형조차 불평등하다며 최소 징역 10년 8개월에서 최대 16년 5개월 사이에서 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대통령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했을 뿐 청탁과 특혜가 없었고, 국정농단에 연루됐으나 기소조차 안 되거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다음 공판 때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또 특검에 1월 7일까지 삼성바이오 수사 자료 등 변호인단이 반대하는 증거들의 사건 관련성, 필요성 등을 정리하라고 했다. 변호인단에는 앞으로 정치권력자로부터 또 다시 뇌물을 요구 받더라도 거부하려면 삼성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출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양쪽 의견을 살펴본 다음 1월 17일 4차 공판에서 삼성바이오 수사 자료 등의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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