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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을 대표하던 숙박업소에서 원도심기록보관소라는 새로운 임무를 갖게 된 ‘남양여관’
 서산을 대표하던 숙박업소에서 원도심기록보관소라는 새로운 임무를 갖게 된 ‘남양여관’
ⓒ 남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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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에 배어있는 추억은 그리움을 만들고, 이 그리움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충남 서산시 동문동 961-8번지(번화3길 8-1), 원도심 한복판인 이곳에 '남양여관'(서산시문화도시사업단)이 있다.

여인숙이란 간판 일색이었던 50여 년 전 당시 '남양여관'은 서산 최고의 명소로 도시의 발전을 고스란히 지켜본 증인이다. 그 후 여관이란 이름이 촌스럽게 느껴질 때쯤 '남양여관'도 명동거리라 불리던 도심도 급격하게 쇠락했다.
 
 ‘남양여관’의 내부는 5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세련미를 가지고 있다.
 ‘남양여관’의 내부는 5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세련미를 가지고 있다.
ⓒ 남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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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기능을 상실한 채 숨만 붙어있던 이곳이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원도심기록보관소라는 긴 이름을 앞에 달고 말이다.

한 세대가 넘도록 서산을 찾는 나그네들의 하룻밤 보금자리였던 이곳이 '기록보관소'라는 생소한 임무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놀랍게도 '남양여관'은 2019년에도 이름값을 하고 있다.

서산사람은 물론 타 지역에서까지 월 평균 6백여 명의 남녀노소가 찾아올 만큼 유명한 곳이 된 것이다.
 
 현재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스산학 강의 모습
 현재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스산학 강의 모습
ⓒ 남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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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에는 엄청난 무엇인가는 없다. 다만 원도심을 넘어 '스산'이란 지역에서 함께 웃고, 울고, 성장한 공통된 기억의 분모만이 있을 뿐이다.

그다지 오래 전 일이 아닌 까닭에 아들의 손을 잡고 온 아버지는 젊은 시절 기억의 파편을 모아 무용담 마냥 들려줄 수도, 나이 지긋한 노부부는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말없이 빙그레 웃을 수도 있다.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원도심은 도시의 심장이다'는 문구. '남양여관'은 원도심의 핏줄이 되고자 한다. 을씨년스러운 텅 빈 상가와 사람의 발길이 뜸해진 거리에 온기를 불어 넣어볼 심산인 것이다. 갈 길도 멀고, 끝까지 갈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하지만 함께 공유한 기억이 있는 까닭에 먼 여정을 겁 없이 떠난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등목체험, 아버지와 아들은 이것으로 새로운 공유거리가 생겼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등목체험, 아버지와 아들은 이것으로 새로운 공유거리가 생겼다.
ⓒ 남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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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큰 인기를 끌었던 '등목 체험전'처럼 세대와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스산학(강사 한기홍)'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상영과 각종 소규모 공연,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행사와 전래놀이 체험 등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돌아봐야 할 그 무언가를 계속 끄집어낼 생각이다.

원도심을 살려 보겠다는 기특한(?) 뜻에 동참하든, 아님 시간 때우기 심심풀이 땅콩으로 생각하고 방문하던 '남양여관'은 모든 발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이 모여 기록이 되고, 원도심 더 나아가 스산의 역사가 되는 까닭이다. '원도심기록보관소남양여관'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월~토·10~18시) 당신의 마음속에 그리움을 만들어낼 추억이 있는 한 말이다.

[미니인터뷰]
원도심기록보관소남양여관 남소라 관장
"원도심은 물론 서산의 역사까지 꼼꼼히 기록하는 문화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것"

  
 남소라 관장은 남양여관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원도심의 문화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남소라 관장은 남양여관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원도심의 문화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 방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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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라 관장은 남양여관이 문을 열고 난 후 '감사하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고 했다. 자신도 꽃다운 청춘을 명동거리라 불리던 지금의 원도심에서 보낸 터라 이 한마디에 자리한 깊은 뜻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남양여관은 한때 지금의 호텔과 같은 역할을 했던 곳이죠. 홍성세무서 직원들이 출장 나오면 이곳에 묵었고, 아침부터 세무 업무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던 곳이었죠. 도심의 발전을 이끌었던 남양여관이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후 원도심을 되살리는 일에 사용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남 관장은 남양여관을 거점으로 원도심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남양여관 골목을 '랑만작당골목'이라 칭하고, 15개의 점포와 의기투합해 대단한 작당을 벌이는 중이다.

이 작당에는 문화잇슈, 무형문화재전수관, 시우회, 번화로소극장 등 든든한 지원군도 동참했다. 최소한 이들은 옛것을 부수고, 그 자리 새로운 건물을 지어대는 원도심 개발에는 반대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도심을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줄 연결 고리를 찾고 있다. 그것이 흑백사진, 골동품이어도 좋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원도심과 관련한 기억이 모여야만  남양여관이 진정한 원도심기록보관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남 관장은 남양여관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원도심의 문화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수많은 서산사람들이 오가며 남긴 흔적을 모아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길 작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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