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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일에 이어 14일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4일 "12월 13일 밤 10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서해 위성 발사장은 지난 2018년 폐쇄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은 북한 미사일 관련 안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다. 현재의 북미 상황을 진단해 보고자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역 근처에서 안정식 SBS 북한 전문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안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북한, 이미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한 듯"
 
 안정식 SBS 북한 전문 기자
 안정식 SBS 북한 전문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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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을 기점으로 북미가 다시 말 폭탄을 주고받았어요.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데 현재의 북미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금 북미 간 위기가 다시 시작되는 국면에 와 있습니다. 올해 북미 간 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현재도 그 노력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겠습니다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북한이 북미대화는 힘들다고 보고 이미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 그럼 북한이 원인인가요?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불신 때문에 그렇겠죠.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것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은 트럼프 정부뿐 아니라 계속 정권이 바뀌는 나라잖아요.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대북정책이 가변적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고 체제 안전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겠느냐에 관해서 근본적인 의문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이 비핵화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여기까지 왔는데,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 즉 최종적으로 비핵화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에 대해 한 번도 답을 준 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근본적으로 북한이 비핵화할 의지가 있는지 회의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 지난 인터뷰에서 "시간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다가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올해 말이 지나고 내년으로 가면 다시 위기 국면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하셨잖아요(관련 기사 : "북미, 내년에 위기 올 수도... 지금은 비관적 전망 더 높아"). 그럼 이 상황이 전초전인가요, 아니면 위기 국면으로 간 걸까요?
"위기 국면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인터뷰 때만 하더라도 북한이 올해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내년이 되면 방향 전환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 북한이 보여주는 상황을 보면 이미 방향은 결정된 것 같습니다.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된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라갔잖아요, 그 무렵부터 서서히 방향이 결정된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이달(12월) 하순에 전원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노동당 전원회의라는 게 북한의 앞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인데 그걸 이달 하순에 소집했다는 건 이미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럼 삼지연군에 간 것도 그런 방향의 일환인가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백두산에 두 번 갔죠. 우선 10월 중순 스톡홀름 결렬 직후에 갔을 때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변 사람들이 느꼈다는 식의 표현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른바 백두산 구상을 통해서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를 일정 부분 접은 채 자력갱생 기반 하에 '새로운 길'을 가야겠다는 구상이 있었던 거 같고요.

이달 초 삼지연군 준공식과 백두산 등정, 북한이 역점을 두었던 양덕 온천지구 준공식 등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북한이 자력갱생의 상징으로 추진해 온 삼지연군 건설과 양덕온천 지구 건설 준공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건 '새로운 길'에 대한 방향을 어느 정도 정리한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럼 금강산 내의 남측 시설 철거 역시 같은 맥락일까요?
"크게 보면 같은 맥락으로 봐야겠죠.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 측면에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있는데,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역점 사업으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주요지구의 관광 건설 사업입니다.

특히 원산 갈마 지구 건설이나 양덕 온천지구 건설, 삼지연군 건설 세 군데를 중점적으로 챙겼는데, 금강산 지구는 원산 갈마지구와 연결돼 있는 지역이거든요. 원산 갈마지구와 금강산, 그리고 이미 건설돼 있는 마식령 스키장을 연계해서 국제관광벨트를 만들겠다는 게 북한 구상이기 때문에, 관광이 중단된 금강산도 빨리 새롭게 정비해서 대규모 관광단지를 건설함으로써 자력갱생의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 있는 거 같습니다."

- 현대아산 측과 50년 계약을 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갈 수 있을까요?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방문해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남측과 '합의'하에 철거하라는 표현을 썼어요. '협의'가 아닌 '합의'는 남측 동의를 얻으라는 건데,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라는 표현을 쓴 건 현대아산과의 계약을 의식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 철거는 하고 싶은데 일방적으로 철거할 경우 '북한은 계약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잖아요. 이렇게 되면 향후 중국 자본 등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철거하더라도 남쪽이 합의하는 형태로 철거하라고 지시한 거 같아요.

다만, 그렇더라도 남쪽의 합의가 없다고 1년이고 2년이고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빨리 남측 시설 철거하고 다시 개발하라고 했잖아요. 최고 지도자의 명령이 내려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남측을 압박해서든 남쪽 시설 철거하고 북한의 자체 역량으로 다시 개발하는 쪽으로 갈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내년에는 (이런 작업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 그럼 금강산 관광은 아예 끝났고 여지가 없다고 보세요?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은 철거하는데 남측 관광객 오는 것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얘기를 했어요. 금강산에 어떤 방식으로 관광객이 들어갈지는 향후 사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다만, 우리가 기존에 생각해 오던 방식, 즉 현대와 북한이 독점 계약을 통해 해오던 금강산 관광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부분은 굉장히 불확실하죠. 지금은 유동적 부분이 많다는 정도밖에 말씀 못 드릴 것 같아요."

- 아직 여지는 있다고 보세요?
"여지를 완전히 닫아놓기는 어렵겠죠. 왜냐하면 금강산은 사실 남측 사람들이 가지 않으면 수지타산 맞추기가 어려운 지역입니다. 뛰어난 명산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볼 때 명산이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들이 금강산 보기 위해 북한 가자고 할 정도는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독자적으로 관광사업을 하면 중국 관광객이 일부 갈 수는 있겠습니다만 예전 현대아산이 주도하던 때처럼 많은 관광객이 가지는 않을 겁니다. 예전 현대가 주관할 때 남쪽에서 190만 명 넘는 관광객이 갔었거든요. 남쪽을 제외하고는 이 정도의 관광객 동원하면서 수지타산 맞추기는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현대와의 계약을 파기해도 될까 하는 고민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북한, 도발 등으로 높은 전략적 위치 확보하려는 듯"

- 7일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잖아요. 중대한 시험은 뭘까요? ICBM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대규모의 엔진 시험이 있었을 거라고 보는 거죠, 정부 쪽에서는 '액체로켓 시험이 아니겠느냐'고 보고 일각에서는 '고체 시험이 아니겠느냐'고 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로 시험한 로켓을 통해서 ICBM을 쏠 건지, 아니면 평화적 목적을 주장하는 위성을 쏠 건지는 아직 (가능성이) 열려있는데요. 어쨌든 북한이 새로운 로켓을 시험했다고 하면 시험에만 그치지는 않겠죠.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새로 개발된 로켓을 이용한 발사가 있을 거라고 봐야 할 거 같아요."

- 미국에 대한 압박은 아닐까요?
"당연히 정치적 압박이죠. 다만, 이걸 통해서 낮은 수준에서 미국으로부터 뭘 좀 얻어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대화가 어려우니 당분간 대화를 보류하고 북한의 자위적인 국방력, 소위 전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좀 더 높은 전략적 위치를 확보한 뒤 협상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럼 내년 미국 대선이 끝나야 상황이 정해질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지금 시작되는 위기가 중간에 등락은 있겠지만 내년 미국 대선 직전까지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도 지금 상태로는 미국과 협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어느 정도 내린 거고요. 미국도 선거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는 북한에 큰 양보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북미가 서로 양보 안 하는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기 국면이 길게 갈 가능성이 높죠."

-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도 하지 못한 걸 나는 했다'고 내세우잖아요. 그게 어그러지면 내세울 게 없지 않을까요?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성과로 자랑해 왔던 게 무너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큰 양보를 하면 선거국면에서 오히려 더 큰 역풍이 불 수 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많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거가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어떻게 이 국면을 끌어가는 게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할까, 라는 고민이 들 거예요.

차라리 강경책으로 돌아서서 북한을 압박하는 게 오히려 대선 치르는 데엔 유리하지 않겠느냐란 고민을 할 텐데, 북한과 전쟁까지 감수할 수 있겠느냐고 할 때 대선 국면에서 전쟁은 쉽지 않거든요. 북한이 이 국면에서 강하게 나가는 건 자신들이 아무리 강하게 나가더라도 대선 국면에서 미국이 북한 상대로 전쟁은 못 할 거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했잖아요. 이걸 북한에서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는 주장이 있던데.
"지금 북미 간 위기가 고조되는 건 기본적으로 북미 간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이라는 비유를 썼기 때문은 아닙니다. 북한이 더 열받아서 판을 엎으려고 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 15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합니다. 비건 대표가 대북 접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보도가 나오는데요.
"외신 보도를 보면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봐야겠죠.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 쪽을 만나게 된다면 북한도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니, 우리가 한 번 더 기대를 가지고 지켜볼 대목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북미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올까 하는 의문은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기 전에도 미국이 여러 차례 북한에 만나자고 했지만, 북한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 상황에서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또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달(12월) 하순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예고한 상태예요. 이미 북한의 길은 어느 정도 결정됐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만나 어떤 얘기를 할까란 의문도 있습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6일 오전 북한에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했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비건 대표는 "우리가 여기에 있다. 북한은 어떻게 (미국 측에) 연락하는지를 안다"고 말했다. - 편집자주)

- 올해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만 아직은 기회가 있을까요?
"그동안 북한 관련 상황을 보면 기회와 위기를 오갔습니다. 평창 올림픽부터 시작해 상당한 대화 국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결실을 맺지 못했지요. 당분간은 위기 국면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길게 보면 내년 미국 대선까지는 위기 국면이 이어질 텐데, 그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죠.

하지만, 위기 국면으로 간다고 해서 모든 게 파국으로 가는 건 아닙니다. 서로 말 폭탄이 오가고 북한이 미사일 쏴대는 국면에 들어설 순 있지만, 모든 것이 망가지는 상황으로 가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위기 국면을 잘 관리하면서 위기가 폭발하지 않도록 우리가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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