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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4·3 관련한 내용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이 지난 17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 공개된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4‧3이 8‧15광복과 통일 정부 수립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학습요소'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공개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출판사는 금성출판사, 동아출판, 미래엔, 비상교육, 씨마스, 지학사, 천재교육, 해냄에듀 등이다.

그동안 제주4·3에 대한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을 보면 제1차 교육과정(1954년)부터 제5차 교육과정(1987년)까지 "북한 공산당의 폭동"으로 기술되다가 제7차 교육과정을 통해 폭동으로 규정한 것외에 민간인의 희생이 추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동안 제주4‧3은 한국사 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의 수립과 한국전쟁 전사(前史)'에 기술되어 '제주4‧3이 정부수립에 반대한 폭동이나 좌우대립의 소요사태 등'으로 규정되면서 교과서 편찬 때마다 4‧3을 왜곡 또는 폄하 등의 논란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박근혜정부 시에는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로 고시 공표한 후 출간한 한국사 교과서 내용도 비슷했다.

이에 대해 도면회 교수(대전대학교, 비상교육 「한국사」대표 집필자)는 "1947년 3․1절 기념 대회에서 경찰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이야말로 봉기의 근원적 배경을 이루는데, 여기서는 봉기의 핵심적 원인이 아닌 듯이 병렬적으로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지금까지 제주4․3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원인은 역대 정권의 탄압과 은폐 때문인데, '남북한 대치 상황 때문'인 양 왜곡하였다."(초․중․고등학교 교과서 제주4·3 관련 서술 분석, 2017, 12, 74쪽)고 밝혔다.

이번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변화로 지난 70여년 동안 왜곡된 제주4·3이 진실을 다가가는데 큰 획을 그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4·3관련 유족회와 단체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던 역사 교과서의 변화는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4·3 유가족이기도 한 이석문 교육감은 역사 교과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에 전문가들에게 '검인정 역사교과서 4‧3집필기준개발 연구용역'을 진행 하였고, ▲8‧15 광복 이후 자주적 민족통일국가 수립 과정에서 제주 4‧3의 역사적 위상 설정 ▲제주 4‧3 사건 진상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제주 4‧3의 배경과 전개과정 및 의의를 객관적으로 서술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명예 회복 과정에서 성취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드높이는 사례 등의 집필기준안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도출된 내용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을 대상으로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 '학습 요소'에 새로운 집필 기준안을 반영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활동한 결과 반영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한국사에 4·3기술 내용 설명하는 제주도교육청 지난 12월 17일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제주 4·3 기술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제주도 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사진=제주도교육청)
▲ 고등학교 한국사에 4·3기술 내용 설명하는 제주도교육청 지난 12월 17일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제주 4·3 기술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제주도 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사진=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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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검정을 완료한 2020 한국사 교과서는 발간되어 내년 새 학년부터 사용된다.

2003년 참여정부시 정부가 채택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4·3은 "미국군사정부 시기인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남한만의 선거와 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발될때까지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충돌과정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대통령은 제주도를 방문해 유가족과 제주도민들을 초청하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잘못된 국가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사과"를 하였고, 2006년 4월 3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위령제에 참석하고 "자랑스런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든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 특히 국가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은 반드시 정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관을 방문하여 "4·3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대로 되어 있으며, 역사적 평가는 어느 당이 집권해도 바뀌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3 제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하여 "국가 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왔다.

이번에 선보인 한국사 교과서들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사 교과서들은 2003년 확정된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의 내용을 함축해 정리하면서 4·3발발 시기가 미군정이라는 점, 직접적 계기가 1947년 3.1절 기념대회서 발생한 경찰의 발포 사건이라는 점, 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되었다는 점,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항쟁이였다는 점, 여순과도 연결 되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동아출판사가 발행한 교과서의 경우 '잊혀지지 않는 기억, 제주 4‧3사건'의 제목으로 "제주 4‧3사건은 냉정과 분단 그리고 탄압에 대한 저항이며,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한 비극이었다"고 소개하고 2쪽과 1/2을 할당하여 '제주4·3사건이 일어나다'와 '3.1절 사건, '제주 4‧3사건의 현장', '제주 4‧3사건 진상조사'와 '대통령 사과' 등의 소제목으로 자세히 기술해 눈길을 끌었다.

'1947년 3월 1일, 제주에서는 삼일절 기념행사 이후 통일 정부 수립 요구 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를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발포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사건 수습 과정에서 미군정은 제주도 주민들을 탄압하였다'라며 사건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MiraeN(미래엔) 출판사도 '3.1절 기념행사가 끝나고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경찰이 발포하고 사상자가 발생하자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일반인이 체포되자 주민의 반감이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도의 좌익 세력과 일부 주민들은 단독 선거 저지와 통일 정부 수립을 내세우며 무장봉기하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동아출판사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영역 43의 발발 시점인 해방 후 미군정 시기부터 국가추념일까지 전체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동아출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자료=제주도교육청)
▲ 동아출판사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영역 43의 발발 시점인 해방 후 미군정 시기부터 국가추념일까지 전체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동아출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자료=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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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출판사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의 발발 시점인 해방 후 미군정 시기부터 국가추념일까지 전체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동아출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사진=제주도교육청)
▲ 동아출판사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의 발발 시점인 해방 후 미군정 시기부터 국가추념일까지 전체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동아출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사진=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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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씨마스도 '단독정부 수립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다'와 '제주4·3사건, 제주도의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의 제목과 '제주4·3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사진과 통계로 보는 제주 4·3사건', 그리고 '광복 후 정부 수립 과정에서 비극을 겪다'라는 소제목으로 2쪽에 걸쳐 제주4·3과 여순을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해냄에듀는 본문에서 "1947년 3·1 운동 기념 대회에서 경찰이 시위를 보고 있던 군중에게 총을 쏘아 여섯 명이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제주도민은 이에 반발하며 관민 총파업을 일으켰다. 제주도민이 반발하자 미군정은 경찰과 서북 청년단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진압하였다"고 기술하면서 제주4·3평화공원의 비설 동상과 영화 및 만화의 주제인 '지슬'등 문화예술을 통해 4.3을 설명하고 있다.

 
해냄에듀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에 대해 문화예술 분야를 통해 설명하는 해냄에듀의 한국사 교과서
▲ 해냄에듀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3에 대해 문화예술 분야를 통해 설명하는 해냄에듀의 한국사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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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성출판사는 '정부 수립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소제목으로 "남한 단독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곳은 제주도였다. 1947년 3·1절 기념 시위에서 경찰의 발포로 여러 명이 사망하자, 제주도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였다. 미군정과 우익 단체는 시위에 무력으로 대응하여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1948년 4월 3일, 좌익 세력과 일부 주민들은 남한 단독 선거 반대, 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무장봉기를 하였다. 군과 경찰은 우익 단체와 함께 대규모 진압 작전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2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희생되었다"고 기술하였다.

제주도민의 희생에 대해 '2만 명에서 3만 명'의 '주민의 희생됐고, '국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되었음을 지학사와 천재교육, 금성출판사, 해냄에듀, 씨마스 등이 기술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진실 규명을 밝힌 보고서인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의 발간과 대통령으로써 처음으로 위령제 참석과 사과한 노무현대통령의 내용은 동아출판, 해냄에듀, 천재교육, 지학사, 씨마스, 금성출판사, VISANG(비상) 등이 기술하고 있다.

금성출판사, 동아출판, MiraeN(미래엔) 씨마스, 지학사 등의 경우 제주4·3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될 예정이었던 여수 주둔 국군 부대가 출동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하였음을 기술하고 있으며, 4월 3일을 국가 추념일을 기술한 출판사는 지학사, 동아출판이다.

이번 한국사 교과서 집필기준을 만들고 반영해 낸 이석문 교육감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에 제주4‧3이 바르게 담긴 교과서를 도민들께 보일 수 있게 돼 매우 뜻 깊다"며 "새로운 집필기준이 최종 반영될 수 있도록 성원과 지원을 모아준 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 4‧3이 더욱 상세하고 진실에 맞게 교과서에 실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과 함께 교과서에 4·3기술 운동을 진행해 온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정연순 이사장은 "제주 4.3을 면면히 흘러온 한국 민중사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 정말 많은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그 시기에 있었던 일들이 재조명되기를 바라며, 4·3의 비극적인 면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정의와 평등의 세상을 앞당기고자 했던 많은 이들의 이야기도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향후 과제도 제시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는 성명을 통해 '2020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4·3이 올바르게 수록된 데 대해 "4·3의 역사와 정의를 이제야 바로 세우게 됐다"며 "한국사 교과서에서 제주4·3을 '폭동'으로 기술한 과오가 더 이상 사라지면서 이념과 사상의 굴레를 벗어나 7만 여 유족의 한을 풀게 됐다"고 환영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그간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았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교과서에 제주4·3을 정명하고 올바르게 소개된 것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유족들에게 뜻 깊은 선물을 안겨 주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4·3운동을 하여온 4‧3평화재단 양조훈 이사장은 "여기에 오기까지 4‧3진상조사보고서 확정과 그 토대위에 2017년부터 시행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검인정 역사교과서 4・3 집필기준 개발사업'이 주효했다"면서 "새로운 청소년 세대가 올바른 교과서를 통해 4・3의 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단독선거 저지와 통일정부 수립을 내세운 무장봉기로 규정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과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해마다 1천명씩 10년동안 전국 교원 1만명을 제주에 초청하여 4‧3연수를 실시하고 있어 한국사 교과서의 기술과 함께 중요한 후속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999년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2003년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의 채택과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사과했던 노무현대통령은 2006년에는 대통령으로써 처음으로 위령제에 참석하여 헌화하였다. 그리고 2018년 문재인대통령의 70주년 추념식의 긴 여정으로 진실이라는 역사의 첫 삽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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