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당선자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당선자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47대 한국기자협회장으로 김동훈 <한겨레신문> 스포츠 팀장이 당선되었다. 한국기자협회는 기자협회장 선거를 지난 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기자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문자 투표로 진행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자는 2586표(44.48%)를 얻어 1810(31.13%)를 얻은 <경향신문> 편집국 노동·탐사전문기자인 기호 1번 강진구 후보와 1418표(24.39%)를 얻은 뉴시스 북한뉴스팀 차장대우인 기호 3번 손대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1995년 기자로 <한겨레신문>에 입사한 김 당선자는 법조팀과 정당팀, 기동 취재팀을 거쳐 현재 스포츠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기자협회 부회장과 언론노조 정책실장 및 수석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내 기자협회 사무실에서 김동훈 당선자를 만나 당선 소감과 함께 앞으로 기자협회 청사진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47대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되셨잖아요. 소감 부탁드립니다.
"당선됐다는 소식 들었을 때 기쁘다기보다는 이상하게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더라고요. 원인이 뭔지 생각해 보니까 지금 우리 기자들에 대한 신뢰와 언론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잖아요. 유사 이래 기자와 언론이 지금처럼 국민에게 지지 못 받는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한국 기자협회장에 당선된 거거든요. "

- 선거에서 44.48%(2586표)를 득표했어요. 회원들이 김 당선자에게 표를 준 이유는 무엇으로 보세요?
"제 매인 슬로건이 '기자 자존감 회복'이었거든요. 땅에 떨어진 기자의 신뢰를 우리 스스로 회복하자는 거예요. 메인 슬로건이 우리 회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서브 슬로건으로는 '강한 기자협회'를 만들자고 했어요. 그동안 기자협회가 재정적으로는 튼튼해졌지만, 기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는 미흡하지 않았나 해요. 예를 들어,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의 '걸레질 발언'처럼 기자들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침해하는 일에 대해서 이럴 경우 항의 방문 등 더 강하게 대응을 해야는데 너무 미온적으로 성명서 내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결국 '기자 자존감 회복'과 '강한 기자협회'가 회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왜 기자협회가 강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스스로 위축이 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하나의 원인은 기자 사회에서 예전에는 타사의 특종이나 단독 보도 기사를 잘 받았거든요. 그러나 요즘은 진영 논리로 갈라져서 보수 매체가 특종하면 진보 매체가 안 받으려고 하고, 진보 매체가 특종하면 보수 매체가 기피하면서 서로 기사 가치를 깎아내리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 언론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 기자협회장에 출마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한국기자협회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정신이 있거든요. 1964년 박정희 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태동한 게 한국기자협회입니다. 그러니까 기자협회 정신과 역사를 올라가다 보면 비판 의식과 저항 의식이 있고 권력에 맞서서 감시와 견제를 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가 있거든요.

그런데 기자협회가 언제부터인지 이익단체에만 머무는 것 같았어요. 기자협회는 의사협회나 약사협회 같은 이익단체와 달리 기자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잖아요. 기자라는 직업은 속성 자체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기자협회도 마찬가지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언론과 기자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어요."

- 선거 운동하실 때 기자들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그들의 요구는 무엇이었어요?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어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많이 들은 이야기가 기자 자존감이 떨어졌다는 것, 그 다음에 포털의 권력화 문제, 그리고 지방언론이 죽어가는 것, 또 언론재단에서 광고 수수료를 과하게 가져간다는 문제도 있었어요. 그래서 수수료 10%에서 인하 내지 폐지해야 한다는 공약이 나왔어요. 제가 공약 제시한 33개 공약 중에서 25개가 이렇게 일선 기자들이 낸 아이디어예요."

- 구체적인 공약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들 피부에 와 닿는 게 많을텐데 그중 하나가 기자 연금법 제정입니다. 저는 김영란법을 찬성하는 사람 중 하나지만,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여러 직업군 중에서 예를 들어 공무원이나 교사는 연금이 있잖아요. 그러나 기자들에겐 의무는 있지만, 거기에 따른 권리나 혜택은 전혀 없어요. 그래서 기자 연금 이야기를 했던 거죠. 구체적 방법으로 언론사마다 퇴직 충당금이 있는데 그걸 기자 연금의 기초단계로 삼는 거죠. 그래서 실현화하고 싶고요. 그밖에 회원들 피부에 와닿는 게 이달의 기자상 같은 경우인데 기자상을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도록 기자상 제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 앞서 기자들의 '자존감 회복'을 강조하셨는데, 어떻게 회복시킬 생각이신가요? 구체적 방법론을 듣고 싶어요. 임기 2년이라 그게 가능할까란 생각도 들거든요.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한 가지는 국민들로부터 '기레기' 소리 안 듣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우리 스스로 자정 운동과 함께 격려하고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공개적으로는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요. 기레기라는 말이 일반화 된 게 2014년 세월호 참사잖아요. 세월호 참사 유족에게 일부 언론이 정말 기레기 행위를 했던 건 사실이잖아요. 거기에 대해 기자 대표가 단 한 번이라도 사과한 적 있냐는 거죠. 제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에는 여러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같이 가서 유족들에게 사과한 적이 있는데요. 그건 엄밀히 따지면 기자 대표가 아니었고 언론노조 조합원 중에는 기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세월호 6주기인 내년 4월 16일 안산 정부 합동 분향소 찾아가서 유족들에게 사과할 겁니다. 그것이 기자들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과 4.3에 대해 사과를 하셨잖아요. 그것은 대통령이 가해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저도 기자 대표로서 꼭 사과할 것입니다."

- "기자협회 특성상 회원사별, 지역별, 기자별로 차이가 크고 이념적으로 스펙트럼이 넓다. 이 때문에 기자협회 회장은 소통이 잘 돼야 한다"라며 "직접 만나서 회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현장형 회장'이 돼야 한다라고 하셨던데.
"제가 결정해서 하방식으로 지시하지 않을 거예요. 권위적인 걸 제가 싫어하거든요. 저는 저 자신을 더 낮추고 겸손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내건 공약 중 상당수가 우리 회원들이 준 아이디어기 때문에 저는 그 공약을 저 혼자 절대 실천 못 하거든요. 함께 실천해 나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기자들과 함께해야지만 그 공약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선거전에는 열심히 사람들 찾아다니다가 선거 끝나니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말 듣기 싫어요. 그런 말 들으면 제가 견디지 못할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임기 2년 동안 부지런히 많은 회원을 만나고 싶고요. 계속해서 제 공약을 실천하는 걸 점검받고 싶고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를 계속 수렴해 나가야지만 기자협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미지 개선하고, 언론 스스로 개혁해야..." 

- 시민들이 기자들을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엘리트 의식이 많다는 건데 이 점은 어떻게 보세요?
"제 생각에 기자들이 엘리트 의식에 갇혀있던 건 과거였던 거 같고요. 지금은 매체도 다양해지고 기자들 숫자도 많아지면서, 기자들이 일부는 그런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생각은 아닌 거 같아요. 국민이 생각하는 기자상과는 딴판이죠. 우리 국민들은 기자 열 명 중 일곱~여덟 명은 탐욕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기자협회가 할 일 중 하나가 기자들 이미지 개선해 나가는 것이죠."

- 어떻게 이미지를 개선하실 생각이에요?
"저는 이런 인터뷰 자리도 기자협회와 기자들 이미지를 바꾸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당선 후 방송 출연 요청이 들어왔는데, 제가 사실 말 주변이 없거든요. 그래도 기자들 이미지를 바꾸고 기자협회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출연하겠다고 했어요.  (제안이 오면) 단 하나도 거절 안 하고 다 출연하려고 합니다.

- 기자협회 수첩이 있잖아요. 기자들은 이 수첩을 12만 원짜리로 생각한다는 말이 있어요. 매달 회비가 수첩값이란 말이죠. 그만큼 기자협회가 회원들에게 해주는 게 수첩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 듣고 싶어요.
"저의 기자협회장 선거 홍보물 중 '출마의 변' 첫머리에 이 대목이 나옵니다. 도대체 기자협회가 나에게 해준 게 뭐냐는 인식이죠. '기자협회가 내 곁에 있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회원에게 다가가는 기자협회를 꼭 만들 것입니다."

- 현재 언론이 많이 비판받고 있잖아요. 당선자께서 보시는 언론 현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참담하고 너무 힘들죠. 일단 대외적으로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고요, 안으로는 먹고살기 힘들죠. 지방 신문이나 서울의 마이너 신문뿐만 아니라 메이저 신문도 힘든 상황이에요. 방송도 지역 민방은 물론이고 가장 여건이 좋다고 하는 지상파 방송들마저도 점점 현실이 열악해지고 있어요. 먹고 살기 힘드니 자꾸 경제부나 산업부 기자들은 광고성·협찬성 기사를 씁니다. 그러니 기자들은 자괴감에 빠지는 거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는 거고요.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 최근 언론 개혁에 대한 요구도 늘어났습니다.
"제가 출마 선언하며 언급했던 것이 당시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있었던 검찰개혁 촛불집회였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검찰 개혁 다음은 언론 개혁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요. 언론 스스로 개혁해야지만 국민들의 거대한 촛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출입처 폐지 문제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KBS가 출입처 폐지를 말했죠. 한 달 정도 됐는데 아직도 실행은 안 되고 논의만 있다고 하더라고요. 출입처 제도 장점이 분명히 있죠. 저도 출입처 출입을 상당 부분 해본 기자로서 알아요. 그러나 출입처의 폐쇄적 운영에 대해서는 상당히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폐쇄적 문화 속에서 과거 문제가 됐던 게 촌지 문화였는데요. 한겨레신문이 1988년 창간하며 보사부 촌지 사건을 폭로하면서, 촌지를 없애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출입처의 폐쇄적 문화는 계속되고 있어요. 출입처가 궁극적으로 폐지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단기간에 없애기가 굉장히 어려울 거예요.

출입처제도가 궁극적으로 없어진다면 정통 매체 주류 매체에 국한됐던 정보들이 훨씬 다양한 매체로 분산될 것이고요. 그리고 정보의 독점이 사라져서 굉장히 공정한 취재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언론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해요."

- 검찰과 기자의 유착 의혹도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저도 과거 법조 출입을 해봤는데 검찰과 친분 관계를 넘어서 도를 넘는 기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특정 언론사에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리는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이 있습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법조 기자들은 브리핑 외엔 공식 취재 창구가 없는 현실입니다. '깜깜이 취재'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제가 법조 출입하던 시절만 해도 부장검사, 차장검사 방 돌면서 차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취재했고, 티타임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것마저도 금지됐으니 도대체 취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듯 정보에 못 말라 있는 기자들을 검찰이 악용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정말 갈길이 멀고요. 솔직히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조금 지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거든요.  막상 당선되고 나니 부회장단 인선부터 시작해서 제가 점검해야 할 자리가 100개가 넘더라고요. 인사가 만사라고 하잖아요. 그걸 연말까지 맞춰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라 힘든데요. 이거 마치고 나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거 같고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앞으로 2년 동안 펼치고 싶고요.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싶어요. 목소리 들으면서 정책에 반영하고 실행해 나가고 그리고 또 하나는 국회 자주 갈 생각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꾸고 그게 밑바탕이 되어야 기자 사회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할 생각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