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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어느덧 저물어 간다. 많은 일이 있었으나 올 한 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검찰 개혁'이 아닐까 싶다. 지난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조국 사태'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국민의 열망이 크게 작용하면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검찰을 견제할 기구가 생겼다.

올해 검찰 개혁의 명암을 살펴보고자 지난 26일 서울 신사역 근처에 위치한 법무법인 가로수에서 김필성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 내용은 김필성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조국 수사가 '검찰개혁' 기폭제
   
 김필성 변호사
 김필성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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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개혁'이라는 키워드로 한 해를 돌아보면 어떠세요?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먼저 기존 시스템에서 검찰 개혁이 너무 안 됐다는 거죠. 심지어 문재인 정권에서도 검찰 개혁이 그렇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다른 하나는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일어나는 상황이 됐다는 거죠. 특히 조 전 장관 수사가 '정말 검찰 개혁해야겠구나'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지금껏 검찰 개혁은 일부 전문가들의 문제의식에 기초하고 있었는데, 이젠 전 국민이 그 필요성을 공감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거죠.

- 어떤 지점에서 국민들이 공감했을까요?
"조국 사태에서는 검찰을 정점으로 하는 현재의 수사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이 극적으로 노출됐고, 그 점을 국민들이 확실히 인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국 사태는 정치적인 충돌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봐요."

- 그럼 왜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유독 가혹할까요?
"조 전 장관이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검찰이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죠. 왜냐면 패스트트랙 국면을 통해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같은 수사기관 개혁이 현실화 되는 상황까지 갔거든요. 

- 그럼 그건 국회와 싸워야지 왜 법무부 장관과 싸우죠?
"현 정권이 밀어붙이는 것이니 법무부 장관과 싸워야죠. 그리고 조 전 장관을 넘어뜨리면 그다음 법무장관이 오더라도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울 거고, 국회의원들도 겁 먹을 수밖에 없어요. 검찰 입장에서는 조 전 장관 넘어뜨리는 게 자기들 위력을 과시하는 데 있어서는 제일 좋은 방법이었겠죠.

-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상징이자, 정권의 '실세'로 불리었죠. 검찰은 어떤 측면에 더 주목했을까요?
"후자요. 검찰은 검찰개혁 막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정국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싶었을 거예요. 정권의 실세를 공격해서 낙마시킨다면,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기대할 수 있어요. 단순히 검찰개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정권이 빨리 레임덕에 걸리는 게 검찰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거 같고요." 

검찰의 이상한 자신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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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선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잖아요. 일각에선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꼴'이란 평가도 있던데 추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잘할 수 있을까요?
"검찰 입장에서 추 후보자가 조 전 장관 보다 흔들기 어려운 상대이긴 해요. 조 전 장관을 그렇게 흔들었기 때문에 추 후보자에 대해 흔들기는 쉽지 않죠.

그러나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추 후보자를 믿지 못한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동안 '정치인 추미애'의 삶을 보면 능력은 충분해요. 하지만 검찰 개혁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서 제대로 성공한 적이 거의 없어요. 추 후보자가 장관이 되더라도 개혁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거부하자 추가로 기소했어요.
"법원이 공소장 변경 불허하면 공소장 취소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공소 취소도 안 하고 그걸 유지한 상태에서 다시 기소하는 건 '공소장 남용'으로 볼 수 있죠. 법원이 공소장 변경 거부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왜냐면 공소장 변경하기 위해서는 처음 기소한 것과 변경하는 내용 사이에 동일성이 있어야 하거든요.

이번 사건이 어떤 의미에서 중요하냐면 법원의 판단에 대해 검찰이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거예요. 지금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전혀 존중하지 않아요. 사실 실무에서 일해보면 검찰이 법원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참 많이 받아요."

- 그럼에도 법원이 공소기각은 안 했는데.
"아직 아니죠. 그러나 공소 기각은 나중에 판결할 때 나올 수 있어요. 공소권 남용에 대한 판단이 될 가능성 충분히 있습니다. 왜냐면 변호인들이 문제 삼을 거예요. 정경심 교수에 대한 판단이 유죄냐 무죄냐는 둘째 문제고 현재 검찰이 보이는 태도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런 태도만 봐도 그 자체로 공소권 남용으로 볼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거죠."

- 검찰이 그 부분을 고민 안 했을까요?
"검찰은 자기들의 판단이 최종적으로 법원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 같아요. 납득은 잘 안 돼요.

- 검찰은 일개 행정부 외청일 뿐이잖아요.
"그렇죠. 검찰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그렇게 대단한 거예요. 그러니 검찰개혁 하려는 거잖아요. 국민들도 이제는 알아요. 오만방자하고 자신감 넘치며, 검찰이 스스로를 권력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요.

- 그럼 보수 진영은 왜 검찰 개혁 반대하죠?
"검찰을 자기 손에 쥘 수 있으니까요. 사실 검찰이 보수 쪽에 항상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한 거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했었잖아요. 검찰이 보수 쪽 물어뜯을 수 있어요. 그러나 보수는 '딜'을 통해 공존할 수 있다고 믿어요. 검찰에 도움을 주면 자기편 들어줄 거란 확신이 있어 보입니다."

"검찰만 '수사'를 해서는 안 돼"  
'공수처법 가결' 선포하는 문희상 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4+1 협의체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수처법은 이날 국회에서 재석 176인 중 찬성 159인, 반대 14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됐다.
▲ "공수처법 가결" 선포하는 문희상 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4+1 협의체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수처법은 이날 국회에서 재석 176인 중 찬성 159인, 반대 14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됐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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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처 법안은 어떻게 보세요?
"이제 시작이잖아요. 많이 미흡하죠. 그러나 공수처가 설치하는 것만 해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다음부터 차근차근 변화해 나가야죠.

- 국회 4+1 협의체에서 기소 판단을 심의하는 '기소심의위원회'는 두지 않기로 하는 공수처법 수정안에 합의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검찰 반발하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기소심의위원회'라는 게 설치되면 공수처의 기소 권한 행사에 제약이 많이 생기거든요. 검찰의 기소권 견제라는 측면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게 맞아요."

-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서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부패범죄·경제범죄·금융증권 범죄·선거범죄·방산 비리 범죄 등으로 제한했던 정부안보다 확대되었는데?
"검찰의 직접 수사 권한을 최대한 줄여야 해요. 사실 검찰의 '직접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검찰이 공수처 또는 경찰보다 수사 잘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어요.

여기에서 말하는 수사는 '어려운 것'이에요. 어려운 수사를 검찰이 잘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건데, 이 생각 자체가 문제 있죠. 검찰이 수사 더 잘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지금껏 자기들만 수사했거든요. 아직까진 검찰에 노하우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안 됩니다. 공수처가 수사하고 경찰도 독립해서 수사해야 합니다. 검찰의 우월함을 인정하는 법체계가 유지되어도 안 돼요."

-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진행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진실을 알 수 없으니 필요하면 들여다볼 필요는 있겠죠, 다만 이게 조국 전 장관과 관련 있잖아요. 그동안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오랫동안 했지만, 범죄가 성립할만한 게 나올 때까지 되는 대로 털어보자는 쪽에 가까웠어요. 이 사건 자체가 심각한 범죄 의혹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되어 있는 거니까 이것으로도 공격해보자는 의도가 강해 보입니다.

- 또 하나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인데 같은 맥락일까요?
"그건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울산시장 건은 아직 조 전 장관까지 안 갔어요. 하지만 조 전 장관 공격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현 정권 공격이거든요. 검찰개혁 동력 빼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레임덕이고요. 검찰이 레임덕을 노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울산은 '고래고기 환부사건'으로 인해 검경 수사권에 관한 힘겨루기가 벌어진 곳이기도 해요. 단순히 조 전 장관만 보는 게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주도권 획득까지 고려해 진행하는 거 같아요."

- 연말 인사 부탁드려요.
"일련의 사건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제 주변에도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조용히 살면 좋겠다는 사람 많았고요. 물론 싸워야 할 땐 싸워야 하지만, 내년에는 검찰 개혁의 실질적 진전이 있어서 더는 올해처럼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민주주의도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잘 되어, 국민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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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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