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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보내고 2020년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 많은 주장과 요구가 있었고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조국 사태로 촉발된 '언론개혁'이다. 사실 언론개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닐뿐더러 진부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취임 1년을 앞둔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소회와 언론개혁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보도 관행 개선되지 않으면 언론 신뢰성 확보 어려워"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았다.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았다.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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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위원장 맡은 지 10개월입니다. 소회가 있을까요?
"수석 부위원장으로서 2017년 8월부터 1년 반 임기를 마친 후 위원장이 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언론노조에서 3년 반을 지냈습니다. 지난 1년이 추락한 언론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기간이 되길 바랐지만, 조국 장관 임명과 사퇴를 거치면서 언론 신뢰도가 더 추락하는 상황이 됐어요.

또 진영 논리가 지나치게 확산돼 서로 확증편향적인 콘텐츠 소비양상이 나타났어요. 언론단체의 일원으로서 지금까지 우리 보도의 문제점과 관행을 성찰한 기간이에요. 언론사의 지배구조나 사장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곧바로 언론 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신뢰성 확보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왜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정치적으로 독립된 언론사 지배구조를 만든다는 것 자체는 보도의 공정성이나 제작의 공정성 확보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러나 그게 필요조건은 되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정부나 검찰 또는 자본 권력이 내놓는 말을 받아쓰는 관행도 없지 않았다고 봅니다. 지배구조 개선 즉 말하자면 사장의 교체로 그것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대통령 직속 '미디어 개혁 국민위원회'가 필요한 이유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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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개혁을 언급하셨는데 '언론 개혁'과 '미디어 개혁'이 다르다고 보는 건가요?
"미디어 개혁은 '언론 개혁의 확대된 의미'로 쓴 말입니다. 최근 들어 1인 미디어가 등장했습니다. 기성 언론 보도를 대신할 만큼의 강력함도 생겼고요. 유튜브를 통해 언론의 기능을 하는 곳도 생겨서 언론 개혁이라고 말하기보단 새로운 미디어 환경 내에서 기성 언론을 넘어서는 확대된 개념으로 미디어 개혁을 말씀드린 겁니다."

- 지난해 11월 25일 언론노조 창립 31주년 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과 미디어 전반의 혁신을 위해 대통령 직속 '미디어 개혁 국민위원회'를 제안했습니다. 그 의미인가요? 
"그렇습니다. 검찰개혁 이후 언론 개혁에 대한 열망이 있잖아요. 특정한 언론사 한 군데의 관행이 개선되거나 또는 극단적인 극우 성향의 언론들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보도해온 관행을 고친다고 바뀔 문제는 아닙니다. 언론 내의 구조적 문제들과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미디어의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해요. 그런 측면에서 전반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개혁 없이 언론개혁은 오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 그런데 왜 대통령 직속으로 해야 하나요?
"이 문제는 민간 영역 논의로만 정책반영이 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언론개혁이라는 건 20년 넘게 방치되어온 언론 관련 법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규제와 진흥 정책이 씨줄 날줄처럼 잘 얽혀져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민간을 넘어 정부 차원의 논의도 포함되어야 하고요. 입법기관인 국회도 여기 참여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주체를 총괄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권력이 언론개혁에 개입할 경우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있잖아요?
"문재인 정부는 '정부가 언론개혁에 나서는 자체가 언론장악 의도로 비치지 않겠냐'는 일부의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개혁을 포함한 미디어 개혁은 법 개정부터 정부 정책 변경까지 복합적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독립 기구가 필요합니다."

- 제안 후 정부 측으로부터 반응이 있었나요?
"이낙연 총리가 방통위, 문체부 등과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한상혁 방통위원장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문체부도 관련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관련 있습니다. 광범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서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게 저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정치적 이유로 종편 4사를 허가하고 온갖 특혜를 부여해 인위적으로 방송 시장을 왜곡했습니다. 우리나라 여론지형을 양극화하는데 종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것을 바로잡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정권의 언론 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기 싫어서인지 아무런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그럼 정부의 언론 정책이 없는 게 문제라고 보세요?
"집권 내내 언론에 대한 정책이 따로 있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언론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만 지켰던 것 같아요. 언론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정부가 언론에 개입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 기존에 잘못됐던 제도와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건데  그 목소리마저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출입처 폐지가 모든 문제 해결한다고 보지 않아"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오정훈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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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원장 10개월 활동에 대해 점수를 주면 몇 점 정도인가요?
"스스로 점수를 매기라니... 어렵습니다. 저는 박하게 생각하는데요. 50점 미만 아닌가 싶어요."

- 왜요?
"저희는 30년 넘는 전통을 가진 산별 노동조합으로 언론 개혁과 언론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이 있습니다. 지금의 언론에 대한 냉소와 질시 그리고 추락한 언론 신뢰도를 보면 후한 점수를 받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촛불 정국 때 우리 언론과 언론노조가 시민 앞에 '국민의 품으로 언론을 돌려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생각하면 저희 10대 집행부는 낙제점입니다."

-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언론노조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이후, 해당 상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언론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해 미리 내놓고 설명 드렸어야 하는데 늦었습니다. 늦게나마 나온 입장문 또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상당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실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실망과 비판은 지난해 9월에만 있었던 건 아니라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 겹겹이 쌓여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언론노조가 여기에 대한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점 그리고 시민 공감을 얻을 만큼 우리 언론노조 내부 논의가 성숙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스스로 채찍 들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 위원장이 생각하는 언론개혁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시청자, 독자의 요구와 그들이 언론보도 제작물을 소비하고 또 다른 여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가운데 다양한 층위에서 개혁과제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공영언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지만, 공영언론을 제외한 언론들 또한 공공 영역의 역할을 수행함에도 대부분 족벌언론자본 또는 건설 자본 등의 지배받는 게 사실이에요. 자본과 광고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 체제와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매체에 어떤 공공성과 역할을 부여할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은 어떤 사회적 책무를 지고 어떤 공공성을 실현해야 할지 생각해야 해요. 또 IPTV와 케이블 방송을 가진 거대 통신사들도 들여다봐야 해요. 그들은 망을 독점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광고나 자본의 권력화에 대한 일방적인 전도사가 돼서 미디어의 공공성을 해치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도 공익성과 공공성이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지 분명히 지적해야 해요."

- 논란 중 하나가 검찰과 기자의 유착 의혹이잖아요.
"언론과 권력의 유착관계라는 정보독점의 문제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지금의 언론사들의 경쟁적 관계를 검찰과 권력이 이용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는 검찰의 정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게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거죠.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피의사실 공표를 어떻게 막을 건지 제도적인 차원의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져야 해요. 그것이 검찰과 언론 양측에 강제조항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정보공개제도 또한 점점 투명해지고 접근 방향성이 높은 방향으로 나아가야지만 기자들이 밀실에서 유착하고 싶은 유혹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 대안으로 나온 게 출입처 폐지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단순히 출입처를 다 폐지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순 없어요. 그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아요. 그러나 출입처와 출입 기자단이 가졌던 폐해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관행을 고칠 방안이 최근 몇 군데 언론사 내에서도 논의되기도 하고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입처 폐지를 단선적으로 시행했을 때 과연 오래된 유착관계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는데 어떻게 이끄실 생각인가요?
"시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언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언론을 만들기 위해 우리 내부부터 성찰하고 자성하고 대안을 내놓는 일을 올해에도 할 겁니다.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언론 노조가 30년 넘게 지속해 온 것처럼, 언론 개혁의 과제 또한 지속해서 문제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지켜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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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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