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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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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일부 지역'만의 문제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질문 내용은 "부동산 안정화의 목표가 현상 유지 수준인지, 취임 초 수준으로 안정화시키는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정책 목표를 '집값 안정화'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을 쓰고 있는데, 정책 목표가 구체적으로 '집값 하락'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해달라는 요청이기도 했다.

질문을 받은 문 대통령은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하락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고 했다.
 
"단순히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 아니라, 일부 지역은 정말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을 기울이겠다"
 

다시 드러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반갑고도 한편으론 아쉬운 답변이다. 먼저 반가운 측면은 대통령이 '집값 하락'이라는 구체적인 정책 목표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정책 목표를 '집값 하락'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집값 하락'을 이야기한 것은 그만큼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집값 하락'이라는 정책 목표에 대한 비판, 비난도 이제는 대통령이 온건히 받아들여야 할 몫이 됐다.

신년사에서 '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하고, 이번에는 '집값 원상 회복'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 범위도 확실히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는 "집값을 '원상복귀' 하겠다는 표현은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처음 쓴 표현"이라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은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일부 지역'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통계적인 수치로 보면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일부'라고 하긴 어렵다.

'일부'와 '광범위한'의 차이
 
 시민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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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KB)이 매달 내놓는 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강남 11개구의 중위매매가격은 지난 2017년 6월 7억 7557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강남 11개구의 중위매매가격은 11억 2867만 원으로 올랐다. 2년 6개월 만에 45.52%가 오른 '급등 지역'이다.

강남 뿐만 아니다. 매매가 흐름을 보면 서울 전체 지역이 '급등 지역'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2017년 6월 6억 2116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8억 9751만 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무려 44.48%다.
  
그렇다면 서울을 '일부'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서울 지역의 공동주택 수는 146만 1985세대다. 전국 공동주택(989만 5733세대)의 14.77%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 뿐 아니다. 전국 17개 시도광역시 중 2017년 6월~2019년 12월 기간 동안 아파트 중위매매가격 상승률이 20%가 넘는 곳은 대전과 경상남도다. 대전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27.02%, 경상남도는 20.77% 올랐다.

대전의 공동주택 수는 32만 6361세대, 경상남도는 64만 1868세대다. 서울 전체 지역에 대전과 경상남도까지 합치면, 전국 공동주택의 24.55%가 급등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경기 과천과 성남 등에서 가격이 급등한 개별 아파트 단지를 포함하면, 이 비율은 더 늘어난다.

단순 통계만 훑어봐도 가격 급등 현상이 '일부 지역'이라고 하기는 한계가 있다. 향후 발표될 부동산 대책도 '일부 지역'이 아닌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쳐야, 집값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는 "정부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은 그동안 핀셋 위주로 규제를 해왔기 때문"이라면서 "대통령의 레토릭은 부드럽게(일부지역) 하더라도, 실제 대책을 내놓을 때는 광범위하면서도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원상 복귀를 선언했으면, 그 자리에서 투기 세력에게 준 혜택을 거둬들일 방안까지 언급했어야 했다"며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 다주택자 혜택 폐지 등 대통령이 투기와 전쟁을 선포한 만큼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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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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