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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거-부동산 총선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거-부동산 총선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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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총선을 앞두고 주거·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총체성과 유기성을 담보한 데다가 부동산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찔렀다는 느낌이다. 

정의당의 주거·부동산 공약은 '무주택 세입자 주거권 보장'이라는 목표 아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전·월세 물가연동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통한 세입자 9년 안심 거주 보장, 공영개발,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등의 공급방식을 통한 반의 반 값 아파트(분양 및 장기공공임대) 공급, 1인 월세 청년가구 월 20만 원 주거지원 수당 지급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정의당은 선제적 투기억제 대책 실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가구 다주택 중과세·보유세 강화, 기업 보유 부동산 과세 강화, 사모펀드 보유 토지 종부세 종합과세 등의 정책 수단들을 제시했다. 아울러 고위공직자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 금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회의원, 장·차관, 광역자치단체장, 시도교육감,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등 1가구 1주택 보유 의무화를 천명했다.

총체성·유기성이 돋보인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올바른 철학 위에서 총체성과 유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즉, 부동산 정책은 토지공개념이라는 올바른 철학 위에서 세제, 금융, 공급, 공공임대, 민간임차시장에서의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힘의 비대칭성 완화, 고위공직자들의 솔선수범 등의 요소들이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에만 소기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정 정책수단만 강조되고 나머지 정책수단은 홀대받는다거나, 정책수단간의 균형이 무너진다거나 해서는 유의미한 정책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정의당이 이번에 내놓은 주거·부동산 공약은 '부동산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대한민국은 세습자본주의가 고착화 된 불공정사회로 내몰리고 있다'는 현실인식을 토대로 토지공개념이라는 올바른 철학 위에 지은 집이라 평가할 만하다. 공약을 자세히 보면 ▲ 주거안정성 제고 ▲ 불로소득 환수 ▲ 고위공직자 솔선수범, 이렇게 세 개의 축으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정의당의 주거·부동산 공약을 자세히 보자. 공약 설계가 매우 대담하고 정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의당은 전·월세 물가연동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세입자가 9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이 정책조합이 입법되기만 하면 임대인과 임차인의 힘의 비대칭성이 획기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당이 공영개발,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천명한 대목도 평가하고 싶다. 그간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처럼 토지불로소득을 건설사와 개인이 분점하는 지금의 아파트 분양방식을 그대로 둬서는 대한민국이 부동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길도, 현금과 같은 투기 아수라장에서 해방될 길도 없다.

앞으로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을 정의당이 제안한 공영개발,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주택방식으로 분양하길 권한다. 이렇게 되면 저렴하게 분양되는 아파트를 소유하더라도 토지불로소득이 개인에게 사유되지 않기 때문에 신규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이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한 아파트 단지 모습(자료사진)
 한 아파트 단지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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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선제적 투기 억제 대책으로 내놓은 것들 중 눈길을 끄는 건 '기업보유 부동산'에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것과 분리과세대상이던 사모펀드 보유 토지를 종합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 중 하나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인데, 지대추구 경향이 만연한 지금의 대한민국은 기업가 정신이 희미해졌다. 또한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열중하기 보다는 부동산 투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런 현실을 포착해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에 과세를 강화해 기업들로 하여금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려 하고 있다. 소수 부유층과 외국자본 등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그동안 분리과세 대상으로 세금혜택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정의당은 이를 종합과세하겠다고 공언했다. 백 번 옳은 공약이다.

정의당이 내놓은 주거·부동산 공약 중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중 하나가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등 고위공직자는 1가구 1주택만 보유해야 한다는 공약이다. 정부 정책의 신뢰를 담보하고 부동산 시장에 즉각 영향을 줄 정책수단으로서는 '고위공직자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금지'만한 것도 드물다. 

아쉬운 대목들도 눈에 띄어 

물론 정의당의 주거·부동산 공약 가운데 아쉬운 지점들도 있다. 

우선 토지불로소득 환수 대책보다 무주택 세입자 주거권 보장이 우선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은 퍽 아쉽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의 보유 및 처분시에 발생하는 불로소득 때문에 발생하므로 이를 차단하거나 환수하는 게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이를 직시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현재 0.15%에 머물고 있는 보유세 실효세율의 상향 목표도 고작 0.28%에 불과하다. 다른 공약에선 근본적인 진단을 내놓은 정의당이 부동산 정책의 핵심인 보유세에서는 소극적이고 주저하는 기색을 보였다. 안타까운 대목이다.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의 획기적인 증가를 위한 로드맵 제시와 재원마련 방안이 누락된 대목도 매우 아쉽다. 물론 정의당의 반의 반 값 아파트 공급 공약에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많이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의 이번 주거·부동산 총선 공약은 총체성, 유기성, 대담함, 정교함, 구체성 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이번 총선은 각당이 내놓는 부동산 공약이 각축을 다툴 듯하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태경씨는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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