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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새해들어 나는 2번의 상주 노릇을 하게 되었다. 1일 5~6년 노환으로 누워계시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셨고, 9일에는 친자매처럼 지내던 사촌시누이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상주로서 해야할 일이 매우 많았다. 그 중에서 나는 조문객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맡았다. 음식도우미 2명이 도착했다. 도우미 두 명은 매우 민첩하게 일들을 알아서 척척해내어 상주들의 마음이 놓이게 했다.

장례식장에서는 24시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주방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상주는 기본상차림을 고르면 되었다. 밥과 기본상차림 식단은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었다. 결혼식장은 식장비를 받지 않는 대신 식사 가격을 높여받는 경우가 많지만, 장례식장은 장례식장비를 따로 받으면서도 식사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여러가지 사정과 이해 타산이 있겠으므로 가격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내가 두 번의 장례를 치르면서 유독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과도한 일회용품의 사용이었다. 상주들의 슬픔과 그들을 위로하려고 들른 조문객들 사이에서 아무렇지않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의 양은 상상을 초월했다.
 
일회용 얇은 비닐더미 장례식장 테이블에 깔아놓은 비닐더미와 일회용품들
▲ 일회용 얇은 비닐더미 장례식장 테이블에 깔아놓은 비닐더미와 일회용품들
ⓒ 신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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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장례 음식도우미가 도착하고 식당에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도우미들이 좌식테이블에 얇은 비닐을 여러 겹 깔았다. 그리고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숟가락, 종이컵 그리고 작은 물병과 캔음료들을 테이블에 놓은 후 도착한 음식들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 담았다.

조문객이 도착하면 무조건 미리 준비한 한 상씩 테이블에 갖다 놓았고 조문객이 돌아가고 나면 남은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고, 플라스틱 물병과 캔들은 재활용쓰레기통에 버렸다. 테이블에 있던 나머지 모든 물품들(일회용 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 플라스틱 접시들, 종이컵)은 테이블에 미리 깔려 있던 얇은 비닐 한 겹을 벗겨내어 보자기처럼 싸서 일반쓰레기통에 버렸다.
 
장례식장의 쓰레기들 쓰레기 보자기가 된 비닐과 함께 버려지는 일회용품들. 걷어낸 비닐 아래 새 비닐.
▲ 장례식장의 쓰레기들 쓰레기 보자기가 된 비닐과 함께 버려지는 일회용품들. 걷어낸 비닐 아래 새 비닐.
ⓒ 신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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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은 몇 백명에 달했고 그만큼 얇은 비닐에 싸서 버린 일회용 용품들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걷어낸 비닐 아래에는 새 비닐이 드러나고 그 위에 새로운 일회용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차린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노 플라스틱(NO PLASTIC!)"을 외치고 우리나라도 마트에서 무료로 담아주던 일회용 비닐봉투가 사라진 마당에 2, 3일 동안 엄청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장례식장의 주차비는 상주가 미리 선결제를 하고 조문객들에게 주차권을 드린 후 발인 전에 정산을 한다. 장례식장에 부페처럼 음식을 준비하고 주차비 정산처럼 조문객들에게 식권을 드린 후(결혼식장에서는 하객들에게 식권을 나눠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상주는 마지막에 식권 수대로 정산을 한다면 어떨까. 

음식 도우미들은 테이블 정리 정도만 하고(그렇게 된다면 음식 도우미도 필요없게 될 것이고) 장례식장의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다면 그많은 일회용품들의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비닐 장례식장 상차림에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비닐
▲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비닐 장례식장 상차림에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비닐
ⓒ 신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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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들의 슬픔과 그들을 위로하려는 조문객들 뒤에서 다양한 일회용품들을 팔고 비싼 가격의 음식들을 제공하면서 이권을 챙기는 장례식장들의 담합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노 플라스틱"을 외치면서도 여전히 과도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장례 음식 문화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가 후세를 위해 애쓰는 노 플라스틱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겠나.

덧붙이는 글 | 페이스북에 중복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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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페라앙상블 기획위원/ 조각보공예작가/ 웰다잉강사 웰리빙-행복만들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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