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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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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이희훈

[기사 보강 : 13일 오후 6시 10분]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통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합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을 세상에 알린 내부고발자가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양 회장을 대신해 불법 성범죄 영상 유통을 사과했다.
 
최근 <뉴스타파>, <셜록>, <프레시안> 등을 통해 양진호 회장의 비위 행각과 불법 행위를 고발한 공익신고자 A씨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현재 양 회장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이 사건을 제보하면서 끝까지 신분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양진호 사건 보도 이후에 예상치 못할 정도로 큰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 많은 기자들의 질의가 있었다"며 "내가 제보자임을 밝힐 수 없는 상황에서 사안을 설명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고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배경을 밝혔다.
 
<뉴스타파> 역시 "보도 이후 제보자와 관련해 각종 억측이 나오고 있고,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부득이 공개적인 기자간담회 자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양 회장 관련 제보 내용을 공익신고한 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변보호, 책임감면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이희훈
 
A씨는 먼저 내부 고발에 나서게 된 계기를 소상히 밝혔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관련해 심각성을 깨닫고 웹하드 업계 내부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영상만큼은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이를 없애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다"면서 "7월 28일 '그것이 알고 싶다'("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 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편") 방송 이후 자체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양진호 회장은 비밀리에 업로드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다. A씨는 "나와 일부 임원들은 그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고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지금까지 저희가 내부에서 시도했던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수사를 진행했지만 회사 내부에서 휴대폰를 수차례 교체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과 허위진술 강요 등 수사 방해 행위가 자행된 것을 보고 내부 고발 없이는 수사를 통해서도 진실이 밝혀지기 어렵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뒤 화면은 직원의 스마트폰에 설치해 통화내역, 앱로그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이지기' 프로그램이다. 고발자는 양 회장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사생활 내용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희훈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이희훈
 
A씨는 "이번 내부 고발은 단순히 양 회장의 폭행과 엽기 행각을 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한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B교수의 집단 상해 사건이 양진호 회장의 힘으로 인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에 피해자인 B교수의 명예회복과 피해회복을 위해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A씨는 "이번 내부 고발로 이후 웹하드 업계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완전히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더 빠른 시일 내에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유통되지 않도록 했어야 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많은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진호, 직원 휴대폰에 해킹 앱 설치해 통화·문자 도청"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발표하기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A씨는 이날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과 임직원들 스마트폰을 도청한 증거 자료들을 공개했다. 양 회장이 회사 임직원들 휴대폰에 '아이지기'란 해킹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직원들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 내용은 물론, 어떤 앱에 접속했는지까지 모두 서버에 저장하고 관리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해킹 프로그램을 깔면 전화번호는 물론 상대방과 통화내용, 문자메시지 내역도 볼 수 있고, 스마트폰에 어떤 앱에 접속했는지 기록해 서버에 보관할 수 있다"면서 "거의 모든 직원 스마트폰을 도청하고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열람하고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양 회장이 데이터가 많아지니 내게 관리하라고 지시해서 보고는 깜짝 놀라서 밤새 채증한 뒤 다음 날 양 회장에게 불법이니 폐기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처음에 양 회장이 거부했지만 내가 물러서지 않자 폐기를 약속했고 실제 폐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 회장이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시도한 정황은 있지만 실제 개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 수법도 공개됐다. A씨는 "양 회장은 임직원 명의로 법인을 설립한 뒤 기존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세금이 아깝다며 배당금을 받는 대신 대여금 형태로 회사 돈을 빼서 썼는데 아직까지 갚지 않은 돈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양 회장이 2013년 직원에게 5억 원을 빌려주고 몬스터 주식회사를 설립하라고 지시했다"면서 "3년 후 회사가 커진 다음 판도라TV에 회사 주식을 매각해 42억 원을 주식매매대금으로 받았는데, 한국인터넷기술원이 아닌 직원 계좌로 입금시킨 뒤 양 회장 지시로 고가품을 사는 등 썼다"고 주장했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파일쿠키'라는 웹하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로, 양 회장은 지난 2013년 한 직원에게 자본금 5억 원을 자신이 소유한 한국인터넷기술원에서 빌려 설립하게 한 뒤, 지난 2016년 12월 판도라TV에 매각했다. A씨는 저작물 필터링 업체인 '뮤레카'와 '콘톡'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양 회장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주식매매대금을 양 회장 개인 용도로 사용해 법인인 한국인터넷기술원은 횡령 피해를 당했고, 양 회장은 탈세를 했다"면서 "퇴사한 한 임원은 인감을 회계팀에서 관리해 자신 명의로 수차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양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해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압수수색 전날 알아... 증거인멸 지시, 허위진술 강요"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이희훈
 
양 회장이 지난 8월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과 음란물 유통 수사를 앞두고 임직원에게 증거물 인멸을 지시하고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A씨는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이전인 8월부터 임직원에게 모든 것을 각 회사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했다고 진술하라고 허위 진술을 강요해, 양 회장이 구속되기 전까지 임직원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양 회장이 임원들을 불러 구속되는 직원에게는 3억 원, 집행유예는 1억 원, 벌금이 나오면 2배로 보상하겠다고 했고 소환조사를 당하면 1인당 1천만 원씩 주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진술 잘 했을 때 주는 거고 실제 소환조사에 다녀온 직원들은 50만 원씩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양 회장이 경찰 소환을 하루 앞둔 한 임원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면서 해당 임원이 자신에게 맡겼던 돈뭉치를 보관하고 있다 이날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그 봉투 안에 5만 원권 100장, 모두 500만 원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양 회장은 회유가 통하지 않자 협박을 하기도 했다"면서 "핵심 임원에게 내가 구속되면 너희가 무사할 줄 아나, 너만 살겠다고 배신할 거냐고 협박했고 협박당한 임원 가운데 한 명은 심장박동 이상으로 수술을 받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양 회장이 증거 인멸을 위해 8월 초 자신이 쓰던 휴대폰을 3차례에 걸쳐 교체한 사실도 털어놨다. A씨는 "양 회장이 카카오톡 중독자여서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했는데 (경찰 수사로) 못 하니 새 휴대폰으로 바꿔서 지시했다"면서 "9월 6일경 경찰이 휴대폰 압수하러 와 나중에 임의 제출했는데 새 휴대폰과 옛날 휴대폰 가운데 어떤 걸 제출할지 회의까지 열었고 결국 둘 다 제출했고, 직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삭제하고 '양 회장' 단어가 들어간 문서는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어떤 경로인지는 몰라도 경찰 압수수색 전날 그 사실이 임원들에게 다 전달됐다"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 수사가 쉽게 진행되지 못할 거라는 판단으로 외부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성범죄 영상 유통 책임, 저도 못 벗어나"
 
'양진호 사건' 공익제보자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고발 계기와 양 회장의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 유통 및 내부직원 '휴대폰 감시'등 다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제보자 역시 양 회장과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통 공범이라는 일부 여성단체와 인권단체 주장에 대해, A씨는 "지주회사 법무팀 이사로 전 계열사 법무 업무를 총괄하면서 성범죄 영상 유통을 나름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그렇게 못한 책임에서 저도 벗어날 수 없다"면서 "다만 이렇게라도 해서 실체가 밝혀지고 웹하드에서 불법 성범죄 영상이 더는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 받고 싶다"고 거듭 사과했다. 아울러 A씨는 지난 2014년 임직원 휴대폰 도청 폐기 요구, 임직원 해고 지시에 대한 항의나 반대 등으로 양 회장과는 지속적으로 갈등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언론 보도 이후 양 회장 쪽에서 계속 만나자, 도와달라는 전화와 카톡 메시지가 왔다"면서 "양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페이스북에 사과하기 이전에도 임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모든 걸 진두지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부터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광역수사대에서 도청 관련 공익 신고 내용과 디지털 성범죄 영상, 음란물 유통 등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

끝으로 A씨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으로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이 크다"면서, 웹하드업체를 통한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저작권자가 있는 저작물을 거르는 데 활용되는 5단계 DNA 필터링 시스템을 적용할 것과, 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시 처벌 수위를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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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