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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 400m 앞 31층 트윈스타는 원도심과 안 어울린다.
아기자기한 집들과 멋진 상가들 사이 홀로 선 흉물같다.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에 올라가도 이제는 감명이나 흥미로움이 없다.
사람들은 건물 규모나 높이에 예전만한 감흥을 못 느낀다.
 
다순구미 골목 대문 앞에 높은 여러 개의 화분과 꽃이 그 자체로 작은 정원이 된다. 이 얼마나 아담하고 아늑한가?ⓒ 권성권
   
다순구미 앞바다 만약 이곳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어찌 저 멋진 바다를 마주할 수 있고 감상할 수 있겠는가? ⓒ 권성권
  
유달산 남쪽 자락의 온금동은 어떨까?
한때 목포시는 그곳에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고자 했다.
그랬다면 유달산 케이블카를 타고서 아파트 숲만 멍하니 바라보지 않을까?
그곳은 도지재생으로 역사와 골목길을 되살려야 한다.
 
조선내화벽돌 공장 굴뚝 17살에 해남에서 시집 와 여태껏 살았다던 동네 할머니가 그렇게 말했다. "훈동이가 일본 놈들 더나고 인수해서 벽돌 많이 맹글었제."ⓒ 권성권

사실 온금동(溫錦洞)의 본래 이름은 '다순구미'였다.
일제강점기 때 한자말인 온금동으로 바꾼 것이다.
'다순'은 '따숩다'에서, 구미는 '바닷가 움푹 패인 곶'에서 유래했다.
 
다순구미 큰 샘과 비군 목포시문화유산 제 4호. 1922년 가뭄 때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자 동네에 우물을 파 준 이의 은혜를 기리는 불망비. 은혜를 잊지 말자는 비석.ⓒ 권성권
  
온금동은 여름엔 바닷가의 남동풍이 불고 겨울엔 북서풍을 막는 큰 언덕이 감싸고 있다.
동네 앞바다엔 목포대교의 고하도가 방파제처럼 서 있다.
굴뚝이 서있는 조선내화공장엔 옛날 가난한 뱃사람들이 바다로 나간 사이 아낙네들이 벽돌을 만들며 남정네들을 기다렸단다.
조금 때 아이를 만들어 생일이 같은 '조금새끼'들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었단다.
 
보리마당서 바라본 서산동 저 아래 연희네 슈퍼도 있고 그곳서 동네 분들의 애환을 어루만지고 있는 엘드림교회도 있다. 일제시대 때 서산동에 유곽이 들어 차 있었다고 한다. ⓒ 권성권

"파리의 거리가 아름다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19세기 나폴레옹 3세가 건물 높이를 규정하고 소재나 디자인 그리고 색에 관해서도 규범을 정하여 그 규범에 근거해 멋지게 조화를 이룬 거리가 지금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에 나오는 말이다.
 
연희네슈퍼 1987 영화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곳. 그때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를 재현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권성권
  
조금새끼들이 떠나는 다순구미를 개선하면 더없이 좋을 일이다.
하지만 경제만 따지는 이들은 마귀처럼 돌도 빵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런 삶의 'live'를 뒤집으면 'evil'라는 악이 되고 만다.
그곳 뒷산의 저지귀는 새들 소리가 타워크레인 소리에 묻히는 것도 안타깝다.
사람들 자취와 이야기가 담긴 나이테같은 골목길이 다시금 살아나면 좋겠다.
 
창성장 손혜원 의원 때문에 더 잘 알려진 창성장 게스트하우스. 1963년 지어진 여관치고 깔끔하다. 일제식 다다미방처럼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분위기는 아늑하고 좋다. 지금도 여행객들이 찾고 쉼을 얻고 간다. ⓒ 권성권
  
목포는 항구요 맛과 멋의 고장이다.
다순구미 앞 선경준치집 새콤한 준치맛과 얼큰한 조기매운탕맛이 일품이다.
나란히 둥지 튼 카페치노와 달몬테의 커피 맛도 향기롭다. 
거기서 바다를 보며 쉬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쌓일 것이다.
 
김은주공방 1897년 개항문화거리에 작은 공예창작소 둥지다. 목포를 상징하는 아기자기한 멋진 공예품을 만들어낸다. 제2기 목포시SNS서포터즈로 함께 활동했었다. ⓒ 권성권
  
부디 다순구미를 근대문화유산과 추억의 골목길 동네로 재생시키면 좋겠다.
그땐 영화도 찍고 인생샷도 많이 남길 명소가 될 것이다.
굳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안 가도 서울서 2시간 반 거리의 그곳을 찾게 될 것이다.
진정한 감흥의 핫플레이스는 사람들이 앞다퉈 소개하고 공유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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