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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2019.12.16 ⓒ 연합뉴스
 
부동산 문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적폐이자 고질 가운데 하나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건 무척 어렵다. 대한민국 메인스트림의 경제적인 기반이 부동산이라는 점, 부동산과 연관된 산업과 고용의 크기가 엄청나다는 점,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는 점 등이 부동산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들이지만, 미디어들의 왜곡보도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시민들을 속이고 시장을 교란하며 투기를 부추기는 미디어들의 대표적인 거짓말들을 꼽아봤다.

[거짓말 1] 시장에 맡겨라?

미디어들은 입만 열면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 시장에 맡기라'고 외친다. 미디어들은 '시장=선', '정부=악'이라는 등식을 유포하고 있다. 미디어들의 주장은 맞는 것일까?

먼저 전제할 것은 '시장은 선하고 정부는 악하다'는 명제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게 문제이지 정부의 적정한 개입 없는 시장은 강자들의 천국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며 자원배분의 효율성도 왜곡되기 마련이다. 예컨대 정부가 법치주의를 제대로 담보해주지 않으면 시장은 난장판이 될 것이 자명하다. 시장과 정부는 대립하는 주체가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주체다.

또한 미디어들이 말하는 시장이 어떤 시장인지도 알아야 한다. 흔히 시장이라고 할 때 이상적으로 여기는 건 완전경쟁시장이다. 완전경쟁시장은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시장이지만 자원배분의 최적정성이 담보되는 시장이며 가장 효율적인 시장이므로 현실의 시장도 완전경쟁시장을 지향하는 것이 옳다.

완전경쟁시장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로 거래품목이 동질적일 것, 둘째로 수많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어서 그 누구도 가격을 임의대로 결정할 수 없을 것, 셋째로 모든 시장참여자는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 넷째로 모든 당사자는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하고 퇴장할 수 있을 것.

하지만 현실의 부동산 시장은 완전경쟁시장과 멀어도 너무 멀다. 우선 거래품목이 동질적이지 않다. 완전히 동일한 부동산이라 할지라도 입지가 어딘지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와 가격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의 부동산 시장이다.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2년 차 32평형 아파트와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2년 차 32평형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와 가격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생존에 필수적인 부동산이라는 재화의 특성상 공급자가 가격결정력을 가지기 쉬운 시장이며, 투기가 빈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끝으로 부동산은 취득에 거액이 소요되는지라 진입이 무척 어려운 시장이다.

이처럼 현실의 부동산시장은 완벽한 불완전경쟁시장이다. 즉 미디어들이 초자연적 존재나 신성불가침의 대상처럼 숭앙하는 시장이라는 게 완벽한 불완전경쟁시장이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지성과 양식이 있는 미디어들이라면 현실의 부동산시장이 불완전경쟁시장임을 정부와 시장참여자들에게 설파하며 불완전경쟁시장인 부동산시장이 완전경쟁시장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하는데도 그런 미디어들은 본 기억이 없다.

[거짓말 2]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폭등한다?

부동산과 관련해 미디어들이 하는 대표적인 거짓말 가운데 하나가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폭등한다'는 것이다. 미디어들은 '상품의 가격 결정은 수요공급곡선으로 설명이 가능한데, 가격이 폭등한다는 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신호이니 세금이나 대출관리로 수요를 억제할 생각하지 말고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이런 미디어들의 주장은 부동산이라는 상품의 특성을 전혀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기 쉽다. 다른 상품이라면 미디어들의 주장이 옳다.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상품들은 가격을 매개로 수요와 공급이 움직인다. 즉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고,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 다시 가격이 균형을 찾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신물 나게 경험했듯이 부동산은 다른 상품과는 전혀 반대로 움직인다. 부동산은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오히려 줄고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면서 가격이 더 오른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어 가격이 더 폭락한다. 부동산에는 투기라는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나 세탁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투기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미디어들은 투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말을 하지 않고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다는 거짓말로 시장참여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현실의 데이터를 보더라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다는 미디어들의 곡학아세가 거짓말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표 1>을 보면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주택 수는 2.12배가 늘었고 주택보급률은 29.4%p가 늘었지만, 자가보유율은 고작 2.7%p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집을 아무리 많이 지어도 유주택자가 주택들을 매집함을 의미한다.
 
주택소유편중도가 얼마나 극심한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표 2>다. 주택소유 상위 1%가 소유한 평균 주택 수는 2008년 3.5채에서 2018년 7.0채로 배나 증가했고, 구간을 늘려 상위 10%의 소유주택 수 변화를 보면 2.3채에서 3.5채로 50%가량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상위 10%가 집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 중반의 '빚 내서 집 사라'는 초이노믹스가 촉발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2014년 가을부터 본격화돼 2015년과 2016년 완만하게 이어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표 3>을 보면 2주택자와 3주택자 증가 속도가 1주택자 증가 속도를 확연히 압도하는 걸 알 수 있고, <표 4>와 <표 5>를 보면 신규주택이 나오는 족족 유주택자들이 사들이는 현상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택가격 폭등의 원인은 투기인 것이다.
 
 
ⓒ 고정미

[거짓말 3]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가격 급등을 부추긴다?

부동산에 관해 미디어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 중 하나가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가격급등을 부추기니 정부는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보유세 및 양도세 중과, 대출 관리, 분양가상한제 적용, 재건축 관련 개발이익 환수 등등의 정부조치가 종내에는 공급부족 등으로 귀결돼 가격을 더 폭등시킬 것이니 정부는 가만히 좀 있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미디어들이 한목소리로 비판하는 참여정부를 소환해보자. 미디어들은 참여정부가 규제로 일관했고 시장의 가혹한 응징을 받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데이터는 반대로 말한다. 예컨대 참여정부 기간의 주택가격을 OECD국가와 비교해 보면 2003년을 100으로 봤을 때 OECD 평균은 121.8인데 비해 대한민국은 109.3으로 매우 양호하다. 참여정부가 강한 규제(?)를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억제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박근혜 정부 때보다 더 확대된 이유는 규제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규제가 약했기 때문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12.16부동산종합대책을 집권 초에 발표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전부 없애며, 보유세 강화 로드맵을 공표했다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바로 하향안정화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참으로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미디어들은 부동산에 대해 곡학아세로 일관하며 시장을 어지럽히고 투기를 조장하며 부동산 문제의 해결을 방해한다. 가까운 장래에 미디어들이 개과천선하길 기대하는 건 난망이다. 시장참여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 부동산 시장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더 빠를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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