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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한 폴더블폰을 공개한 7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대기업이 노동자를 존중하는 세상이 되도록 삼성이 노력해야 한다'라는 제하의 기명 칼럼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의 외국인 이주노동자 착취 실태를 보도했다. 국내 언론 중 현재까지 해당 기사를 국내에 보도한 매체는 단 한 곳도 없다.

해당 기사를 쓴 언론인 피트 파티슨(Pete Pattisson)은 직접 현지를 찾아 노동자들을 만나고 실태를 조사했다. 그는 2년 전에도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취재한 바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인근 국가에서 이주한 수백 만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현대판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강제노동에 노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과 세계의 유력 전자제품 회사들은 말레이시아에 매장과 공장을 지속적으로 설립해왔다.

파티슨의 취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삼성전자 공장 노동자 기숙사는 "슬럼가라 부르는 게 후할" 정도로 열악했다. 비좁은 방 내부는 모기가 들끓었고 화장실은 불결했다. 바깥에서 불타는 쓰레기의 유독한 연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내부의 공기 역시 몹시 습했지만 환풍기 하나 없었다. 버려진 차량과 깨진 가구도 기숙사 주변에 널려있었다. 파티슨은 "나는 예전부터 말레이시아와 걸프에 있는, 실로 소름끼칠 정도의 노동자 캠프를 보아왔지만, 이곳은 최악에 필적했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단순히 이러한 노동자 생활상의 열악함에 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말레이시아 내 이주노동자들을 협력업체를 통해 고용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여권을 압수당하고 본국의 모집책(recruitment agents)들에게 고율의 수수료를 부담하며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본래의 급여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급여로 지불받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음을 분명하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빚의 덫'에 걸려 공장을 떠날 수 없었다. 이것이 파티슨의 2년 전 취재 결과였다. 이에 삼성은 협력사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말레이시아 내 '외국인 이주노동자 가이드라인'을 개선했다. 가이드라인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보장, 여권의 본인 소지, 모집 수수료 부담 제거를 명시했다.

지난 9월 1일, 파티슨은 삼성의 개선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다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파티슨이 삼성의 말레이시아 소재 전자레인지 공장을 취재한 결과 확실히 상황은 2년 전보다 개선되어 있었다. 노동자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됐고, 기본임금 역시 보장되고 있었다. 특히 2016년부터 삼성에 의해 직접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은 모집 수수료 부담에서 해방되어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협력업체와 같은 공급망을 통해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2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파티슨이 21명의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들과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말레이시아로 올 때 막대한 모집 수수료를 지불했으며 약속된 급여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있었다. 2년 전처럼 막대한 모집 수수료는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빚의 굴레로 돌아오고 있었고, 여권 역시 고용주의 수중에 있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심지어 같은 삼성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은, 그들을 직접 고용한 회사 측이 불법으로 매달 기본 봉급의 5분의 1을 공제하고 있는 중이라 주장했다. 휴대폰 베터리를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내 삼성의 주력제품 공장 역시 고율의 모집 수수료를 지불한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파티슨과 인터뷰한 노동자들은 자신이 인터뷰로 인해 회사 측으로부터 추방되거나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했다. 그 중 한 노동자는 "만일 그들이 내가 당신과 인터뷰한 걸 안다면 그들은 나를 어떤 곳으로 끌고 가 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티슨이 이 같은 취재 결과를 삼성 측에 전달하자 삼성은 서면으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파티슨은 "조사는 물론 환영받을 일이지만, 만일 삼성이 정말 원했다면 그들 스스로 쉽게 이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2년 전 삼성이 개선한 이주노동자 가이드라인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 노동 기준(international labour standards)에 따르면, 직접 고용이 아닌 협력업체를 통한 고용일 경우에도 삼성은 그들의 복지에 책임을 져야 한다.

파티슨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삼성전자 공급망의 이 작은 부분이, 우리가 편리한 삶을 누리고자 사용하는 전자제품 생산을 위해 전 세계 수백 만 이주노동자들이 매일 겪는 현실로 남아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관행이 결코 "불가피한 것이 아닌 회사의 선택일 뿐"이라 짚었다. 그리고 "이와 다른 방법을 찾을 때 우리 모두 일부 책임을 감내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파티슨은 해당 기사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내가 이주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에 의존하는 삼성과 세계 모든 회사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그들이 자신의 공급망 내에 있는 모두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제로 비용으로 그들이 직접 고용하는 것을 상상하시라. 당신의 전체 공급망을 정기적으로, 엄격하게 감사하는 것을 상상하시라. 모두에게 적당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을 상상하시라. 그러고 나서 그것을 현실로 만드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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