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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의 경향이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은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흐름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까지 식품위생법에서 정의하는 '집단급식소(단체급식소)'란 분명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한' 급식소를 말한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참여형 선택.자율급식(일명 카폐테리아)을 추진하고자 영양(교)사를 설득하고 있다. 올해 초 2019.4.4.자 인터넷신문을 통해 경기도교육청이 카페테리아 급식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현장의 영양(교)사들은 무척 당황하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은 전혀 준비가 되지도 않았고, 교육과 정확히 배치되는 급식운영을 어떻게, 왜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를 끌어 올리고자 고안한 선택급식과 자율급식 등은 이미 몇몇 학교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또한 실시하고 있는 영양(교)사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택의 기준(선택 범위, 선택지 종류, 선택 양 등 경우의 수는 엄청 많다), 학생이 선택한 음식과 선택되지 않아서 남은 음식, 욕심껏 선택한 후 남길 수도 있는 음식물쓰레기 문제 등 수많은 문제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이뿐만 아니다. 지금 학교급식 인력은 매우 부족하다. 식품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가공식품 사용을 지양(식단구성의 원칙 중 하나)하고 천연식재료를 학교급식실에서 온전히 조리하려면 많은 노동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위 손 많이 가는 음식을 정성어린 음식으로 생각하며, 이는 어느 정도 옳은 얘기다. 물론 많은 부분이 기계화됐지만, 그래도 사람의 손이 필요한 것이 음식을 만들고 배식을 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지금 급식노동자 한 명이 보통 피급식자 백이십명 이상을 감당하는 구조이다. 이들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학교급식의 식사 는 문화의 성격을 갖기에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런데 급식노동자에게 많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고객 맞춤형급식'을 해 보란다. 학생을 고객으로 설정해 놓았다. 참 유감스러운 접근방식이다.
학교급식은 교육, 노동, 환경 등 수많은 문제가 얽혀있다. 왜냐하면 '먹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학교급식을 보다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걸림돌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첫째 영양교사를 포함한 노동자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육주체(교육공동체 구성원)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하다. 이들의 정체성 확립이 이들에게 의미 있는, 즉 학생을 건전하게 성장, 발달시키는 교육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교육이란 왜 가르치고(교육철학), 무엇을 가르치며(교육내용),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교육방법)를 얘기하기 위해 먼저 '나는 누구인가'라는, 가르치는, 일하는 주체의 정체성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 그 다음 가르치고, 배우고자 하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성실성이 있어야 의미있는 배움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밥을 짓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는 것은 건강한 밥상을 마련하는 가장 기본 전제조건이다.
둘째 급식자와 피급식자의 관계형성이 부족하다. 어디서 온 음식인지,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르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실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학생은 급식노동자를 잘 알고, 가깝게 여기며 존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사회적 어머니이다. 그럴려면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 중등학교의 경우 학교관리자의 인권감수성이 요구되며 그에 따라 급식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학생을 고객으로 설정한다면, 급식노동자는 음식을 판매하는 영업자일뿐이며, 고객과 영업자는 거래가 끝나면 더 이상 관심도 관계도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흔히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얘기한다. 급식시설, 식당시설의 협소함과 노후는 아이들에게 점심(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하여 짐승을 사육하듯 급하게 배식하고, 학생들은 거의 흡입하는 수준으로 먹어치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가 꽃피울 여지가 전혀 없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경기도교육청 교육급식의 정책방향을 학생참여형 맞춤형 선택.자율급식에 두려면 다음과 같은 선결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 학생들의 올바른 식품선택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여기엔 지속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이 더욱 체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둘째 이미 부분적으로나마 선택급식이나 자율급식을 실시하는 급식현장을 철저히 분석하는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그 연구는 현장에서 실천하는 영양(교)사, 조리실무사의 진솔한 인터뷰 등이 집중 취재,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식당 등 급식 공간 재구조화에 필요한 예산규모를,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치밀하게 분석, 추정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이러한 방향으로 학생교육과 심신건강 증진을 위한 음식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현장의 실무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면밀한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급식을 수행하는 교육주체는 결국 현장에 있으며, 이들 제 주체의 고민과 토론 그 자체가 교육과 성장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농부인 조제 보배가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를 외치며 자본주의 내지 신자유주의에 저항했던 것처럼 나는 '급식은 상품이 아니다.' '급식은 교육이다'를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이며,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