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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과 남영역 사이의 절연구간ⓒ tvN 드라마 캡처
    수도권 전철 1호선 열차를 타고 남영역을 출발해 서울역을 향해 가는 중, 지하철 내부가 갑자기 어두워진다. 사람들이 일제히 객실 조명을 쳐다본다. 조금 전까지 환하던 조명 일부가 꺼져 있다. 곧이어 "안내 말씀드립니다. 잠시 후 전력공급 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송출된다.
 
'열차가 고장 났나?'라는 걱정이 들 수 있겠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위와 같은 일은 전기철도 운행 구간에 종종 존재하는 절연구간 때문에, 절연구간을 지나는 중에는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절연구간에서는 일부 조명이 소등되고, 냉·난방 장치의 가동이 잠시 중지될 뿐 아니라 열차에서 제공하던 와이파이도 끊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절연구간은 철도 운행 구간 일부에 존재하는데, 이는 열차의 전력공급 방식으로 인해 존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열차는 전력을 공급받아 원동력으로 사용하는데 전력공급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절연구간은 이어지는 선로에서 전력공급 방식이 바뀔 때 생긴다. 이어지는 선로에서 전력공급 방식이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전철은 여러 회사에서 운영한다. 따라서 한 노선을 한 회사에서 전담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수도권 전철 1호선의 경우를 예시로 들면 청량리~서울역 구간은 서울교통공사에서, 나머지 구간은 코레일에서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전철역) 서울역은 서울교통공사에서 담당하지만, 남영역은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어서 두 역의 전력공급방식이 다르다. 코레일은 25,000V 교류를 사용하고 서울교통공사는 1,500V 직류를 사용하므로, 남영역을 출발해 서울역을 향해 가는 중에는 열차에 공급되는 전력의 방식이 교류에서 직류로 바뀌는 순간이 있게 된다. 이 순간 열차에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앞서,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 청량리~서울역 구간만이 서울교통공사 담당이라고 하였으므로 1호선 청량리역에서, 이어진 회기역(코레일 담당) 사이에도 남영~서울역 구간과 마찬가지로 절연구간이 존재한다.
 
 
전선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열차ⓒ pixabay
 

절연구간에서는 열차가 어떻게 움직일까
 
절연구간에서는 열차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열차는 절연구간에서도 멈추지 않고 다음 역까지 무사히 도착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열차가 절연구간 직전까지는 전류를 공급받고 절연구간에 진입하는 순간 열차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므로 열차는 절연구간에 진입하더라도 그 직전까지 달리던 관성을 이용해서 계속 달릴 수 있고 절연구간을 지난 이후에는 다시 전력을 공급받아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절연구간이 매우 길었다면 열차가 달리다가 전력을 받지 못하는 순간부터 운행속도가 서서히 감소하고, 열차는 절연구간이 끝나서 전력을 다시 공급받는 대신 절연구간 한복판에서 정차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열차가 절연구간에서 고장 등의 어떤 이유로 정차하게 된다면, 절연구간에서는 열차가 자력으로 빠져나올 수 없으므로 다른 열차가 끌어주는 등 외부의 힘이 필요하게 되어 열차가 정상운행하기까지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객실 불이 꺼지지 않는 절연구간도 있다?
 
위에서, 열차가 절연구간을 지날 때는 객실 내의 '일부' 조명이 소등된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왜 모든 조명이 소등되지는 않는 것일까? 이는 객실 내의 형광등 일부는 배터리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DC 형광등으로 설치하기 때문이다. DC 형광등은 절연구간에서도 배터리 전력을 사용해 작동한다.
 
이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던, 열차가 절연구간을 지날 때 객실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일어나지 않는 열차도 있다. 최근에는 열차 자체에 배터리를 달아서 절연구간에서 그 배터리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절연구간에서도 객실 내 전등이 꺼지지 않고 냉·난방 등은 약해지지만 꺼지지 않고 가동될 수 있다.
 
절연구간이 위에서 언급했던 곳들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전철만 해도 수십 군데의 절연구간이 존재한다. 앞으로 전철을 타고 이동하다가 절연구간을 안내하는 방송이 들리거나, 객실 내의 조명 일부가 갑자기 꺼진다면 당황하지 말고 내가 탄 열차가 절연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