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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김연아의 역사...거꾸로 상상하기
소낙비로(jichang3) 2019.10.02 13:36 조회 : 201

“에이 귀찮아!”

이렇게 말을 하는 걸 상상해봤다. 07월드에 이어 08월에서까지 왕좌에 오르는 걸 실패한 김연아의 속마음을 살짝 말해봤다. 억지다. 김연아가 그렇게 말을 했을리 없다. 글쓴이가 지금 가짜뉴스를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김연아는 허리 부상속에서 두 번의 월드를 치뤘다. 첫 번째 월드에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롱 프로그램에서 연거푸 실수가 나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그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1위를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쇼트에 이어 롱 프로그램인 미스 사이공으로도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김연아는 피겨사에서 자신만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다가온 08월드. 그러나 김연아에게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따라다녔다. 08월드를 참가를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로선 월드는 포기할 수 없는 대회였다. 허리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상위레벨 선수인 캐롤리나 코스트너와 아사다 마오 등은 모두 김연아가 부상중이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였다.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였다는 판단아래 김연아는 참가를 결심한 듯했다. 단지 참가에 의미를 두는 성격은 분명 아니었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 ISU심판들의 장난질이 시작됐다. 주관적인 요소가 강한 피겨에서 심판들의 정확하지 못한 채점은 종종 도마위에 놓인다. 그렇지만 심판들의 판정도 스포츠의 한 부분이라는 궤변과 너무 쉽게 그것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의 기억력을 스포츠는 적극 활용한다. 김연아의 월드 첫 제패는 아쉽게도 심판들의 장난질이 있었다는 심증만 굳은 채 3위로 마무리지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김연아는 좀처럼 심판판정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만큼은 조금은 서운한 표정을 지었었다. 그리고 후에 “첫번째 산이 넘기 더 힘들었다”는 심정을 밝히면서 08월드를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이게 역사의 시작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리라. 김연아 선수정도의 레벨은 세계 최고 레벨이었다. 그런데 몇 달만에 김연아는 전혀 다른 선수로 탈바꿈했다. 08~09시즌 김연아가 SA그랑프리에서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발표하자 가히 피겨계는 왈칵 뒤집혔다.

며칠만 연습을 안해도 무너지는 점프 밸런스 등, 현상 유지조차 하기가 힘든게 피겨다. 그런데 몇 달만에 김연아는 전혀 새로운 레벨의 선수가 돼 버린 것이다. 그녀의 레벨에서 또 도약한다는 건 그건 기적이었다. 그리고 완전한 재능이었다. 후에 김연아가 08월드에서 미스 사이공을 발표한 후 지었던 그 서운한 표정과 동시에 속으로 어떤 말을 했을지 심히 궁금하다. 아마도, 조금 농담을 가미하자면 “에효 귀찮아, 완벽히 부셔주겠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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