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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갈등관리와 거버넌스 모델을 연구해온 은재호 연구위원에게 한국사회의 갈등관리 수준을 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공공갈등관리 모델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대안과 해법을 주문했다.
 한국형 갈등관리와 거버넌스 모델을 연구해온 은재호 연구위원에게 한국사회의 갈등관리 수준을 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공공갈등관리 모델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대안과 해법을 주문했다.
ⓒ 서울갈등국제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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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갈등 넘쳐나는 한국사회, 관리 주체나 제도는 없어")

"정책 결정 전부터 주민 참여 높이고, 갈등조정 과정 제도화해야 한다."

국내외 갈등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시민들의 숙의적 참여가 보장된 대안적 분쟁 해결 방식이 제도화 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11월 3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던 서울 갈등 국제컨퍼런스는 이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리아나 콘테스트 교수(국제분쟁해결조사네트워크 대표), 크리스티앙 래리 위원장(프랑스 국가공공토론위원회)과 대담을 진행했던 은재호 연구위원(한국행정연구원)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바다. 한국형 갈등관리와 거버넌스 모델을 연구해온 은재호 연구위원에게 한국 사회의 갈등 관리 수준을 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공공갈등관리 모델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그 대안과 해법을 주문했다.

 한국 사회의 갈등수준에 대한 인식. (출처: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6)
 한국 사회의 갈등수준에 대한 인식. (출처: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6)
ⓒ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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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관리 규정? 2007년 제정된 대통령령이 전부"

은 연구위원은 먼저 "한국의 '갈등수준'과 그 갈등을 관리하는 '관리역량' 사이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갈등은 넘쳐나는데 이를 관리할 주체나 제도가 없는 것이다.

"갈등 수준은 국제비교가 가능한 24개국 가운데 4위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에 비해 갈등관리지수(얼마나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지)는 OECD 회원국 36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이다. 한국 정부가 시행한 거의 대부분의 대규모 국책사업이 심각한 갈등을 야기하며 표류했던 게 우연이 아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시행한 2016년도 한국인의 갈등인식조사 결과도 이를 잘 말해준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에는 변화가 없지만 갈등관리를 위한 법제화는 국회 회기마다 매번 실패로 끝났다. 은 연구위원은 정부의 갈등관리 역량은 매우 낮은 이유로 "법제화를 비롯해 체계적인 갈등 대응에는 소극적인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나마 우리 정부의 갈등관리를 규정하는 것은 2007년에 제정된 대통령령이 전부다. 이를 근거로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조례를 제정, 운용하고 있다. 2016년 3월 현재, 70건의 조례가 제정되어 있고, 22건이 입법예고 되어 있다. 224개 지자체 중 41%가 갈등관리 조례를 제정, 운영하고 있지만 지자체 조례는 법률에 의거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갈등관리 조례는 사실상 법적 기반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갈등관리 입법발의 현황
 갈등관리 입법발의 현황
ⓒ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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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독점하던 의사결정 과정 주민 참여시키자는 것

그래서 은 연구위원에게 해법과 대안을 물었다. 한국형 공공갈등관리 모델을 도입하고 안착시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이에 은 연구위원은 세 가지 모델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공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접근 방법은 다양한 형태를 보이지만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행정절차 적정화 모델이다. 행정적 절차 모델이란 행정시스템 내에 효과적인 갈등관리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구축해서 공무원 스스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독일의 계획확정절차와 공공협의제도나 미국 대안적 분쟁해결제도(ADR)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동안 행정이 독점해오던 의사결정과정에 주민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은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 역시 행정절차법, 환경영향평가법, 지방자치법 등이 공청회 등의 다양한 민·관협력 기제를 규정하고 있지만 그 형식적 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동법의 개정을 통해 절차법 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갈등해소 및 예방을 위해 30 국회가  바라는 것에 대한 한국인의 갈등인식조사(출처 :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6)
 갈등해소 및 예방을 위해 30 국회가 바라는 것에 대한 한국인의 갈등인식조사(출처 :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6)
ⓒ 출처 :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한국리서치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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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장 형성은 경제문화적 갈등 많은 한국사회 필요"

"둘째는 공론장 형성을 통한 합의형성 모델이다. 이는 행정이 스스로 할 수 없는 신뢰구축의 영역이나 다자 간 합의형성의 장을 독립된 행정기관으로 편제시키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나 캐나다 퀘벡 공공의견청취국(BAPE), 덴마크 기술이사회(DBT) 등이 합의형성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치와 행정을 교차시키며 하위정치영역(sub-politics area)을 공론장으로 흡수하는 합의형성 모델이 우리나라처럼 경제적 불평등이나 고용과 같은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는 경우나 이념이나 가치와 같은 경제·문화적 차원에서의 갈등이 주를 이루는 경우에 효과적인 갈등관리 방안이라는 게 은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셋째는 시민참여 모델이다. 시민참여 모델 행정시스템 내·외부에서 시민들로 하여금 행정의 의사결정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영국 시민협의제도나 미국 21세기 타운홀미팅,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치주간이 좋은 예다."

은 연구위원은 또 "시민참여 모델은 행정과 정책대상집단, 둘 모두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공동체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비용은 저렴하되 효과는 더 직접적이고 전면적"이라고 말했다. 갈등관리의 대상이 되는 행위자의 수가 적어지고, 의사소통이 용이한 대면적 상황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11월3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던 서울 갈등 국제컨퍼런스는 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리아나 콘테스트 교수(국제분쟁해결조사네트워크 대표), 크리스티앙 래리 위원장(프랑스 국가공공토론위원회)과의 대담을 진행했던 은재호 연구위원(맨 왼쪽).
 지난 11월3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던 서울 갈등 국제컨퍼런스는 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리아나 콘테스트 교수(국제분쟁해결조사네트워크 대표), 크리스티앙 래리 위원장(프랑스 국가공공토론위원회)과의 대담을 진행했던 은재호 연구위원(맨 왼쪽).
ⓒ 서울갈등국제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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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모델 대비 부족한 부분 채워가는 방식으로 가야"

은 연구위원은 앞서 제시한 이 세 가지 모델을 이상형으로 놓고 각각의 관점에서 우리 행정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나가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갈등관리 제도가 안착하는 과정에서 기존 체제나 집단으로부터 저항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질문에 은 연구위원은 "한국의 갈등관리 실태는 서구 제도의 수용에 매우 적극적이고, 자생력이 매우 높다"며 앵글로색슨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전한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를 예로 들었다.

"협상, 조정(mediation), 진행(facilitation) 등 핵심적인 개념과 기술들은 이미 민간부문을 필두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고, 갈등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갈등예방과 해결기제가 우리 행정과 정치의 토양에 안착할지 여부는 이러한 제도나 법규가 갖는 내재적 이질성이라기보다 공무원들의 경로의존성(path-dependancy)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기득권층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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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갈등전환센터 센터장 (함께하는경청 기획운영위원,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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