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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 울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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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이 화두라고 하나, 사람들은 걱정한다. '나쁜 놈 하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나쁜 놈 둘'이 되어서 양쪽으로 뜯기는 것 아니냐고. 때리는 검찰도 밉지만 말리지 않는 경찰도 곱게 보이진 않는다는 말이다. 

지난 1월 30일 울산지방경찰청에서 만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0년에 대해 "지휘부가 영혼을 팔고 그 결과 경찰이 정치적 중립에서 벗어난 게 가장 큰 과오"라고 인정했다. 덧붙여 "과거 검찰보다 경찰이 더 잘못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공룡 경찰' 같은 우려에는 단호했다.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검찰에게 있던 수사권을 없애는 것"이라며 "권력을 쪼개는 거지, 누가 더 잘하니까 수사권을 주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부패 비리 수사의 경우 "경찰의 전문성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수사 인력 지원 등을 받아서 경험을 쌓으면 금방 배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래는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과 나눈 일문일답.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게?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것"

-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도 크다. 경찰이 비대화된다는 거다. 
"비대화라는 게 뭘까. 우선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왔다. 사실 지금도 경찰이 대공수사를 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 인력이나 노하우를 사장시킬 순 없고 경찰이 흡수해 대공수사력을 좀더 키우긴 해야 한다. 문제는 그 인력과 노하우가 온다고, 경찰이라는 조직의 권한이 더 세지느냐? 그건 아니다. 지금은 대공수사가 정권 안보에 이용되는 시대가 아니다. 때문에 그것이 권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걸 비대화, 비대화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검찰 측에 의해 이야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비대화된 권력이라고 보긴 어렵다."

- 수사권을 넘겨주는 검찰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1차적 본래적 수사기관이 경찰이고 검찰이 2차적 보충적 수사기관으로, 경찰 수사권이 완벽하게 독립돼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국정원, 미국 FBI 같은 정보기관이 없다. 그 모든 일을 경찰이 다한다. 일본 경찰 권한이 조금 세다는 얘기가 있긴 해도 비대화 이런 얘긴 전혀 안 나온다. 

우리나라 경찰은 검찰, 국정원처럼 엘리트 조직이 아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조직의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치는... 경찰이 그런가? 절대 불가능하다. 인적 구성도 굉장히 다양하다. 또 사방팔방에서 경찰을 감시하고 간섭한다. 대표적인 게 언론이다. 설사  경찰이 권력 남용한다 해도, 검찰이나 국정원처럼 일사불란하게 되는 게 불가능하다. 경찰은 덩치만 클 뿐이지 공룡이 아니다. 황소쯤 될 수는 있겠다, 미련한 황소. 덩치만 큰데 힘도 못 쓰고 여기저기 놀림이나 당하는... 경찰은 절대 검찰이나 국정원처럼 힘 센 기관이 될 수 없다."

- 그래도 검찰의 수사권을 가지고 가면...
"박상기 법무장관도 알면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는데, 계속 '검찰의 수사권을 떼가지고 경찰로 이관시킨다', 이런 표현을 하더라. 검찰 수사권을 경찰로 떼가지고 옮기는 게 아니다. 그냥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거다. 국정원의 국내 정보 파트, 그냥 없애는 거다. 검찰이 행사하던 막강한 수사권을 경찰이 가지는 게 아니다. 할 수도 없고. 경찰은 지금 하는 수사와 별 다를 바가 없을 거다. 맨날 도둑 잡고 잡범 잡으러 다니고."

- 국민도 경찰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게 아닐까.
"사실 경찰에 대한 불신은 매우 높다. 경찰도 과거에 지은 잘못이 많으니까 반성하고 개혁할 게 많다. 하지만 경찰의 권력이 세진다는, 그 전제는 잘못된 거다. 제가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경찰 너희들은 뭐 잘했냐' 이러는데, 저는 검찰보다 경찰이 더 잘못했다고 인정한다.

그런데 검찰의 수사권을 제거하는 것은, 그것을 뺏어서 경찰에게 주는 게 아니다. 그냥 검찰에 있어서는 안 될 수사권을 없애는 것뿐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 그건 권력을 쪼개는 거지 누가 더 잘하니까 수사권을 준다, 이게 아니라는 거다. 이걸 가지고 '경찰이 뭐 잘한 게 있냐' 하면 안 된다."

"경찰 지휘부가 정치권력에 영혼을 팔아... 지난 10년의 가장 큰 과오"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앞에서 열린  ‘경찰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촉구 - 인권침해 주범 경찰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철성 현 경찰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성영 전 남대문서 경비과장을 감옥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백남기투쟁본부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 등 경찰폭력 피해 당사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2017년 6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앞에서 열린 ‘경찰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촉구 - 인권침해 주범 경찰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철성 현 경찰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성영 전 남대문서 경비과장을 감옥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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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동안 경찰의 과오 중 가장 큰 것을 꼽는다면?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경우, '경찰이 폭력적인 집회 시위에서 어느 수준까지 공권력을 행사해야 하는가' 논란이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사망이 일어났기 때문에 경찰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재발을 막을지 경찰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 일은 경찰의 잘못된 관행이 쌓이고 쌓여 일어났다. 그 하나의 순간에 잘못된 게 아니다.

전체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경찰의 관리자들이 출세를 위해서 정치권력에 알아서 기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이후에 그런 게 좀 많았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은 경찰 지휘부 때문에 국민 신뢰를 잃었고 조직 내부에서도 신뢰받지 못했다. 지휘부 사람들이 영혼을 팔아 일신상의 영달을 도모하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조직으로 경찰 전체를 인식하게 한 게 지난 10년의 가장 큰 과오인 듯하다."

- '경찰이 잘못한 것을 안다'라고 했는데, 경찰이 그에 대한 반성이 있었나?
"작년 6월쯤부터 경찰개혁위원회가 시작돼 이제 전담 직원도 뽑고 하더라. 금년에 본격적으로 진상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실 경찰개혁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경찰이 과거의 사례를 직접 제시하면서 반성해야 한다는 내부 주장도 있었다. 그런데 개혁위원회 조사결과를 토대로 하는 걸로 정리됐다. 물론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은 즉각 사과해야지 개혁위원회의 명분이 있다 해서 곧바로 사과했다."

- 국민 입장에서는 좀 더디다고 느낀다. 검찰, 국정원은 막 나오는데...
"국정원은 TF에서 조사한다. 국정원 사건은 아무래도 정치중립 위반 같은 국정원법을 위반한 사건이다 보니 불법적인 걸 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경찰은 그렇게 간단한 사건들이 아닌 걸로 안다. 그래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 우리나라 경찰의 전문성, 즉 제대로 수사할 능력이 있느냐는 얘기도 있다.
"범인을 찾는 걸로 치면 우리나라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엔 미제 사건도 없다. 그런데 부패 비리 수사는 좀 다르다. 이 분야는 경찰이 하는 일상적인 수사가 아니다. 그래서 안해보면 잘할 수가 없다. 제가 경찰청 수사기획관 하면서 3선 현역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를 했다. 회계장부를 압수해야 하는데 검찰이 영장을 안 내주니까 압수를 할 수가 없었다. 검사가 영장 청구를 안해줬다. 그러면 의욕적으로 수사하던 수사관들도 맥이 탁 풀리고 '아 이런 수사는 우리가 할 게 아니구나, 해봐야 될 게 아니네...' 하면서 포기한다.

예전에 의약품 납품 리베이트 수사를 했는데, 계속 압수수색이 안 되다 검찰로 송치된 다음부터 수사가 진행되는 걸 봤다. 경찰이 재벌이나 정치인을 수사할 때 검찰이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안해줘서 수사가 안 되는 걸 몇 번 경험하다 보면 수사의욕이 꺾이고 수사를 안하게 된다. 첩보도 물고올 생각 안하고 아예 수사를 안하는 거다. 그러니 전문성이 안 생기는 거다."

- 어쨌든 검찰이 부패 수사 노하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나.
"현재 검찰의 부패 비리 수사도 대부분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금감원에서 파견받은 전문인력을 활용해서 한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그에 맞는 수사 인력을 지원받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못 받으니까, 성과를 낼 수 없어서 수사 결과물이 안 나니 국민들이 경찰 수사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부패 비리 수사에는 경찰이 전문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또 실제로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금방 배울 수 있다.

경찰에게 한번도 수사할 기회를 안 줘놓고, 방해해놓고, 경찰이 뭘 잘했냐 이러는 거다. 경찰이 요청하면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에서도 잘 안 온다. 검찰이 하는 거 아니냐 이러는 거다. 그래서 경찰이 수사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래도 그런 악조건에서 수사 노하우가 있는 경찰도 있다. 그럼 사람으로 팀을 꾸리면 된다. 일선 경찰서나 이런 데서 정치인 부패비리를 수사하는 게 아니거든. 전문성? 걱정할 게 아니다."

"출세지향적 조직문화, 경찰도 검찰 못지 않아"

- 경찰은 조직보다는 승진을 중시한다는 평가도 있다.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검찰 탓할 게 안 된다. 사실 경찰도 매우 저속한 조직문화가 많다. 검사들이 출세지향적이라지만 경찰에는 그런 사람이 더 많다. 우리가 검찰을 비난하는 것은, 경찰과 비교해서 검찰이 더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검찰은 권한을 많이 부여받았고 그만큼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는데, 그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크다는 거다. 경찰과 검찰을 비교해서 검찰 조직문화가 더 나쁘다? 그건 아니다.

경찰엔 계급 중심의 권위주의적 조직문화가 팽배하다. 정의감 있는 현장 경찰관들은 많지만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그런 사람이 드물다. 그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아닌 거다. 경찰도 정치권에 인맥 형성해 놓고 정권 실세에 잘 보이려는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조직문화였다."

- 경찰대-비경찰대 갈등 얘기도 나온다.
"경찰대 졸업생들이 기존 조직문화에서 신선한 역할을 해주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다. 대부분 기존 경찰 문화에 순응했고 동화됐다. 자신을 승진시킬 수 있는 상사에게 순응하는, 그런 것에 앞장섰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경찰대 졸업생들이 전적으로 잘못했다고 보긴 어렵다. 1990년대 초반 경찰 내 권위주의나 부패 문화를 일소한 공로도 있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현장 경찰관들에게 많은 좌절감을 안겨주었고 '안티 경찰대' 감정도 생기게 했다.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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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

돌고 돌고 돌아, 또 다시 숨어있기 좋은 방을 물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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